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슈퍼앱으로 정착한 KB국민은행의 ‘스타뱅킹’과 하나은행의 ‘하나원큐’, 슈퍼앱으로 도약 중인 신한은행의 ‘슈퍼쏠’, 슈퍼앱 출시를 기다리는 우리은행의 ‘우리원뱅크’가 디지털 금융 시대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3분기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의 앱(App) M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각각 ▲KB스타뱅킹 1262만명 ▲신한은행 신한쏠 1000만명 ▲하나은행 하나원큐 600만명 ▲우리은행 우리원뱅킹 800만명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같은 수치에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경우 기존 은행 앱에 계열사 앱을 합쳐 슈퍼앱으로 만들었고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별도의 지주사 슈퍼앱이 있거나 아직 슈퍼앱이 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거 KB국민은행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앱 지옥’이라 불리기도 했다.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 ‘국민은행’을 검색하면 약 20개에 달하는 앱 목록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알림기능, 뱅킹기능, 간편송금, 채팅형 금융거래 등 기능들을 다 별도의 앱으로 만들어 둔 것이다.
이에 따라 불편함을 느낀 금융소비자들의 목소리가 커지자 KB국민은행은 국민은행 공식 블로그에 3개의 앱을 추천해주기도 했다.
이후 국민은행은 지난 2022년부터 KB스타뱅킹 중심으로 슈퍼앱 구축에 돌입했고 그룹 내 다양한 서비스들을 스타뱅킹에 몰아넣었다. 단순히 금융서비스뿐 아니라 자동차, 통신, 여행에서 ‘국민지갑’ 서비스까지 포함해 생활 밀착형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같은 슈퍼앱 전략으로 스타뱅킹의 MAU는 빠른 속도로 성장했지만 앱이 무거워진데다 앱의 불안정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실제 올해만 해도 지난 9월 4시간 가량 접속 장애가 발생했고 이후 한 달 만에 30분간 접속장애가 또 발생하기도 했다. 모두 구체적인 원인을 밝히진 않았고 ‘예상치 못한 거래량 증가’라는 이유를 댔다.
신한은행의 경우 신한금융지주사에서 슈퍼앱인 ‘슈퍼쏠’을 운영 중이지만 금융소비자들에게 정체성이 모호하다. 슈퍼쏠은 신한지주의 각 계열사별 주요 기능들을 모아둔 앱이다. 예를 들어 신한은행 고객이 슈퍼쏠 앱을 다운로드 했으나 슈퍼쏠에서 지원하지 않는 금융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신한은행 앱인 신한쏠뱅크를 별도로 다운로드 받아야 한다.
신한쏠뱅크를 중심으로 슈퍼앱을 만든 것이 아니라 별도의 슈퍼앱인 슈퍼쏠을 운영하는 이유는 앱의 용량 문제에 대한 부담과 함께 한 계열사만 이용하길 원하는 고객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슈퍼앱의 경우 카드 고객을 은행 고객으로, 은행 고객을 증권 고객으로 교차거래를 늘리려는 목적으로 만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한 앱으로 통합을 향해 가고 있지만 아직 각 계열사 앱을 선호하는 고객들이 있어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계열사별로 앱을 운영하는 경우 금융소비자들은 필요에 맞는 앱을 골라서 다운로드 할 수 있기 때문에 한 번에 큰 용량의 앱을 굳이 다운로드 할 필요가 사라지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교차거래 이용에 대한 기대는 그만큼 줄어든다.
금융사 관계자는 “금융사 앱이 슈퍼앱으로 가는 과정에서 용량과 속도, 안정성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며 “슈퍼앱으로 가면 금융소비자들이 원치 않는 광고를 계속해서라도 앱 내에서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앱이 무거워질 수 있지만 개별 계열사 앱 전략으로 가려면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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