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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플랜트시장은 커져가는데 우리정부·기업은 손놓고 구경만[서울=NSP통신] 도남선 기자 = 러시아 플랜트 시장의 지속적인 확대에도 우리기업의 수주는 극히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 우리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시장 개척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 플랜트 시장은 석유·가스 분야가 주도하는 가운데 여기서 파생되는 석유화학 분야 및 전력분야가 활발한 시장이다.
러시아 플랜트 시장 규모에 대한 정확한 자료는 없으나, BMI(Business Monitoring Int’l)에 따르면 2010년 전체 건설시장 규모는 약 721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석유·가스 발전을 추진해 2000-2010년에만 플랜트 시장 규모만 약 30%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석유·가스분야 위주의 플랜트 시장 특성으로 2008년 세계 경제위기때 시장 축소 규모도 가장 컸다.
석유·가스플랜트 시장의 경우 2000년대 이후 기존 노후 유전 시설의 보수, 증설 및 신규 유전개발 사업이 추진됐다.
최근에는 고갈 중인 러시아 서부 유전지대를 대신하고 셰일가스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어 석유·가스 플랜트 분야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는 2017년까지 차야단 가스전을 개발하는 등 동시베리아 및 북극지역 가스전 개발 추진 중이며 가즈프롬을 중심으로 서시베리아 유전지대에서 셰일가스·오일 개발 가능성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화학 시장의 경우 2030 가스·석유화학 발전계획(2012년 3월) 이후 러시아 주요 6개 지역에 석유화학 클러스터 구축 중이다.
이 계획안에서 기존 석유화학 업체들의 생산능력 증설 및 노후설비 리엔지니어링 발주가 진행 중이며, 대부분의 수주를 유럽계 EPC 업체가 수주 중으로 확인되고 있다.
전력플랜트 시장은 러시아의 높은 전력 손실률 만회와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처하고자 각종 발전소 건설 추진 중 (‘2030 러시아 에너지전략’ 발전 전략 추진)이다.
그러나 우리 기업의 전선 및 중전장비 수출 및 한국서부발전의 카프카즈 열병합발전소 참여 등이 있긴 하지만 전력플랜트 시장 규모에 비해 아직까지 미미하다.
러시아 시장에서의 우리 기업의 부진도 지적되고 있따.
한국플랜트협회에 따르면, 2008~2012년간 러시아 플랜트 수주 실적은 13억2000만 달러로 전체 수주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5%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수주 추이 역시 2008년 6억2000만 달러, 2009년 3억 달러, 2010년 3억5000만 달러, 2012년 1000만 달러 등 지속적으로 하향 추세다.
이러한 저조한 수주 이유는 자국기업에 유리한 입찰방식 및 미국, 유럽 업체에 대한 선호현상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러시아 플랜트 시장의 어려움인 대금문제, 각종 인증, 네트워크 등의 부재 등으로 우리나라 관련 기업의 수동적인 시장 개척 노력도 부진의 원인인 것으로 지적됐다.
먼저, 러시아 발주처의 경우 대금 지불이 늦으며 선수금(공사시작전 받는 자금), 기성금(공사 진척사항에 따라 받는 자금), 유보금(공사완료 후) 중 특히 기성금은 최소 2~3개월 늦어지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GOST와 SNiP에 대한 엄격한 준수를 요구하는 러시아 특유의 시장 성격도 원인 중 하나며 특히 러시아 고유 인증인 GOST와 건설 규정 및 규격인 SNiP에 따른 공사 준공을 요구해 미국식 사양에 익숙한 우리기업에 장애로 작용되고 있다는 것이 코트라의 분석이다.
주요 발주처와의 네트워크 및 러시아 전문 인력 부족한 점도 원인인데, 러시아 플랜트 시장은 정부 및 국영기업의 발주가 대부분이며 불투명성이 강해 정부간 협력 및 유력 발주처와의 네트워크 형성이 필요하다.
영어가 통용되지 않는 현지 특성에 반해 우리나라 업체내에 러시아 전문 인력이 부족한 것이 문제다.
이에 코트라는 한국과 러시아 정부 및 유관기관 간의 협력이 강화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모스크바무역관 오명훈 씨는 “정부 및 국영기업의 발주가 대부분인 러시아 플랜트 시장 특성상 한-러 양국 정부 간 협력 강화는 플랜트 수주 지원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금이 지연되는 경우가 빈번한 시장 특성 고려 시 우리나라 수출신용 은행등의 업계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며 “GOST, SNiP 등 시장 정보에 대한 데이터화, 러시아 전문인력 양성 필요 및 주요 발주처와의 네트워크 강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도남선 NSP통신 기자, aegookja@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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