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NSP인사 기자 = 1997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콧츠밸리에서 리드 해이스팅스와 마크 랜돌프가 영화를 대여하는 서비스로 ‘넷플릭스’를 시작할 때만 해도 이들의 성공 가능성을 내다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냥 온라인 주문을 받아서 우편으로 DVD를 대여해주는 방식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설립 당시엔 주목을 받지 못했던 넷플릭스였지만 인터넷 도입기에 고객의 욕구와 트랜드를 잘 활용했고 나아가 가입자 취향에 맞는 영화를 추천해주는 개인화된 스트리밍서비스를 담고 과감한 콘텐츠 투자를 통해 이제는 글로벌 최고의 구독경제 기업으로 우뚝 섰다.
현재 전 세계 인구 중 약 2억 명이 넷플릭스의 유료 회원이고, 올해에만 3분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3% 증가한 64억3563만 달러(약 7조3302억 원)을 기록했었다. 순이익은 작년과 비교하여 19% 증가한 7억8897만 달러(약 9000억 원)로써 매출과 순이익 모두 사상 최고치를 보였다. 특히 한국에서만 유료 회원이 336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84만 명에 비해 폭발적인 증가세를 기록했다.
판데믹 영양으로 비대면 산업들이 크게 성장한 것도 원인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미디어 소비 추세의 변화를 미리 간파해 ‘시네매치(Cinematch)’라는 자체 알고리즘을 개발해 마케팅에 적용하였고, 고객 빅데이터 분석은 물론 인공지능과 같이 4차산업혁명의 신기술을 도입하는 등 미래산업을 적극적으로 선도하는 역량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국내에서도 작년 말 매출 2조 원대의 게임사인 넷마블이 3조 원대의 웅진 코웨이를 인수한 것 역시 구독경제로의 진출이라고 볼 수 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가 올 주주총회에서"우리는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구독경제 1위 기업인 코웨이를 작년에 인수해 장기적 관점에서 회사가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면서"넷마블이 확보한 인공지능(AI)·블록체인 기술을 가전 렌탈 사업에 접목해 향후 스마트홈 구독경제 비즈니스로 발전시키겠다"라고 밝힌 것은 게임에 국한되었던 넷마블의 사업 체질을 개선하고 렌탈과 같은 구독서비스로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확보하려는 전략이었을 게다.
구글과 같은 세계적인 IT 기업조차 다수의 구독경제로 사업 체계를 바꾸었고 더욱이 국내 IT서비스 대표주자인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구독 사업화에 사력을 집중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본다. 이미 네이버는 올 6월부터 마케팅으로 일환으로 프로모션을 적용 시 월 4900 원의 월정액을 내면 웹툰·클라우드·영상을 감상하고 쇼핑 때 네이버페이를 현금처럼 활용할 수 있는 포인트 적립 혜택까지 누릴 수 있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서비스하고 있다. 연말까지 200만명의 가입자를 목표로 하며 O4O(온라인의 회원에게 오프라인 서비스를 제공함) 구독서비스를 위해 생필품, 콘텐츠, 커머스의 구독영역으로 구분해서 각 영역에 고객 취향에 맞게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도 기존 4500 만명의 카카오톡 가입자를 기반으로 한 채널을 활용해 콘텐츠부터 상품·서비스까지 모두 구독하도록 서비스를 개편하고 있다. 이달 초에 온라인으로 개최된 도산아카데미 스마트포럼에서 “구독경제 산업이 잘 되기 위해서는 제조 분야가 안정적이어야 하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역량과 선진화된 금융기법에 대한 이해도가 있는 대한민국이 제격이다"라고 발표한 안진혁 카카오 부사장의 의견에 십분 공감한다. 그는 현재 카카오에서 신분증 사업과 구독 사업을 총괄하는 지갑사업실을 이끌고 있는데, 앞으로 카카오는 콘텐츠와 상품 구독 모델을 활성화하기 위해 카카오톡 플랫폼에서 관심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들의 정보를 얻고, 회원 가입부터 신용 조회, 전자서명, 계약, 인증, 결제까지 모든 과정을 클릭 몇 번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이렇듯 일정 금액을 내고 정기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받는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의 소비자는 연결 역량이 요구되는 컨택트 시대에서 소유보다는 경험을 중요하게 여기는 새로운 트랜드의 주체이다. 그래서 소비자는 주기적으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보다 저렴하면서 편리하게 받아볼 수 있고, 기업은 수익을 제공하는 충성고객을 확보하여 미래 수요 예측도 가능하게 함으로써 사업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구독경제 이론의 창시자이자 결제솔루션 소프트웨어 기업인 주오라의 대표인 티엔 추오가 “구독경제는 이미 의식주를 포함한 모든 산업 영역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전통적인 판매 모델을 고수하는 기업은 뒤처질 것이고, 구독 모델로 전환하는 데 성공한 기업은 앞서갈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최근 수년간 4차산업혁명이 도입되고 세계 초유의 판데믹 현상으로 인해 구독경제 산업이 급성장을 가속하고 있다.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딧스위스는 올해 전 세계 구독경제 시장규모를 5300억 달러(한화 약 650조 원)로 전망했고, 가트너는 전 세계 기업의 70% 이상이 구독경제 모델을 도입했거나 고려 중이라며 “2023년에는 75%의 기업이 구독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국내 구독경제 시장규모를 올해 40조1000억 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격랑의 세계 경제 위기 속에서 대한민국이 미래산업을 주도하려면 4차산업혁명의 등에 올라탄 구독경제 관련 기술과 정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실행하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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