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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북한이탈주민 전문상담사 새로운 패러다임 가져야”

NSP통신, NSP인사 기자, 2015-06-23 22:51 KRD7
#최정헌

최정헌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 상담코칭심리학과 교수

NSP통신-▲최정헌 교수
▲최정헌 교수

(서울=NSP통신) 지금까지 북한이탈주민 관련 연구들을 보면, 이들은 트라우마와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건강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북한이탈주민들이 독특한 경험들을 고려해 서비스가 지원돼야 한다는 얘기다.

이러한 관점은 북한이탈주민들이 정착과정에서 겪는 심리적 어려움을 극대화해서 지속적인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신건강 중심의 정체성 관점은 북한이탈주민들의 부정적 이미지를 강화하는 측면이 있다.

이들은 항상 ‘도움을 받아야’ 하는 수동적 정체성이 형성되면서 자신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정착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게 된다. 이들은 스스로 선택해 사선을 넘어 자유의 땅으로 왔기 때문에 자기주도성과 생존 탄력성이 높은 강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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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북한이탈주민들의 강점을 부각시켜서 DSM(정신 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체계에 따른 ‘질병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긍정심리학적 근거-기반(evidence-based)으로 서비스를 재구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 상담의 목표를 설정할 때 고려할 것은 내담자 스스로 오랫동안 북한에서 살았던 이미지가 형성돼 있는 데, 이제는 더 이상 과거의 이미지가 아니라 새로운 남한에서의 긍정적인 자기 이미지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북한이탈주민들은 사회적 지지가 분명 필요한 계층이다. 정착사례에서 성공여부는 사회적 지지와 경제적 지원이 어떤 수준에서 이루어지느냐에 달려 있다. 북한이탈주민들은 ‘실제적인 도움’이 있을 때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는 특성이 있다.

실제적인 도움은 대부분 경제적인 지원이다. 따라서 대상자들의 삶의 만족도를 높이려면 경제적으로 충분한 지원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정부예산을 무한대로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물질적인 지원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사례관리 차원에서 내담자의 자생적 역량을 키워주지 못하면서 많은 자원들만 제공하는 것은 내담자를 의존적이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실제적인’ 지원보다는 ‘진정한’ 지원이 필요하다. ‘진정한’ 지원은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뿐만 아니라 비슷한 처지에 있는 타인을 도울 수 있는 존재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지원금과 장려금을 맹목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발표자료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북한이탈주민들의 가장 중요한 이슈는 직업교육과 의사소통(언어적)이다. 먹고 사는 문제와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데 필요한 교육과 상담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이 궁극적인 정착의 과제이다.

전문상담사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것이 전문성이다. 그래서 역량강화와 수퍼비전이 계속 강조되고 있다.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첫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때 근거-기반의 이론적 민감성을 가져야 한다. 경험에 의존하는 상담도 중요하지만 상담은 과학적인 전문가의 개입이라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둘째, 상담자로서 주 이론을 명확하게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상자의 특성을 고려한 이론들을 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찾아가는’ 상담서비스에서 ‘찾아오는’ 상담으로 구조화할 필요가 있다. 즉, 생활상담으로 시작해서 심리상담으로 상담을 구조화 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북한이탈주민의 강점을 살린 상담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특히 코칭역량을 특히 강화하면 내담자들의 자기주도성과 진로탐색을 도울 수 있다.

다섯째, 북한이탈주민 상담 시스템은 과학자-실무자(Scientist-Practitioner Model)모델로 운영이 돼야 한다. 상담서비스는 과학적 연구의 원리와 실무적 능력이 잘 연계돼야 하는 전문영역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특히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치유시스템일 경우, 전문가 모델보다는 행정가 모델로 가기 쉽기 때문에 이에 대한 민감성을 가지고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상담사의 직업만족도를 높여야 한다. 건강한 상담자가 내담자를 도울 수 있다. 상담자의 직무만족도는 내담자의 만족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 따라서 상담자의 행복지수를 높일 필요가 있다. 신분보장, 호봉체계, 인센티브, 리프레쉬 캠프 등이 있다.

북한이탈주민 전문상담사는 적극적으로 ‘찾아가는 서비스’ 기반으로 북한이탈주민 내담자들과 동행해 가면서 상담을 제공하는 독특한 상담의 구조화를 가지고 있다. 전통적인 상담의 관점에서 보면 말도 안 되는 구조이다. 전문적 상담이 아니라고 비판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왜냐하면 전통적인 상담은 상담실에 갇혀있기 때문이다.

상담이 효과가 있으려면 내담자의 적극성과 상담료가 있어야 하는 데, 이 상담은 정반대의 구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5년 동안 이 제도가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이 일에 통일에 대한 염원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미래의 통일시대의 내담자들을 사전상담을 통해서 하나가 되는 예행연습을 하는 과정이다.

그 점에서 북한이탈주민 전문상담사는 ‘통일상담사’이다. 북한이탈주민 전문상담사 초기의 5년이 ‘파종기’였다면 이제 ‘발아기’의 단계로 나아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북한이탈주민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고, 진정한 지원 실행과 전문성 확보를 지속적으로 수행해 나간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더불어서 통일과제에 대한 감수성을 높여 준비된 통일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최정헌 서울문예대 상담코칭심리학과장

NSP통신/NSP TV people@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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