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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바른 소속 변호사 하종선

(서울=NSP통신) 살아있는 독일사법부가 특별검사인을 임명하고 디젤게이트 조작사건을 일으킨 폭스바겐 본사에 대한 전격적인 감사에 착수했다.

지난 수요일 11월 8일 폭스바겐 본사를 관할하는 첼레 고등법원(Celle Oberlandesgericht)은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조작사건으로 주가가 폭락해 피해를 본 소수 주주들의 신청을 받아 들여 배출가스 조작의 실체를 파헤칠 특별검사인(Sonderpruefer, Special Auditor)으로 뢸프스(Roelfs) 회계법인의 뤼디거 라인케(Ruediger Reinke)를 임명했다

또 첼레 고등법원의 특별검사인 임명에 대해 폭스바겐측은 불복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 졌다.

따라서 독립적 특별검사인인 뤼디거 라인케는, 여태까지 폭스바겐측이 주장해 온 바와 같이 볼프강 하츠 등 기술직 임원들이 조작한 것이고 경영감독위원회(Supervisory Committee) 멤버인 빈터콘 전 회장, 풰치 현 경영감독위원회 의장, 디에스 폭스바겐 사장은 2015년 9월 이전에 조작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것이 과연 사실인지의 여부를 집중 감사하게 된다.

2년 전인 2015년 9월 18일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조작사건이 미국 연방환경청(EPA)과 캘리포니아주 환경청(CARB)에 의해 적발되자 폭스바겐과 아우디는 자체 조사를 미국 대형 로펌인 존스 데이(Jones Day)에게 맡긴바 있다.

존스 데이 로펌은 1000만여 쪽의 자료를 검토한 후 조사보고서를 폭스바겐 측에 제출했는데, 폭스바겐은 당초 이 조사보고서를 공개하겠다던 디젤게이트 사태 직후의 약속을 뒤집고 이를 현재까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첼레 고등법원이 임명한 특별검사인 뤼디거 라인케는 먼저 존스 데이 로펌의 조사보고서를 검토한 후 경영감독위원회 멤버들이 디젤엔진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인증시험 받을 때만 켜고 일반 도로주행 시에는 끄는 조작을 2015년 9월 18일 이전에 보고받아 알고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감사하게 된다.

라인케 특별검사인은 폭스바겐 본사에 머무르면서 강도 높은 감사를 할 수 있으므로 압수수색보다 조작의 실체적 진실을 쉽게 그리고 신속하게 밝힐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만약 뤼디거 라인케 특별검사인이 빈터콘 전 회장 등 경영감독위원회 멤버들이 위와 같은 배출가스 조작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내는 경우, 이는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진행 중인 자동차구입 고객들과 조작사태로 주가가 폭락해 피해를 본 소수 주주들이 승소하는데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므로 그 귀추가 주목된다.

폭스바겐 본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인 피해 소수 주주들의 대표인 클라우스 니딩(Klaus Nieding)변호사가 첼레 고등법원의 특별검사인 임명 결정이 나자 “오늘은 폭스바겐 디젤게이트가 터진 후 주가가 폭락해 큰 손해를 본 소수 주주들에게 지극히 좋은 날이며, 드디어 너무 오랫동안 폭스바겐의 잘못을 감춰 온 어두움을 걷어 낼 빛이 비치기 시작한 날이다”고 말한 것처럼 특별검사인 임명은 디젤게이트 사태에서 배상금 지급여부를 결론지을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첼레 고등법원이 특별검사인을 임명하자마자 디젤게이트사태를 수사해 오고 있는 독일 검찰이 더욱 긴박하게 움직이기 시작했음이 감지되고 있다.

빈터콘 전 회장과 풰치 현 경영감독위원회 의장 등 40여명을 피의자로 수사하고 있는 브라운슈바이크 지검과 존스데이 로펌을 압수수색하고 최고위급 기술담당임원인 볼프강 하츠 기술개발본부장을 구속한 뮌헨지검이 특별검사인 임명을 계기로 수사를 신속하게 마무리해 내년 상반기에 형사기소가 이루어 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폭스바겐 본사는 미국에서만 디젤엔진 배출가스 조작을 인정하고 그 이외의 국가에서는 조작사실 자체를 부인해 왔는데, 독일 법원이 임명한 특별검사인인 뤼디거 라인케가 여태까지 공개되지 않은 메가톤급 사실들을 밝혀내 공개할 경우, 이는 독일에서 진행되고 있는 소송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진행 중인 민사, 형사, 행정소송에도 결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초부터 많은 독일 지방법원들은 폭스바겐 본사에게는 조작에 대한 불법행위책임을 물어 손해배상판결을 하고, 자동차매매계약을 체결한 공식대리점에게는 하자담보책임을 물어 자동차대금을 환불하라는 판결을 선고해 오고 있다.

이러한 중에 첼레 고등법원이 특별검사인 임명결정을 한 것은, 독일 사법부가 메르켈정부의 비호적 자세와 달리 폭스바겐에 대해 조작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엄격한 정의의 잣대를 들이댄 것으로서 독일의 양심이 살아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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