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은태 기자 = 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 김병석, 이하 건설연)이 감염병 재난 발생 시 7일 이내 선별진료소를 신속히 구축할 수 있는 접이식 모듈러 시스템(Foldable Modular System, 이하 폴더블 모듈러)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코로나19 감염병이 최초 발생했던 2020년 초, 국내 첫 확진자 발생 이후 불과 한 달여 만에 대유행이 시작돼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시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
지금까지 국내 감염병 발생 시 필요한 전용 검역, 진료, 치료 시설은 위기 상황 발생 후에 주문 생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이러한 시설들을 비축한다는 개념은 없었다. 기존 주문 생산방식의 감염병 긴급시설은 주문부터 공급 완료까지 총 2개월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감염병 확산 저지를 위한 골든 타임을 사수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었다.
감염병 재난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기존 컨테이너나 천막을 활용하여 선별진료소를 공급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예상보다 길어지는 코로나바이러스 유행으로 인해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를 지속해야 하는 의료진들의 건강 악화 문제와 추가 감염 사례 발생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따라서 재난 상황에 대비한 긴급시설을 상시 비축해 재난 발생 시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
이에 건설연 모듈러클러스터 연구팀(팀장, 박금성 박사)은 재난 발생 시 7일 이내로 공급 가능한 선별진료소용 폴더블 모듈러 시스템을 개발했다. 평상시 보관 창고에 폴더블 모듈러를 비축했다가 긴급 재난 상황 발생 시 수요에 따라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일반적으로 모듈러를 창고에 보관하게 되면, 직사각형 형태 때문에 부피와 면적을 많이 차지하게 된다. 이에 연구팀은 보관과 이동의 용이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폴더블 모듈러를 Z-형태로 개발했다. 폴더블 모듈러는 기둥이 접힐 수 있도록 롤러와 힌지 등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Z형태로 접어서 보관할 수 있기 때문에 보관 시에는 부피를 3분의1 수준으로 축소할 수 있다. 또 대지 상황에 따라 레고 블록처럼 여러 모듈을 수평으로 붙여 필요한 만큼 공간을 확장할 수 있다. 모듈러가 현장에 도착해 펼쳐진 후 설치에 필요한 시간은 모듈 1개당 1시간 이내 수준이다.
더불어 폴더블 모듈러 선별진료소 내에는 감염병 재난 발생에 대비하여 음압기, 4계절용 냉난방 시설, 전기·통신 등 설비시스템을 내장하고 있다.
한편 폴더블 모듈러는 선별진료소뿐만 아니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단열 및 기밀성능 등 주거성능을 보완한 임시 주거 시설용 폴더블 모듈러를 개발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태풍 및 홍수 등 자연재해로 주거지를 잃은 이재민 발생이 빈번한데, 피해 이재민 긴급 주거 지원책으로 활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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