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P통신 ] 필자가 제일 좋아하는 고기 중에 하나가 삼겹살이다. 서민들의 참맛이요! 목이 말라 있을 때는 기름칠을 하기 좋은 딱 좋은 음식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아주 서민 음식도 아니다. 국산 돼지 값이 많이 올랐기에 삼겹살 가격도 만만치가 않다.
필자가 좋아하는 삼겹살은 두껍게 썰어 놓은 것 보다는 얇게 썰어 살짝 냉동시킨 게 제격이다. 물론 고기의 참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육즙을 맛보기 위해서 두껍게 썰어 놓은 생삼겹을 좋아하기도 한다. 하지만 필자는 아직까지 촌놈이라서 그런지 얇게 썰어놓은 살짝 얼린 삼겹살이 좋다.
오늘 찾아갈 집은 강남의 교보생명 사거리 쪽에 위치해 있으며, 아주 먼 옛날 필자가 방송국에 처음 들어가서 목숨을 걸고 개그를 할 때 종종 갔던 집이다.
그런데 세상살이 급급했던 필자는 이곳을 잊어버리고 지내다가 3년 전인가 한 유명 의상디자이너와 함께 다시 가서 먹어봤는데 “와! 맞아 이게 옛날 그 유명한 개성집의 맛이구나”라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맛있었다. 지금은 아내가 해외 비행가면 꼭 가자는 집 중에 한 군데가 됐다.
이집의 가장 큰 매력적인 맛은 같이 나오는 파무침과 함께 얼큰하고 시원한 순두부찌개이다. 보너스로 주는 만큼 두 번은 잘 주지 않으려고 하지만 오는 말이 고우면 가는 말도 고운 법! 서빙해 주시는 이모님들에게 좋은 말, 고운 말 등 애교를 부리면 더 줄 것이다.
또 얇게 썰어 먹는 삼겹살은 얼리지를 않으면 자를 수가 없기에 4명이 가더라도 2인분을 먼저 시키고 그 다음에 2인분을 시켜 먹어야지 형태가 잘돼 있는 삼겹살의 참맛을 느낄 수가 있다.
12년 전쯤 울산의 민방인 UBC에서 탤런트 최호진씨와 함께 MC를 보던 시절, 울산의 명물 중의 하나가 대패 삼겹살이었다.
아무튼 대패삼겹살보다는 조금은 두꺼우면서도 맛이 좋아, 삼겹살을 노릇노릇하게 구워서 파무침을 듬뿍 담아 먹노라면 가히 이것이 신선의 맛이요, 천국의 맛이라고 할 정도로 맛이 좋다.
필자는 언젠가부터 파무침의 맛에 빠졌다. 많이 먹다보면 목과 혀가 얼얼할 정도지만 건강에도 좋은 파무침이기에 개성집에서 먹는 삼겹살과 함께라면 파무침을 3접시 정도는 먹는 편인 것 같다.
사실 필자는 미식가라기보다는 아무 음식이나 다 잘먹는다. 그런데 고향이 영광출신인 아내 덕에 미식가 아닌 미식가가 됐다. 아내와 처남은 음식이 맛이 없는 집에 가면 투덜대기 일쑤이고 심지어는 맛이 없다는 이야기를 주인장 들리게 하면서 더 이상 안 먹는 경우도 종종 봤다.
그러기에 필자는 아내와 함께 가는 음식점을 맛이 없는 집으로 갈 수가 없다. 다른 식객들은 알 것이다. 방송을 하는 공인입장에서는 맛이 없어도 맛이 있다고 해야지, 맛이 없다고 툴툴되다가는 “지가 연예인이면 연예인이지, 싸가지 없이!”라는 말을 들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아내와 함께 가는 날이면 맛있는 집을 찾아다니다 보니 본의 아니게 미식가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그렇다고 필자의 아내가 싸가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오해하지 마시길! 음식이 맛있으면 맛있다고 칭찬해주고 음식이 맛없으면 좀 더 노력하라고 격려해주는 것도 필자들의 몫이다.
개성집 이야기로 돌아가서 삼겹살을 다 먹은 후에 시키는 누룽지 맛도 일품이다. 이때쯤이면 얼큰하고 시원한 순두부가 좀 식어 있을 것이다. 이때 이모 순두부 좀 데워주세요! 해서 따끈한 순두부찌개와 함께 누룽지를 먹다 보면 파무침의 얼얼함과 삼겹살의 기름기를 시원하게 닦아준다.
교보생명사거리에 있는 개성집은 25년의 세월이 넘는 집이다. 그래서 그런지 주인장을 볼 수가 없다. 개성집에서 돈 많이 버셔서 어디 놀러 다니시는 것 같다. 그런데도 맛이 일품이라서 그런지 손님들이 새벽에도 가면 엄청나게 많다. 대신 꽤 넓은 평수이기에 앉을 자리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
꽃샘추위로 얼어 있는 몸을 녹이고 싶은 식객이라면 멀지 않은 날 개성집에서 얼큰한 순두부에 파무침, 그리고 맛있는 삼겹살은 어떨까? 권해본다. 어쩌면 운이 좋은날은 주인장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놀러간 개성집 주인장은 빨리 돌아와라! 돌아와라!!
문의 02-547-8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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