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P통신 ] 요즈음 쭈꾸미가 제철이다. 아마 KBS ‘6시내고향’ 촬영을 갔더라면 한번쯤 스태프들과 촬영을 끝내고 쭈꾸미에 소주 한 잔 했겠지만, 필자와 마찬가지로 바쁜 도시인들이 어디 서해에 가서 맘 놓고 쭈꾸미 볶음에 소주한잔 기울이겠는가!
하지만 그렇다고 별미를 맛볼 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먹거리 골목에 빠지지 않고 하나쯤은 있는 게 쭈꾸미 전문집이다. 필자는 최근 들어 미식가로 소문난 방송인의 추천을 통해 요즘 뜨고 있다는 쭈꾸미 전문집을 찾았다.
필자가 찾아간 곳은 구의동에 위치한 쭈꾸미 전문점 ‘서해쭈꾸미’다. 흐미,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100여평 되는 곳에 손님이 발 디딜 틈이 없다. 필자뿐만 아니라 도시식객들도 입맛은 마찬가지인가보다.
오늘은 나의 영원한 애인이랑 갔다. 오해는 마라! 가끔 아내와 애인놀이를 한다. 예를 들자면 아내는 나의 불륜애인인 것처럼 “영찬씨, 저랑 결혼해주세요” 그럼 필자는 “안된다. 사랑하는 나의 아내를 버릴 수가 없다” 등의 유치찬란한 놀이이다. 필자부부는 이렇듯 장난이 심하지만 애정전선에는 문제가 없으니 오해는 마시라!
주위에 아파트와 학교가 있어서 그런지 단체손님이 많은가보다. 넓은 실내와 함께 큰 방들이 있는 것을 보니 그런듯하다. 더욱이 좋은 것은 20~30대 부부들이 많이 찾는지 작지만 아이들 놀이방이 있어서 더욱 편리한 것 같다.
이곳의 주인장은 최원석 대표이다. 옆집아저씨처럼 마음씨가 좋은 것 같아서 이런저런 것을 물어봤다. 헐! 여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2004년에 평내동에 직영1호점, 2005년에 시립대에 직영2호점, 2006년에 건대 직영3호점, 2007년에 필자가 찾아간 구의동 직영4호점, 그리고 가락동 직영5호점을 가지고 계시단다.
주인장이 아니라 완전 음식업계의 사장님이시다. 그리고 직영5호점을 운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프랜차이즈 문의가 많아서 지금은 주식회사로 운영 중이라고 하신다.
더 놀라운 것은 사람들이 많을 때는 주인장도 팔을 걷어 부치고 직원들과 함께 손님에게 서빙하고 그릇을 치우는 것을 목격하니, 어쩐지 장사 잘하는 노하우는 다른 게 없는 것 같다. 바쁘면 사장님이고 직원이고 없다. 손님에게 서비스 하는 모습이 대단하다.
자! 그렇다면 이제 가장 중요한 맛을 보자. 방쪽으로 자리를 잡았다. 아내와 함께 메뉴를 보다가 1인분에 만원하는 쭈꾸미를 먹을까 하다 그래도 명실공히 필자는 ‘식객’인지라 맛 전달을 위해 3만5000원 하는 양념모듬 소짜리를 시켰다. 이 개그식객 때문에 많이 먹어 살도 찌고 돈도 들어가니 필자가 혹여 불쌍해 보이는 분들이 있다면 필자 계좌에 500원씩만 이체하여 주시기 바란다. 하하핫 농담이다.
메뉴는 크게 양념메뉴인 키조개관자(가이바시) 1만5000원과 참소라 1만5000원, 양념소갈비살(호주산) 1만5000원과 쭈꾸미 샤브샤브, 산낙지 샤브샤브 등이 있다.
양념모듬은 처음 쭈꾸미 볶음으로 시작된다. 철판 중앙에서 ‘지글지글’ 볶아지던 쭈꾸미는 자리를 소갈비살과 참소라, 키조개관자 등과 양념에 내주고 슬며시 옆으로 비켜난다. 자글자글 익어가는 소리가 입 맛을 돋군다. 뭔가 허전해 보인다. 떡사리가 빠졌다. 매운 양념에 약방의 감초초럼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떡사리를 추가 주문해 달달 볶았다. 이제 본 요리의 완벽한 구색이 맞춰졌다.
테이블에는 멀겋게 끓인 콩나물국과 고춧가루 없는 콩나물 한 사발이 놓였다. 이쯤이면 짐작이 가지 않는가! 어느 정도 맵다는 말이다. 맹순이 꽃게찜, 홍초불닭 등 보통 매운음식이 나오는 집은 그 매운맛을 상쇄하기 위해 콩나물국 등이 나오지 않던가.
시식에 들어갔다. 첫 술을 뜨자 아! 역시나 매콤달콤! 입에서 짜르르 녹으면서 땀은 이마에서 ‘주르륵’ 흘렀고 눈시울은 어느 새 불거져왔다. 화생방 훈련이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맛은 일품이다. 이같은 화생방 훈련이라면 내일 다시 받고 싶다.(하하). 입안의 아른함을 순화시키기 위해 시원한 맥주 한 잔을 들이켰다. 처음이다. 맥주의 맛이 달콤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다.
숟가락과 젓가락의 놀림은 마치 타악기를 두드리듯 요란하다. 멈출 수 없는 식욕을 계속해 자극한다. 우리 부부는 순간 놀라워했다. ‘맵다! 매워’하면서도 철판을 깨끗이 비워내는 ‘신의 경지’(?)를 보인 것이다.
이게 끝이냐고?. 아니다. 이쯤이면 식객들이라면 필이 ‘팍’ 올 법 하지 않은가. 바로 남은 양념에 밥을 볶아 먹는 것이다. 모듬 양이 좀 많았기에 아내와 함께 1인분을 볶아 먹었다. 개그식객답게 밥을 어느정도 철판 바닥에 누려 꼬독꼬독하게 해서 먹었다. 음! 맛 쥑인다!
오랜만에 사우나를 개운하게 한 느낌이다.
필자는 일로 지쳐있는 미식가들에게 봄 철 나른함을 훌훌 털어낼 수 있는 서해쭈꾸미를 추천해본다.
5개 직영점이 있다고 하니 궁금하신 분은 서해쭈꾸미(www.jjukkumi.co.kr)로 들어가서 위치를 확인해보면 좋을 것이다. 문의 02-447-4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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