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고려대 훈남 싱어송라이터’ 가수 데미안에서 ‘배우’ 손정혁으로 알을 깨고 나왔다. 배우 손정혁은 “음악은 자기 안으로 들어가는 작업, 연기는 자기 밖으로 확장시키는 작업”이라며 “연기를 해보니 인생이 더 꽉 차게 살아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20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NSP통신과 만난 자리에서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사운드트랙#2’ 촬영을 끝낸 소회를 밝혔다. ‘사운드트랙#2’는 음악을 사랑하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피아노 과외를 하며 떡볶이집 사장님을 꿈꾸는 ‘현서’(배우 금새록)와 현서의 전연인이자 성공한 CEO인 ‘수호’(배우 노상현), 이들과 함께 살며 현서의 마음을 흔드는 연하남 ‘케이’(배우 손정혁)가 펼치는 로맨스 드라마다.
배우 손정혁은 시청자들에겐 ‘고대 훈남 싱어송라이터’, ‘JTBC 슈퍼밴드2’ 참가자 혹은 ‘가수 데미안’으로 알려져있다. 이번 작품으로 드라마판에 데뷔를 했다. 7년간 음악에 몸을 담고 있던 그가 연기를 시작하면서 새로운 세계에 눈을 떴다.
손정혁은 “음악을 한 지는 약 7년이 됐는데 연기라는 것을 새롭게 배우고 이쪽 예술을 하며 진지하게 공부를 하다 보니 음악보다 연기가 더 몸을 쓰는 일이 많았다”며 “몸이나 정신을 쓰는 일이 음악이라는 다른 부분에서 저를 확장시켜주는 것 같아 인생이 더 꽉 차게 채워지는 느낌”이라며 연기의 매력을 말했다.
연기는 처음이지만 그가 맡은 ‘케이’라는 캐릭터는 어쩐지 그와 닮아있다. 마치 케이 역할에 손정혁 배우를 캐스팅 할 것을 염두해 둔 것 같은 느낌까지 든다. 케이는 해외에서 유학을 하고 돌아온 작곡가이며 유튜브를 통해 재능을 마음껏 표출하는 자유로운 영혼이다.
손정혁 역시 작곡과 작사를 모두 하는 싱어송라이터이지만 가사보다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멜로디라고 말한다. 손정혁은 “가사가 없더라도 거기서 떠다니는 무언가를 잡아줄 단어 하나만 떠오르면 만족스러운 곡이 완성된다”며 “멜로디를 통해 표현하는 것을 되게 좋아하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손정혁은 “작사를 중심으로 한 ‘사운드트랙#1’와 작곡을 중심으로 한 ‘사운드트랙#2’ 중에서 동시에 캐스팅 제의가 와도 ‘사운드트랙#2’를 선택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다만 손정혁과 케이의 차이는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직진의 온도다. 극중 케이는 현서를 사랑하지만 수호로부터 현서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함은 보이지 않는다. 손정혁은 “제가 만약 케이라면 적극적으로 대시를 할 것 같다”며 “하지만 케이는 마음에 대한 확신을 좀더 일찍 가졌더라도 지금과 같은 방식을 바꾸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케이는 외국에서 왔기 때문에 상대방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 같다”며 “내 마음을 표현하고 내 매력을 보여주고 거기까지가 케이의 몫이라고 스스로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사운드트랙#2’은 또래 배우들이 모여 연기를 펼쳤다. 그래서 더 자연스럽고 풋풋했다. 손정혁은 “촬영할 때 배우들 덕분에 정말 편안했다”며 “여기서는 제가 완전 신인인데도 그걸잘 못 느낀 이유가 신인이라고 저를 하대하는 사람도 없고 금새록 배우도 엄마처럼 따뜻하게 챙겨줬다”고 말했다.
그래서 손정혁은 각각 배우들 역할의 테마곡으로 추천할만한 노래들을 말해주기도 했다. 먼저 수호의 테마곡은 엑스엠베서더의 ‘붐(Boom)’이라는 팝송이다. 세련되고 심플한 멜로디와 가사가 이어지는데 당찬 청년의 걸음걸이를 표현한 것 같은 노래다. 손정혁은 “정장입은 남자, 도시의 남자와 잘 어울리는 곡이라 이 노래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그가 생각하는 현서의 테마곡은 드라마 ‘이태원클라스’의 메인OST인 가호의 ‘시작’이다. 시작에 앞서 떨리고 두렵지만 그럼에도 꿈을 위해 달려가는 청춘을 표현한 곡이다. 케이의 테마곡으로는 백예린의 ‘스퀘어(Square)’를 꼽았다. 그는 “케이는 자유로운 떠돌이”라며 “케이가 걸어다닐 때 이어폰에선 백예린의 스퀘어라는 곡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 막 연기의 걸음마를 시작한 손정혁, 그는 ‘끊임없이 발전하는 배우’가 되고자 한다. 그가 가장 존경하는 배우는 송강호와 남궁민이다. 그는 “송강호 선배님은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관점이 확실하다”며 “너무 잘 준비해 오셔서 일부러 표현하려 하지 않아도 그 관점이 묻어나와 ‘살아있는 사람’ 같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궁민 선배님은 연기하신 지 정말 오래 되셨는데도 작품에 들어갈 때 절실하게 준비하시는 것이 항상 느껴진다”며 “최근 ‘연인’에서도 사극인데 그렇게 깊은 감정선을 연기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인상깊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정말 ‘노력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발전하는 것이 눈에 보이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음악과 연기, 그 사이에서 지금은 보다 연기에 집중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연기를 할 때 그동안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게 된다”며 “이런 감정을 초등학교 때 이후로 겪은 적이 있나 싶었을 정도로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제 마음가짐으로는 무대에 다시 서는데 시간이 조금 필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곡을 쓰는 것은 너무 사랑하는데 이 곡을 남들 앞에서 부르는 것은 시간이 조금 필요할 것 같다. 곡을 쓰는 것은 연기를 하면서도 계속 할 수 있는 일이라 우선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집중해보자 하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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