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P통신) DIPTS = 미술품은 이제 단순히 감상이라는 개념에서 투자까지 바라보는 ‘투자 가치’ 상품으로까지 떠오르고 있다. 때문에 미술품에 대한 초보 투자들은 가치있는 미술품에 대한 투자정보가 절실한 상황이이다.
이에 국내 정상급 미술품 투자 전문가인 김범훈 포털아트 대표이사의 칼럼을 싣는다.
김대표는 미술품 경매사이트인 포털아트(www.porart.com)를 운영하고 있으며 MBC 문화센터 특별강사, 포털사이트 야후!코리아 재테크 고정 칼럼니스트 등으로 활약하고 있다.
또한 김 대표는 매주 수요일은 12시, 토요일은 오후 3시에 서울 역삼동 포털아트 사옥에서 무료 미술품 투자 설명회를 열어 일반인들은 물론 미술품 애호가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편집자 주>
현재 우리나라 화랑에선 화가에게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는다.
원래 법으로 사업자는 개인으로부터 미술품을 구입하고 대금을 지불하는 경우 3.3%의 세금을 먼저 공제하고, 거래내역을 세무서에 신고해야 한다.
그런 다음 화가는 자신이 1년간 판매한 총액에 대한 종합소득세를 신고하고, 세금을 납부하거나 환급을 받아야 한다.
그렇지만, 화랑이 화가에게 구입한 미술품 대금을 세무서에 신고하지 않으니 판매를 하고도 판매 신고를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세무당국은 어서 빨리 세금 신고를 누락시키는 불법을 자행하는 화랑들에 대해 세무 조사를 실시하고, 관계 법령에 의거해 처벌해야 한다.
오프라인 미술품 경매회사의 경우, 작품의 출처 불명, 감정을 맡은 감정사 불명, 감정 내역 불명, 추정가 내역 불명, 낙찰자 불명이다. 이러다 보니 탈세를 한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만일에 작품의 출처가 투명하게 나오고, 낙찰자가 누군지 구체적으로 나온다면 오프라인 경매회사에도 세금이 투명하게 부과될 수 있다.
세금 신고는 누구에게 어떠한 작품을 얼마에 받아서 누구에게 얼마에 판매하고, 영업 이익을 얼마를 내었는지 구체적으로 신고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일전에 한 화랑주가 방송에 출연해 “(화랑은) 누구에게 판매했는지를 세무서에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는 것을 본 일이 있다.
세무 당국은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당장 이 화상(畵商)부터 세무조사를 했어야 했다.
누구에게 팔았는지 신고하지 않는다면 ‘세무서에선 그림을 1000만원에 팔았는지, 1억 원에 팔았는지 알 수가 없다.’
일부 화랑이 그 동안 얼마나 많은 탈세를 해왔는지 증명하는 인터뷰였다.
포털아트에서 국내 화가의 작품을 처음 소개하기 시작할 때 만난 화가 분 중 90% 이상이 내게 말하길 ‘미술품은 세금이 없다. 왜 세금을 내야 하나?’, ‘세금은 화랑에서 다 내 줬는데 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나?’고 반문했다.
이는 국내 화가 중 90% 이상이 세금 자체를 내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당연히 화랑들도 90% 이상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이야기기 된다.
이러다 보니 다음과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첫째. 현행법으로 명백히 세금을 내야하지만 화가나 화랑들이 탈세를 한다.
둘째, 세금계산서 없이 매입을 하다 보니 화랑들이 위작을 구입해 판매한다. 이 때문에 화랑에서 유통되고 있는 작품 중 30%가 위작이다. 세금만 정확히 했어도 이중 대부분 문제는 해결됐을 것이다.
셋째. S갤러리가 ‘행복한 눈물’을 구입했다면 갤러리 측은 당연히 세무서에 매입 신고를 했어야 한다. 이것이 현행법이다. 그런데, 왜 세무서에선 세무 신고를 똑바로 하지 않은 의혹이 있음에도 아직껏 세무조사를 하지 않고 다른 이야기가 회자되도록 만드는지 모르겠다.
넷째. 만약 제3의 인물이 S갤러리를 통해 ‘행복한 눈물’을 구입하고, S갤러리가 경비를 투입해 구입했다면 이 또한 S갤러리는 세무서에 얼마짜리 작품을 언제 구입해서. 언제 얼마의 수수료를 받았다는 것을 신고했어야 한다. 이를 하지 않았다면 역시 탈세 혐의로 처벌해야 한다. 왜 조사를 하지 않고 다른 소리가 나오도록 방치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다섯째. 지난해 9월경에 화랑협회는 오프라인 경매회사들이 특정화랑(오프라인 경매사를 운영하는 화랑)에 종속된 ‘전속화가’의 작품 가격을 내부자 거래로 끌어 올린다고 내부자 거래 감시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난리를 피웠다.
즉, 오프라인 경매회사의 대주주인 A화랑의 전속화가(A화랑을 통하지 않고는 작품을 1점도 팔 수 없는 화가)의 작품 100만원 짜리를 추정가 500만원에 내고는 오프라인 경매회사의 대주주인 D은행의 K펀드로 1000만원에 구입해 주는 행위를 몇 차례 반복하고는 그 전속화가를 두고 ‘인기화가’니 ‘블루칩 화가’니 하면서 언론 플레이를 하고는 A화랑은 다시 “화장님(사모님), 인기화가, 블루칩 화가의 작품 좋은 것 1점을 보여 드리려고 구해 놓았는데 한번 보시지 않겠습니까?” 하고는 수십 점을 파는 것은 너무나 쉽다.
이러한 행위를 막는 것은 내부가 거래 감시 기구를 만들어서 막을 수 있겠지만, 기구를 만드는 것은 요원하다. 하지만, 현행 세법으로 얼마든지 통제할 수 있다.
세무서에서 세무 조사를 하고, 공정거래법으로 내부자 거래를 찾아내 처벌하면 된다.
결론적으로 현재 법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이고, 탈세를 하고 있는 것이 문제이며, 그로 인해 위작들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 것이 문제다.
그런데, 정작 바로 잡아야 할 잘못은 방치한 채 엉뚱하게도 ‘미술품에 상속세를 물려야 한다’, ‘개인 소장가들에게 미술품 판매로 얻는 수익에 대해 세금을 물려야 한다’는 등의 주장이 난무한다.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이야기다.
삼성의 비자금 문제는 주주의 돈인 회사 돈을 빼내 미술품을 구입했다는 위법 행위의 문제이지, 미술품 세금 부과와는 무관한 일이다.
비자금 문제로 ‘미술품에 세금 부과’를 운운한다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희석시키려는 것일 뿐이다.
S갤러리에서 다른 사람을 대신해 ‘행복한 눈물’을 구입했다면, S갤러리 측은 의당 세무 당국에 ‘그 그림을 얼마에 구입해서 총 경비 얼마 들었고, 대신에 누구로부터 얼마를 받아 수수료 수익을 얼마나 냈다’라고 신고했어야 한다. 이것만 했다면 국민의 혈세로 조사를 한다고 생난리를 내지 않아도 된다. 왜냐면 세무당국에 이미 구체적인 자료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신고를 하지 않은 것은 바로 위법 행위를 자행한 것이다. 이것을 따져야지 문제의 본질은 그냥 두고, 개인에게 미술품 상속세 등을 물려야 한다는 것은 앞뒤가 결코 맞지 않다.
정리하면, 화가부터 세금 신고를 하고 세금을 내야 한다. 화랑부터 세무 조사를 실시하고 세금을 물려야 한다.
이것만 정착되면 비자금으로 미술품 구매도 못하고, 위작들도 돌아다니지 못한다. 현행법으로 있는 것부터 해결하는 것이 순서다.
지난 1월 24일에 필자가 운영하는 미술품 경매사이트 포털아트(www.porart.com)에서 ‘2008년 한국 미술시장의 문제점과 전망 그리고 포털아트 정책 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엔 무려 170여 명의 화가 분들이 참석했다. 어떤 단체, 어떤 업체에서 화가 분들에게 참석을 하라고 독려해도 이보다 많이 모인 예는 이제껏 없다고 한다.
이때 필자는 그 많은 화가들 앞에서 “세금을 내지 않는 화가는 (미술계에서) 제명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감한 주장이었지만 화가 분들 중 한 분도 반대 의견을 내지 않았다.
이는 그간 화랑들이 세금을 내지 않고, 오프라인 경매회사들이 ‘깜깜이 경매’를 해서 특정 화가의 가격을 조작해 끌어 올리고, 위작이 유통돼 미술품 시장을 몰락시킨 근본적인 이유가 화가들이 세금계산서를 요구하지 않았고 같이 위법을 했기 때문이었음을 화가 분들도 잘 알게 됐기에 반대가 없었던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바로 잡아야 할 문제다.
부탁을 해본다. 제발 현행법부터 공부를 하고, 현행법을 위반하는 자들부터 처벌하기 바란다. 그리고, 언론들도 조사를 해 보고 공부를 하고 나서 보도하기 바란다.
끝으로 개인에게 세금을 물리는 법은 가능하지도 않다. 금을 개인이 구입해서 나중에 다른 사람에게 팔 때 세금을 부과할 수 없는 것이나 개인이 돈을 그냥 다른 사람에게 줬었을 때 신고하지 않으면 세금을 부과할 수 없는 것처럼 미술품도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고 신고하지 않으면 세금을 부과할 수가 없다.
이를 부과하려고 하면, 조사하는 비용이 더 들어가고, 허구한 날 시끄럽게 만들게 된다.
최소한 이 같은 기본 상식은 좀 이해를 하고, 주장을 하든지 말든지 하기 바란다.
<기고 : 김범훈 포털아트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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