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P통신) = 최근 카를로스 곤(Carlos Ghosn 54) 르노-닛산자동차 회장이 방한해 유석렬(58) 삼성카드 사장과 만나 르노삼성차의 삼성 브랜드 사용권을 10년 더 연장하기로 잠정 합의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당초 르노삼성의 삼성 브랜드 사용은 오는 2010년까지 계약이 완료될 예정이었지만, 곤 회장과 유 사장과의 전격적인 만남을 계기로 2020년까지 삼성 브랜드를 사용하는데는 무리가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자동차는 1993년 삼성그룹이 21세기 주력 사업으로 자동차 사업을 선정 발표하면서 부터 시작됐다. 1998년 3월부터 초기 품질지수가 높아 인기를 모은 중형세단 SM5가 본격 판매되시 시작했지만, 2000년 르노삼성차의 출범과 함께 삼성차의 역사는 한켠으로 물러나게 된 것.
자동차 마니아로도 익히 알려진 이건희 회장의 자동차 사업 진출에 대한 열망은 여기서 멈추게 됐지만,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카드가 르노삼성의 주식 19.9%를 지금까지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이 점에 대해서 국내의 일부 자동차 전문가들과 언론인들 사이에서는 삼성이 자동차 사업의 재진출에 대한 미련을 벗지 못하고 있지 않냐는 전망도 솔솔 흘러나오고 있을 정도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삼성차는 중도하차하게 됐지만,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의 르노그룹으로서는 삼성 브랜드를 쉽게 떼어낼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이처럼 르노가 삼성 브랜드와의 동거를 고집하고 있는 건 한국 시장에서 르노가 삼성 브랜드를 사용함으로써 자생력과 성장을 동시에 누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자동차 시장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 브랜드는 ‘대한민국 제1의 기업’이라는 애칭이 따를 정도로 국민들 사이에서는 절대적인 기업 브랜드 인지도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지난 2005년 세계 최대 브랜드 컨설팅 그룹인 인터브랜드와 미국의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한 브랜드 가치에서 125억 달러로 평가받아 세계 2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인터브랜드에서는 기술력과 혁신성 측면에서 삼성 브랜드가 뛰어난 실적을 보여주고 있는데다 통합적 마케팅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에서 호의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삼성이라는 브랜드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가치가 높기 때문에 르노 입장에서는 삼성 브랜드를 사용해야만 한국 시장에서 판매 시너지를 올릴 수 있다는 견해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의 장 마리 위르띠제 사장은 지난 26일 기자 간담회에서 “르노는 지난 10년 동안 삼성 로고를 사용해왔고, 르노는 삼성과 굉장히 좋은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앞으로 10년간 더 연장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는데, 10년이라고 못박은 점은 르노가 투자를 통해 품질 좋은 자동차를 생산하게 되는데, 자동차의 일반적인 수명이 6년 정도여서 이 기간을 넘겨야 투자에 대한 회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위르띠제 사장은 이와 함께 르노와 삼성과의 연대가 르노에게만 일방적인 혜택을 주는 것은 꼭 아니라고 말했다.
좋은 품질을 지닌 차량을 만드는데다 경쟁브랜드 보다 뛰어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의 이미지에도 적잖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르노삼성이 삼성 브랜드를 사용하면서 르노삼성 매출의 0.8%(200억원 수준)를 삼성에 지불하고 있다는 것도 기업 입장에서는 ‘윈-윈(Win-Win)’ 효과로 볼 수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조선닷컴 카리뷰 하영선 기자 ysha@medi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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