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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헌의 20's Navi

남 일인줄 알았던 조삼모사, ‘정년 60세 연장법’

NSP통신, 도남선 기자, 2013-05-03 08:41 KRD5
#조삼모사 #정년연장법 #정년60세연장법 #정년연장 #임금피크제
NSP통신-홍준헌 WANNA 편집장.
홍준헌 WANNA 편집장.

[서울=NSP통신] 도남선 기자 = 조삼모사라 했던가.

자기 상황에 변화가 없거나 혹은 실제로 손해를 본대도 지금 당장 이익을 본다면 속아 넘어간다는 흔해빠진 고사가 있다.

이야기 속 원숭이들은 주인이 자기를 속인지도 모른 채 감사하며 더욱 열심히 뛰어다녔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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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일이 현실이 됐다.

최근 정년 60세 연장 개정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되면서 입법부가 드디어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준 듯하다.

평균 수명 연장을 대비함은 물론 노동자들이 미래의 세원이며 지지율을 좌우하는 유권자라는 것 또한 의식했을 것이다.

입사만 하면 이후 30년 정도는 근로자가 될 수 있으니 곧 구직을 해야 할 나로서는 쌍수를 들기 직전에 이르렀었다.

그러나 정년 연장과 관련해 곳곳에서 제기되던 문제점들이 묵살됐음을 알고 나서는 내가 받을 도토리의 총 개수가 여전히 일곱개임을 깨달았다.

기업은 향후 늘어날 임금 지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금피크제(특정 시점이 지나거나 일정 임금액 지급 이후 연봉 삭감)의 필요성을 한창 논의 중이었다.

정년이 연장되면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긴 커녕 오히려 풀이 줄어들 테니 구직자나 이직자들의 취업·재취업 불안감도 공장속에서 굴뚝 위 올려다보듯 아득하다.

향후 몇 년간 신규 고용과 일자리 순환은 어떻게 될 것이며 고령 근로자의 직무 비효율이나 고액 임금은 또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알 길이 없다.

그 뿐 아니다.

정년이 비정규직이나 계약직과는 전혀 무관한 이야기인 바, 중장년 인사들이 지금보다 더 오래 회사에 머무른다면 회사는 신규 정규직 고용을 줄이든지 혹은 값싼 노동력을 한참간 필요로 할 것이다.

결국 비정규직과 계약직 고용이 늘어날 지도 모를 상황.

수많은 청년들은 과연 정규직사원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세대 대 세대, 혹은 세대 내 자리 싸움이 벌어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그러니 국민에게 떨어진 도토리는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정년 연장 그 이후를 염두하지 않았던 걸까.

아니, 나라의 정치를 하는 분들인데 생각이 그리 짧았을 리가.

이런 가정을 해 보자.

경제민주화 공약을 지키자니 세수 확보가 필요했던 정부.

그러나 17조에 이르는 슈퍼 추경으로도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었던 거다.

그렇다면 다시 경제민주화의 본질로 돌아가 본다.

친서민 반기업 정책을 추진하는 것. (물론 박근혜 정부는 경제민주화가 기업을 혼내겠다는 것은 아
니라고 했다.)

마침 노후 복지가 문제니 중장년 고용 기한을 연장해 주자.

잘만 되면 정부 입장에서는 경제민주화 공약을 일부 실현한 것이고, 원래라면 정부가 부담했었어야 할 노후 복지 비용 역시 기업의 임금 지불 연장으로 해결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ㅡ 그래서 서둘러 발표한 것이 정년 연장은 아닐까.

물론 가정은 가정일 뿐이다.

어쨌든, 정치권에서야 실컷 선심 쓰는 척 했지만 정작 개정법의 영향을 받을 이들이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국회가 개정안을 이대로 공표한다면 기업은 비난받지 않을 사후대책을 찾고자 몸둘 바를 모를 것이며 구직자와 퇴직 예정자들 역시 안정적 고용과 정리해고, 연봉 등의 문제로 노심초사할 게 분명하다.

국정과 갈등 조정을 담당해야 할 정치권이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고 기업과 피고용인들의 부담만 늘린다면 제대로 된 정치를 하고 있다 할 수 있을까.

당장의 부담을 덜기 위해 눈속임을 하는 것이라면 하루빨리 잘못을 고치기를, 생각이 짧았던 것이라면 지금이라도 좀 더 심도있는 논의를 통해 대안을 마련하기를 바란다.


홍준헌 NSP통신 칼럼니스트는 경북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취업신문 대구팀장을 거쳐 월간지 WANNA의 편집장으로 재직중인 20대 청춘의 대표주자다.

본 기고/칼럼은 뉴스통신사 NSP통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도남선 NSP통신 기자, aegookja@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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