(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살아있는 전통가요의 역사, ‘엘리지(Elegy)의 여왕’ 가수 이미자(84)가 “무대도, 레코딩도 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오는 4월 26일부터 27일까지 열릴 2일간 세종문화회관에서의 고별무대를 마지막으로 사실상 은퇴를 선언한 것이다.
5일 ‘이미자 전통가요 헌정공연 맥(脈)을 이음’ 기자간담회에서 가수 이미자는 “은퇴라는 단어는 좋아하지 않는다”면서도 “앞으로 레코딩과 공연은 정말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이미자는 “‘열아홉 순정’으로 데뷔하고 1974년 ‘동백아가씨’가 나오면서 이미자라는 이름이 알려지게 됐다”며 “당시에도 인기가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질 낮은 노래로 서구풍의 노래들에 밀려 소외감을 느낄 때도 있었다”고 지난 세월을 돌아보며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해외로 멀리 위문공연도 갔는데 그때마다 제 노래를 들으면서 웃고 웃으며 환영해주시는 것을 보고 긍지를 느꼈다”며 “그래서 지금까지 세월이 흘러도 노래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미자가 말하는 우리 전통가요의 핵심은 ‘시대’다. 이미자는 “우리가 일제 강점기에 겪은 설움, 해방의 기쁨도 잠시 곧바로 6·25 전쟁으로 겪게 된 설움, 그 상황에서 노래를 부르며 위로를 하고 위로를 받으며 같이 애환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 대중가요의 역할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이 노래들이 영원히 잊혀지지 않게 그 시대를 알려주고 위로해주는 것이 바로 전통가요가 가진 알맹이, 힘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미자는 ‘맥을 잇다’라는 의미에 대해 “정석으로 노래를 부르고 가사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 박자면 한 박자, 반 박자면 반 박자 이렇게 정석으로 노래를 부르고 가사 전달을 정확하게 하는 것이 전통가요의 맥을 잇는 것”이라며 “가사 안에 기쁨도 슬픔도 있기 때문에 정확하게 표현해야 감정이 가슴에 와닿을 수 있다”고 말했다.
◆주현미·조항조, 트로트 신예들과 함께 오른다
이번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릴 ‘맥을 이음’ 공연은 그동안의 이미자 콘서트와는 다르게 후배 가수들과 함께 무대에 선다. 가수 조항조, 주현미뿐 아니라 TV조선 ‘미스트롯3’ 최종 우승자인 가수 정서주와 앞으로 밝혀질 ‘미스터트롯3’ 최종 우승자 역시 함께한다.
이미자는 “이번 공연은 마지막 공연이지만 ‘은퇴’라는 단어로 단을 내리지 않는 이유는 가요계의 맥을 잇겠다는 책임감 때문”이라며 “이 후배들에게 물려주면 이 후배들이 다음 후배들에게 물려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조언해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면 방송이든 신문이든 그것 때문이라도 단을 내리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수 주현미는 “전통가요 1세대 이미자 선배님께서 저와 조항조씨를 선택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이제는 역사를 이어가는 역할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가수 조항조는 “이미자 선배님께서 전통가요의 맥을 이을 수 있는 후배로 저를 선택해 주셨는데 제가 과연 그럴 자격이 있을까 생각을 많이 했다”며 “그 선택에 후회 없도록 열심히 뒤를 따르고 후배들을 위해 선배님께서 물려주신 뿌리깊은 전통가요의 맥을 이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미자 전통가요 헌정공연 ‘맥을 이음’은 오는 4월 26일부터 26일까지 2일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최된다. 이 공연은 이달 6일 오후 2시 티켓링크와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를 통해 티켓 예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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