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P통신 안은용 프리랜서기자] 늦은 추위가 따뜻한 봄이 찾아오는 것을 시샘하듯 찾아온 2월의 어느날 겨울스포츠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여자농구의 현장을 찾았다.
한동안 남자농구의 인기에 밀려 그 존재감이 희미해 져가는 그녀들의 축제는 4년전 지역연고제를 도입한 프로리그를 출범하면서 새로운 중흥기를 맞이하고 있고 시즌 막바지 순위다툼이 치열해져가는 올해 또한 남자농구에 못지않은 열기를 뿜어내고 있어 경기장을 찾는 관중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특히 경기 중 하트타임이나 작전 시간 중 막간의 작은 지루한 틈새도 놓치지 않는 치어걸들의 화려한 율동은 농구경기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그래서 많은 남성팬들이 궁금해하는 시즌 막바지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신한은행 여자농구팀의 치어팀 ‘더 그래이트’의 대기실을 방문했다.
지방의 경기장 시설이 그렇듯이 안산 와동체육관에는 안타깝게도 치어팀을 위한 탈의실이나 휴식공간은 따로 준비 돼 있지 않았고 경기장내의 헬스장을 임시로 쓰고 있다.
짧은 시간이지만 본경기에 앞서 공연을 열심히 준비중인 단원들에게 양해를 얻어 홍정민단장과 치어리더 이은지씨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치어팀 더 그래이트는 언제 만들어졌는지 그 창단의 역사가 궁금합니다.
홍정민 단장 : 1998년 제가 LG치어팀에서 처음 치어리더로 활동했는데 팀이 얼마 뒤에 해체되면서 기존의 운영방식에 회의를 많이 느껴서 이전과는 다른 운영방식의 그래이트팀을 2003년에 창단하게 됐습니다.
◆다른 운영방식이라면, 좀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 주세요.
홍단장 : 기존의 치어팀은 구단이나 공연기획사에 소속되어 수동적으로 미션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고 경비절감 차원에서 치어리더들을 파트타임이나 단기계약으로 유지하는 경우가 많아 공연의 질이 답보상태였다.
하지만 저희 그래이트는 규모는 작지만 팀원전체가 5년에서 8년까지 같이 일을 한 팀웍이 뛰어나고 스스로 기획하고 안무를 개발하며 새로운 것에 꾸준히 도전하다 보니 좋은 평가를 받는 것 같습니다.
◆5년에서 8년이라 생각보다 팀원들과 오래 같이 일을 하셨군요. 그런데 1998년에 일을 시작하셨다면 나이가 정확히….
홍단장 : 저는 올해 32살입니다. 제가 좀 어려보이죠.(웃음) 아이도 있는 걸요. 보통 20대로 보기도 하는데…(웃음)
◆ 그럼 이은지씨께 질문드릴께요. 치어리더를 하게된 이유나 동기는 무엇인가요?
이은지 : 제 몸이 원래 유연하지 못해서 춤에는 소질이 없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오디션을 보게 됐고 지금은 에어로빅강사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 활동중 가장 힘들었을 때나 기뻤을 때는 언제인가요.
이은지 : 아무래도 몸을 써서 관중들께 보여주는 것이 저희의 일이라 경기때 보여드릴 안무를 연습하는 것이 체력적으로 제일 힘들고 열심히 응원했는데도 저희팀(신한은행)이 경기에 패했을때가 속상하죠. 하지만 팀이 승리하거나 우승했을때는 선수들 못지않게 기쁘고 희열을 느끼기도 합니다.
홍단장 : 치어리더는 체력적으로 상당히 힘든 직업이므로 본인이 힘들어하고 싫어한다면 버티기 힘든 일입니다.
한때는 프로스포츠가 활성화되고 ‘브링 잇 온’ 같은 영화들이 히트를 하면서 인기가 높아져 오디션 때마다 경쟁이 치열하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정리가 된 상황입니다.
그러나 전 힘들지만 좋은 직업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일이라고 생각하면 못하는 게 저희 일입니다. 저도 중간에 일을 쉰적이 있었지만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제일 행복할 수 있어 복귀했고 자기관리만 잘한다면 나이가 좀 있어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 치어리더입니다.
저만해도 아이도 있는 아줌마지만 활동하고 있잖아요. 우리나라에선 저 처럼 10년을 넘게 현역으로 일하고 있는 친구들이 많이 있어요.
◆단원들중에서 특이한 이력을 있는 분들은 없나요.
홍단장 : 저희담원들중 전문적으로 춤을 했던 친구들은 거의 없어요. 은지양같은 경우 에어로빅을 했었고 은표양은 힙합댄스팀의 경력이 있지만 대부분 단순히 춤이 좋아서 시작했다고 볼 수있죠.
◆그래이트만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이은지 : 타 치어팀보다는 밝은 표정의 연기가 월등한 것 같고요.(웃음) 자신의 팀이 음~ 진심으로 승리하기를 바란다는 것이겠죠. (웃음)
◆그래이트의 연 매출은 얼마입니까.
홍단장 : 밝히기 좀 어려운 문제인데요.(웃음) 치어팀의 행사만으로는 거의 적자이구요. 공연을 직접 기획하고 진행하는 행사를 통해 수익을 남겨 적자를 보존하고 있습니다.
◆ 가장 기억에 남았던 행사는.
이은지 : 베이징올림픽과 월드컵 때가 제일 재밌었고 기억에 남습니다.
◆3월이후엔 농구시즌이 마무리되는데요. 그 이후는 어떤 활동을 하게 됩니까.
이은지 : 다른 스포츠팀과 관련된 활동은 없구요. 기업행사나 여름엔 해변축제 그리고 댄스공연도 하고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큰 이벤트에도 참여합니다.
◆농구시즌 종료후 그래이트만의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홍단장 : 비보이나 국악 등 다른 장르와 결합한 공연들을 준비하고 있고요. 3월말에는 국악팀과의 공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남자 치어리더가 있는 대한민국의 유일한 치어팀입니다. 앞으로는 경기장에서 남녀치어리더들이 같이 공연하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아직까지 국내치어팀공연이 기존음악과 가수의 노래에 맞춰 안무를 하는 기초적인 것에 머물고 있어 앞으로는 빠르지는 않지만 한단계씩 업그레이드시킨 차별화된 공연을 준비하려 합니다.
◆치어리더가 되고 싶은 분들께 도움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은지 : 무엇보다도 큰 신장이 필요하고요.(웃음) 시간약속에 철저해야하고 성실하게 연습하는 자세도 중요합니다. 밝은 미소와 인내심 그리고 유머감각도 있어야 되고요.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하신다면.
신한은행 여자농구팀 화~이~팅!
DIP통신 안은용 프리랜서기자, gagamal010@dip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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