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은태 기자 = 신혼부부와 청년을 대상으로 한 건설형 행복주택 공급물량이 전 정부의 15% 수준으로 급감하고 청년 행복주택의 경우 평균 전용면적도 크게 축소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윤석열 정부의 매입임대주택 매입 실적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당초 정부가 표방했던 2030·신혼부부들을 위한 공공주택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광주북구갑)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LH 건설형 공공임대주택 중 하나인 행복주택의 수도권 공급가구가 윤석열 정부 이후 15%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혼부부 계층을 상대로 한 행복주택의 공급가구는 수도권 기준 2019년 3829가구, 2020년 4674가구, 2021년 8205가구로 문재인 정부기간 차츰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2022년 6347가구로 감소하기 시작했고 2023년에는 1236가구로 공급가구가 대폭 줄어들었다.
청년 계층을 위한 수도권 행복주택의 공급물량 역시 현저하게 감소했다. 수도권 기준 2019년 6340가구, 2020년 5566가구, 2021년 6213가구, 2022년 6191가구 등 평균 6000 가구 이상의 공급물량을 유지해 오던 청년 행복주택 역시 2023년 911가구로 그 공급물량이 전년 물량의 15% 미만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러한 청년과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행복주택 공급물량의 급격한 감소 추세에 대해 LH 관계자는 기존의 행복주택, 국민임대, 영구임대 등이 ‘통합 공공임대’로 재편돼 공급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현상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정 의원실 확인 결과, 2022년도 수도권 지역에 공급된 통합 공공임대 중 신혼부부와 청년 계층을 대상으로 한 물량은 모두 합해도 500가구가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도에 공급된 수도권 신혼부부, 청년 대상 통합 공공임대주택 물량은 전무 했다. 이는 통합 공공임대주택이 최초 공급되기 전 국토부가 발표한 ‘통합 공공임대 공급기준’ 중 청년(보호 종료아동 포함) 11%, 신혼부부 7%와는 괴리가 있는 수치다.
이러한 급감 추세에 대하여 LH 관계자는 사업계획 승인 자체가 줄었기에 착공 역시 감소한 것이라며 의도를 가지고 공급물량을 축소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건설형 공공임대주택의 저조한 사업 승인 실적은 정부가 분양과 매입 중심으로 공공주택 정책의 무게추를 옮긴 것과 무관치 않다.
실제 올해 주택도시기금 예산안에서 국민임대·영구임대·행복주택 등 임대주택을 지원하는 출자 계정이 7000억 원 가량 감액 되는 반면 분양 주택 등 지원(융자) 계정은 6000억 원 가량 증액됐다.
공급 속도가 느린 건설형 공공임대주택 외에 매입해 공급하는 형식의 매입임대주택 현황 역시 저조하기는 마찬가지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올해 정부로부터 매입 임대주택 공급 목표치인 5만 3500가구의 70%를 배분받은 상황이나, 6월 말 기준, 목표치의 4% 수준인 1576가구 매입에 그치는 등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어 남은 하반기 동안 3만 5000여 가구를 매입해 공급 목표치를 채울 수 있을지 의문 시 되고 있다.
또 정준호 의원실이 제출받은 ‘청년 및 신혼ㆍ신생아 매입임대 전용면적 증감 현황’자료에 의하면 전반적인 공급 물량 뿐 아니라 전용면적 역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유형 매입임대 주택의 평균 전용면적은 2019년 24.4㎡, 2020년 25.1㎡, 2021년 26.5㎡, 2022년 27.0㎡로 증가해왔으나 2023년 24.9㎡로 2.1㎡가 갑자기 줄어들었다. 이는 국토부에서 조사한 ‘2022 주거실태조사’에 따른 수도권 1인당 주거면적 32㎡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이에 정준호 의원은 “청년층과 신혼부부에 대한 공급물량마저 턱없이 부족해진 상황에서, 주거면적까지 축소되고 있다는 것은, 2030세대의 주거 불안 해소와 저출산 대응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며 “청년과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행복주택은 공급 성과가 가시적인 반면, 앞으로 진행될 통합 공공임대주택은 고령층과 청년, 신혼부부 등 다양한 계층이 모두 합쳐져 있어 공급 실적이 비 가시적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년과 신혼부부 특성상 도심에서 출퇴근이 용이 하도록 공급하려던 행복주택의 취지가 사라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우려했다.
특히 정 의원은"2030 청년과 신혼부부들이 원하는 것은 치열한 경쟁 없이 ‘닭장’이 아닌 ‘집 다운 집’에 맘 놓고 살고자 하는 것이다”며 “국민의 주거기본권을 보장하고 쾌적한 주거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정부와 산하 기관들이 약속한 정책 목표를 지키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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