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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보니

서유석 야심작 ‘디딤펀드’ 흥행 저조…업계 “은행·보험사 손잡아야”

NSP통신, 설희 기자, 2025-04-08 10:55 KRX8
#금융투자협회 #디딤펀드 #자산운용사 #퇴직연금 #서유석회장
NSP통신

(서울=NSP통신) 설희 기자 =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의 야심작이라 불리는 ‘디딤펀드’의 실적이 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익률이 상위권 일부를 제외하고 낮은 데다 판매채널은 증권사에 한정돼 한계가 있다는게 원인으로 거론된다. 이에 업계는 은행, 보험사 등으로 디딤펀드의 판매채널을 확장하고 증권사 앱(App) 단축 경로 생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7일 금투협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디딤펀드의 수탁고는 약 1200억원 정도다. 디딤펀드가 출시된 지 6개월간 모인 액수다.

디딤펀드는 서유석 금투협회장이 “디딤펀드 출시를 통해 운용업계의 자산배분 역량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고 디딤펀드의 안정적인 운용성과가 전국민의 노후자산 증식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며 야심차게 내놓은 펀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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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포부에도 불구하고 타겟데이트펀드(TDF)나 상장지수펀드(ETF)에 비해 실적이 저조한 가장 큰 이유는 판매 경로가 증권사로 제한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금투협 관계자는 “은행들은 기존에 있었던 상품들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오거나 계열 운용사 신규 펀드 정도를 라인업한다”며 “25개 펀드 중에서 정상적으로 활용을 한 쪽은 증권사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디딤펀드의 특성상 증권사 특유의 공격적 투자 성향을 가진 고객보다 은행·보험사 등 저위험 추구 고객의 성향에 더 맞다는 점이다. 디딤펀드는 장기 연금투자로 효과적인 방법인 자산배분펀드 중 BF(Balanced Fund) 유형의 펀드로 안정적인 편이다. 디딤펀드는 다른 펀드와 비교했을 때 주식 비중 50% 미만의 제한을 두고 과도한 시장 변동성에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실제 디딤펀드 판매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는 신한자산운용의 디딤글로벌EMP펀드의 경우에도 기존에 2년 이상 운용되던 펀드를 디딤펀드로 리모델링한 것이다. 해당 펀드는 계열사 신한은행과 제주은행이 연계해 판매를 진행했다. 이 결과 지난달 31일 기준 출시 이후 443억원을 유치했다. 전체 디딤펀드 자금의 37%에 해당된다. 수익률도 7.21%로 평균 대비 2.67%p 높다. 즉 이미 성과가 검증된 펀드에 투자금이 몰린 셈이다.

신한자산운용 관계자는 “성과에 대한 부분과 해당 펀드 같은 경우는 기존에 이미 운용된 지가 2년 이상 된 상품이다”며 “이미 있던 펀드를 이제 변경, 리모델링을 했기 때문에 성과에 대한 부분이 이미 검증이 됐다고 볼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25개 디딤펀드 중 15개 펀드는 신규 상품이다. 100억 이상의 순자산을 유입한 펀드도 적다. 수익률도 낮다. 성과 없는 펀드는 고객을 설득하지 못했다. 상품 대부분이 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것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은행 쪽 판매가 본격적으로 되지 않아서 은행 쪽에서의 관심이나 이런 것이 좀 필요한 상황이다”며 “아직 신규 펀드가 본격적으로 라인업이 안된 은행 보험 쪽에서도 디딤 펀드에 관심을 갖고 라인업을 해달라 요청을 하고 있는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또 “(디딤펀드는) 안정적인 상품이기 때문에 고객 성향을 보게 되면 은행, 보험이 조금 더 맞는 부분이다”라며 “증권사 고객들은 매우 적극적이고 매매를 많이 하시는 분들에게는 관심도가 낮은 측면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증권사에서 디딤펀드 판매 경로를 단축하지 않으면 금융소비자들에게 노출되기가 쉽지 않다는 것도 판매 부진의 이유로 꼽힌다.

금투협 관계자는 “디딤펀드의 경우 채권 혼합형 펀드이기 때문에 코덱스 코스피 200ETF나 나스닥 SNP ETF처럼 변동성이 크지는 않다”며 “단축 경로 생성이 되는지 여부에 따라 디딤 펀드 판매에 굉장한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앱에서 조회를 해보면 수익률 기준으로는 디딤펀드가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며 “디딤 펀드라는 경로로 자산 배분 상품에 이제 특화해 전용 경로를 생성해 주지 않으면 소비자가 찾기가 매우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삼성증권의 경우 단축 경로를 (디딤펀드) 출시 때부터 만들어서 삼성증권 쪽에서 매출이 압도적으로 많이 나왔던 부분이 있었다”며 “회사의 IT 기술이 수반돼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강제할 수는 없고 계속 요청을 드리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자산운용사 관계자들도 판매채널 확장과 판매 단축경로 생성 등에 대한 논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6개월간 1200억원이라는 금액이 다른 것에 비해서는 적을 수 있겠지만 새롭게 하나의 투자의 콘셉트를 브랜딩화시켜서 한 것 치고는 시작이 좋다”라며 “(투자자들 사이에서도)투자하는 자산부터 투자하는 방법까지 다르고 같은 밸런스 펀드라 하더라도 성과 부분에 있어서 투자자들에게는 이 상품은 어떻게 접근해야겠다는 의사 결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여러가지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다는) 순기능이 있다고 할 수 있다”고 평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다만 시장의 하나의 축을 담당하는 공모펀드 시장은 많이 줄어들고 있고 그나마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는 게 퇴직연금이다”며 “디폴트 옵션을 시작했을 때 타겟데이트펀드(TDF)가 과도하게 강조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해 퇴직연금 시장에서 디딤펀드의 경쟁력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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