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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밥캣-로보틱스 합병에 두산 재벌가만 이득…“금융당국 심사 엄격”

NSP통신, 최정화 기자, 2024-07-22 22:04 KRX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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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포럼, 이사회 재상정·특별이해관계자 의결권 불행사

NSP통신-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두산그룹 사례로 본 상장회사 분할합병 제도의 문제점을 주제로 연 기자간담회에서 두산밥캣 외국계 투자자인 션 브라운 테톤캐피탈파트너스 이사가 두산그룹 합병의 문제점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최정화 기자)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두산그룹 사례로 본 상장회사 분할합병 제도의 문제점'을 주제로 연 기자간담회에서 두산밥캣 외국계 투자자인 션 브라운 테톤캐피탈파트너스 이사가 두산그룹 합병의 문제점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최정화 기자)

(서울=NSP통신) 최정화 기자 = 두산그룹이 주주의 최선 이익을 위해 이사회 재의결을 시행하고 금융감독원도 엄격히 심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등 두산 3사 합병으로 ㈜두산이 지배주의 자본적 이익을 챙겼고, 불필요한 합병을 불공정한 비율로 거래하면서 계열사와 주주들의 불합리한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22일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열린 ‘두산그룹 케이스로 본 상장회사 분할 합병 제도의 문제점’을 주제로 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거버넌스포럼은 이번 두산 거래의 극단적 불합리를 위해 ▲이사회 재상정 및 재고 필요성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엄격 심사 촉구 ▲주주총회에서 특별이해관계자 의결권 불행사 필요 등을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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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을 비롯한 두산밥캣 외국계 투자자와 여러 변호사들은 이번 두산 합병비율에 이의를 제기하며 소액 주주의 이익을 침해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특히 한국의 지배구조를 ‘돈 안내도 음료가 나오는 고장난 자판기’에 비유하며 한국의 미래를 망가뜨리는 약탈적 자본거래를 멈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 명의 동일인이 사실상 모둔 계열회사의 의사결정을 하는 한국의 기업집단에서는 합병 분할을 해도 거버넌스 변경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를 통해 지배주주의 지분율 상승 및 지배력 강화를 위해 이런 자본거래(주주간 거래)를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NSP통신-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22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천준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의 발표 자료 (사진=최정화 기자)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22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천준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의 발표 자료 (사진=최정화 기자)

현재 ㈜두산은 지배구조 최상위에 있고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번 합병이 성사되면 두산은 두산밥캣에 대한 실질지배력이 14%(두산밥캣)에서 42%(합병회사)로 커지게 된다.

천준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은 발표에서 “3사 이사회 의사록 검토 결과 어디에도 주주이익을 위한 검토가 없다”며 “합병과 같은 자본거래에서는 이사회가 사업적 관점뿐만 아니라 주주를 위한 최선의 이익을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상장 1년 미만으로 고평가 논란이 있는 회사와 합병하는 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 이사회는 반드시 검토했어야 하는 사항이다”라며 “그룹 전체가 아닌 개별 당사 회사 관점애서 회사와 주주에 이익이 되는지 상세히 검토하기 위해 이번 거래를 공시한 3사 모두 이사회를 다시 개최해 재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현행 자본시장법 시행령의 폐혜도 꼬집었다. 상장 계열사간 합병시 기업가치(TEV)는 고려하지 않고 시가총액(기준시가)만 적용한다는 것이다. TEV 차이는 현격하나, 양사 시총이 비슷한 규모라 두산로보틱스는 실제보다 고평가되고 두산밥캣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점을 들었다.

양사 실적만 비교해봐도 알 수 있다. 두산밥캣은 그룹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두산로보틱스의 180배 이상 매출을 창출하는 기업이다. 두산밥캣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9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1조4000억원이다. 반면 두산로보틱스는 같은 해 기준 매출 530억원, 영업손실 191억원을 냈다.

한국 주가가 저평가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우려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이번 두산 합병 거래 여파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 시장에 갖는 저평가 인식이 고착화될 수 있다. 또 다른 대기업집단에 이번 합병이 부정적인 선례로 남을 수 있는 만큼 건전한 감시 시스템을 작동시켜야 한다는 견해다.

두산밥캣 외국계 투자자인 미국계 펀드 테톤캐피탈파트너스의 션 브라운 이사도 이날 간담회 패널로 참석해 이번 합병 최대 수혜자는 ㈜두산이라고 강조했다.

션 브라운 이사는 토론에서 합병비율이 불합리한 점을 거론했다. 시가총액 대신 TEV로 양사 합병비율을 계산할 경우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적정비율은 96대 4가 나오는데, 실제 합병 비율에선 49대 51을 적용한 점을 짚었다. 그러면서 회사가 보유한 두산밥캣 주식이 휴지조각이 됐다면서 ‘날강도’라는 표현도 서슴지 않으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상법 개정 촉구 의견도 나왔다. 김광중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변호사는 “이사 의무에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고려하도록 상법이 개정됐다면 이런 일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라며 “이렇게 부당한 일이 벌어져도 우리나라에서 소액 주주들이 제대로 다툴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상법 개정은 그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두산그룹은 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비상장사로 인적분할한 뒤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한다고 지배구조 개편을 발표했다. 양사 합병 비율은 1대 0.63으로 결정됐다. 이에 일반 주주들은 이번 합병안으로 두산 재벌가만 엄청난 수익을 챙기게 됐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두산밥캣은 오는 9월 25일 임시주총을 열고 두산로보틱스와의 합병을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확보하는 자사주를 11월 임의소각할 방침이다. 두산그룹은 연내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편입한 뒤 내년 상반기 양사를 합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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