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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걸린 ‘비상금대출’…20대, 중·저신용자 몰려 연체율↑(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대출총량 관리로 인해 대출문턱이 높아진 가운데 ‘실수요자 보호’ 명목으로 열어둔 비상금 대출에서 연체 잔액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고물가에 취업난까지 덮쳐 급전이 필요한 20대 이하,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중·저신용자들이 비상금대출로 몰려들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2024년 8월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과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비상금대출 연체 잔액은 373억 8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연체잔액은 2022년 120억 1200만원에서 2023년 306억 6300만원으로 약 2.5배 증가한 뒤 2024년 8월 373억 8300만원으로 약 1.2배 늘었다.
이 중 20대 이하 차주의 비상금대출 연체잔액은 2024년 8월 기준 131억 3300만원으로 전체의 35% 이상을 차지했다. 20대 이하 차주의 연체잔액은 2022년말 48억 2100만원에서 2023년말 110억 5700만원으로 약 2.3배 증가했고 2024년 8월까지 약 1.2배 늘었다.
특히 비상금대출의 경우 만 19세 이상, 서울보증보험 보험증권 발급이 가능하면 누구나 대출이 가능하고 비대면으로 간단한 절차를 통해 대출이 가능하다. 때문에 인터넷전문은행에서 이용률이 집중됐고 연체 잔액 역시 인터넷전문은행이 약 84%를 차지했다.
비상금대출의 경우 대출 한도가 최고 300만원으로 낮은 편이지만 금리가 높아 연체될 경우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최고 연 15%로 높다.
은행별 비상금대출 금리를 살펴보면 20일 기준 ▲KB국민은행 연 5.31~5.71% ▲신한은행 연 5.52~6.52% ▲하나은행 연 5.36~5.96% ▲카카오뱅크 연 4.766~15% ▲케이뱅크 연 6.92~15% ▲토스뱅크 연 5.13~15%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 29일 이후로 비상금대출 판매를 중단했다. 또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 6일부터 모든 비대면 대출 상품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은행권은 비상금대출 연체 잔액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것에 대해 “비상금대출의 경우 실수요자 보호를 위해 열어뒀다”며 “시중은행의 경우 비상금대출 금리가 생각보다 높지 않고 연체율도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비상금대출의 경우 보증보험사에서 신용평가를 통해 한도 등을 결정하는 보증서 상품이기 때문에 연체율의 영향을 직접 받지 않는다”며 “20대 차주가 늘어난 이유는 주택마련을 위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이라기 보다 삶이 팍팍해졌거나 학비를 내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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