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은태 기자 = 지난 10년간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성장잠재력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수도권 성장잠재력은 오히려 상승해 지역 불균형이 더욱 심화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는 침체된 지역경제 실태를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코자 4일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대상으로 ‘제1차 지역경제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 발표된 전국 6개 권역의 성장잠재력 지수(Regional Growth Potential Index)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수도권의 지수는 1위로 올라선 반면, 비수도권은 상대적으로 하락해 향후 수도권‧비수도권 경제력 격차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됐다.
성장잠재력지수란 해당 지역의 현재 또는 미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역량을 수치로 측정한 것으로, 2010년 4위였던 동남권의 성장잠재력 순위가 2020년에는 6위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울·경 지역의 ‘매출액 1천대 기업’ 숫자도 지난 10년간 24% 줄어
대한상의와 공동으로 권역별 성장잠재력지수를 산출한 김영수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포럼에서 “조선‧철강‧석유화학 등의 기존 주력제조업이 지식기반제조업으로의 전환이 지체되고, 전문직 종사자수와 청년인구의 감소로 인적자본역량마저 저하되면서 지역경제가 성장 동력을 잃고 있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동남권 지역에서 수도권으로의 청년인구 순이동 인구는 2015년 8400여명에서 2020년 2만7000여명까지 약 5년 사이 3배 이상 늘었다.
지역 산업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핵심기업의 숫자 또한 크게 줄었다. 기업정보 분석기관인 한국기업데이터에서 입수한 매출액 1천대 기업의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수도권 소재 1천대 기업수는 711개에서 752개로 증가한 반면, 동남권 소재 1천대 기업의 경우 110개에서 84개로 24%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성장잠재력지수는 각 지역의 경제력 수준은 물론, 미래 성장가능성을 보여주는 수치다”며 “그런 만큼 지역산업의 혁신투자와 신산업 육성을 위한 획기적 조치가 없다면 지역 간 성장잠재력 격차의 확대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우려했다.
◆조선‧기계 등 동남권 주력산업 정체 지속...초광역 협력으로 돌파구 모색 중
이날 포럼에서는 산업구조 전환기를 맞아 동남권 지역의 산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논의됐다.
최윤찬 부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동남권 지역 특화산업 추진현황과 발전전략’ 주제의 발제를 통해 “동남권의 경우 최근 조선‧기계 등의 핵심 산업들이 성장 정체와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를 대체할 새로운 성장 모멘텀도 아직 찾지 못한 상황이다”며 “앞으로 산업구조 전환이 한층 가속화 되면 동남권 지역의 산업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 부산‧울산‧경남의 경우 그간 조선‧자동차‧기계 등 주력산업의 생산거점으로서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주도해 왔지만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으로 산업구조가 급변하며 지역내총생산(GRDP) 중에서 부산‧울산‧경남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10년간 16.4%에서 14.1%로 감소했다.
한편 동남권 경제발전을 위한 대안도 제시됐다. 지역산업을 고도화하고 신산업을 발굴해 산업 경쟁력을 키워 나가는 한편,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수도권과 맞먹는 메가시티로 육성해 지역발전의 선순환 고리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최 선임연구위원은 “조선‧기계‧자동차 등 기존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디지털‧친환경 시대에 부응해 수소산업과 해상풍력 등 신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며 “생활‧물류 인프라 개선은 물론, R&D 및 창업생태계도 구축해 기업과 인재가 함께 찾는 지역을 만들어야 지역경쟁력이 지속가능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NSP통신 강은태 기자 keepwatch@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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