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신년 D-6
숫자로 보는 부산시 행정 ‘6’(부산=NSP통신) 도남선 기자 = 2016년, 병신년 새해가 엿새 앞으로 다가왔다. 2015년의 지난 360여일 동안 부산시는 다른 어느해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 해를 보낸 지자체였다. 딱 여섯날 남은 부산시의 2015년을, 숫자 ‘6’으로 돌아보고자 한다.
◆ 6억원 - 감사원에 ‘딱 걸린’ 부산시의 재난·재해기금 전용 실태... 부산시는 ‘된장광역시’
지난 3월 18일 감사원은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재난 예방 및 응급복구 등에 사용해야 하는 재난·재해기금을 엉뚱한 곳에 사용한 점 등을 적발해 발표했다.
부산시의 경우 2011년 6월부터 2014년 11월까지 재난관리기금 6억3000만원을 해당 용도와 무관한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안전도시 공인과 21세기 동북아 물류허브기지 건설’을 위한 연구센터 운영 사업비에 사용한 것으로 감사원에 적발됐다.
재해, 또는 재난은 예고없이 찾아온다. 기척없이 다가오는 재해재난에 대비하기 위한 돈을 그저 시 외관 치장에 쓴 부산시는 이 또한 안전불감증의 연장선에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부산시에 ‘된장광역시’라는 별명을 붙여주고 싶다.
◆ 60% - 기장 해수담수화 반대 의견 60.8%...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 찬성 주민 매수 의혹 논란도
부산시가 기장군 고리원자력발전소 근처 바닷물을 정수해 기장-송정 지역에 수돗물로 공급하려는 것에 대해 이 지역 주민 10명 중 6명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환경운동연합은 21일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 대상 지역인 부산 기장군 기장·장안·일광 등 3개 읍·면과 해운대구 송정동 주민 26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0.8%(163명)가 수돗물 공급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반대의견 가운데 116명은 반대 이유로 ‘방사능 오염 우려’를 꼽았다.
찬성의견도 적지만 분명 있었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69명이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에 찬성했고, 찬성이유로는 ‘약간 꺼림칙해도 시 행정에 협조하기 위해’가 27명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달부터 기장-송정 지역 주민들은 부산시에 주민투표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시는 시 차원에서는 주민투표를 할 수 없는지 입을 다물고 있고, 이에 주민들은 민간 주도의 주민투표를 추진하고 있다. 주민들은 투표 대상을 8만여명으로 잡고, 최소 2억원 상당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편 부산시 상수도 사업본부가 기장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 찬성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주민을 매수했다는 의혹이 일어, 환경단체가 지난 15일 부산지검 공식 수사를 의뢰했다.
이같은 의혹은 부산일보의 8일자 보도에서 제기됐다. 부산일보 보도의 요지는 ‘7일 부산시청 앞에서 해수담수화 찬성-반대 집회가 동시에 열렸는데, 찬성 측 주민들의 상수도사업본부에서 일당 7만원을 받고 왔다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단독 입수했다’는 것이었다.
이같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지난 4공 5공 때나 있었던 ‘관제데모’가 첨단을 달리는 2015년 부산에서 일어나게 된 것이며, 불법성 여부를 분명하게 수사당국이 밝혀내야하는 사안이다.
찬성 측 인사들은 부산일보의 보도가 있었던 날 ‘보도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정정보도를 요구하는 한편 제보자를 찾아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부산시가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당장에 해수담수화 수돗물을 식수로 사용해야 하는 기장지역 주민들의 서병수 시장 면담 요청에도, 주민투표 요구에도 부산시는, 서병수 시장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소통하자며 토크콘서트를 줄기차게 열어온 서병수 시장님이시다. 서병수 시장이 기장 해수담수화를 주민들에게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그동안 정상적으로 수돗물을 이용해온 기장-송정 지역 주민들에게 해수담수화 수돗물이 왜 안전한지, 왜 이 수돗물을 마셔야만 하는지 납득이 갈 수 있도록 이야기를 나눴어야 했다. 또 왜 주민들이 해수담수화 수돗물을 이용하지 않겠다고 하는지, 무엇을 걱정하는지를 충분히 들어봤어야 했다. 한마디로 왜 사전에 기장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지 않았냐는 이야기다.
서병수 시장의 “시민들과 소통 하겠다”는 이야기가 그저 시장선거 당시에 ‘소통’이 유행이고 화두였기 때문에 허언(虛言)을 한 것인지, 아니면 강당에서 학생 동원해서 의자 가져다놓고 사전에 준비된 질의응답 주고 받는 서병수식 토크콘서트 몇번 하는게 진짜 ‘소통’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인지는 이번 기장 해수담수화 논란을 서 시장이 어떻게 해결하는지 지켜보면 알게 될 것이다.
NSP통신/NSP TV 도남선 기자, aegookja@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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