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P통신) 김정태 기자 = 가수이자 외식사업가로 활동하고 있는 가수 이광필(42)씨는 요즘 납북자 송환을 촉구하는 1인 시위로 바쁘다.
이씨는 지난 5일 세계인권선언 60주년을 맞아 청계광장에서 열린 북한인권 사진 전시회에 1인 시위를 시작한 뒤, 매일 오후 서울 여의도, 시청 앞, 청계광장, 광화문, 남대문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찾아다니며 게릴라성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씨는 많은 시민들과 접촉할 수 있도록 자신이 운영하는 24시간 피자집의 소형 승합차까지 동원했다. 승합차 좌우는 납북자 생사확인과 송환을 요구하는 현수막으로 덮였다.
한 쪽은 납북자 40명의 사진, 다른 한 쪽은 이씨의 친구 이재환씨의 사진과 납북 경위가 적혀 있다.
스피커를 통해선 이씨의 노래 ‘친구’를 배경으로 이씨의 대국민 호소문이 낭독된다.
이씨가 본업인 ‘가수’나 생업인 외식 사업과 전혀 관련 없는 납북자 문제에 이처럼 정성을 쏟는 이유는 친구 이재환씨 때문.
이씨의 고교(서울 숭문고) 시절 절친한 친구 사이였던 이재환씨(당시 25세)는 MIT 공대에서 박사 과정을 밟던 중 1987년 여름 오스트리아를 여행하다 납북됐다.
이씨는 이재환씨가 살아있으면 꼭 만나볼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갖고 지내왔다.
하지만, 지난 2001년 북한 측에서 이씨가 1999년 탈북을 시도하다 실패한 뒤 정치범 수용소에서 지내다 사망했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해옴으로써 실망과 충격을 받은 바 있다.
본업인 가수 못잖게 ‘사랑의 밥차’ 홍보대사, 해외 입양아 돕기, 탈북자 돕기 등 우리 사회의 어두운 그늘을 밝히는 시민 운동가로서도 열정적으로 활동해오고 있는 이씨는 지난해 11월 납북자 가족협의회(회장 이옥철)의 홍보대사로 위촉되면서 틈날 때마다 적극적인 납북자 생사확인 및 송환 촉구 1인 시위에 나서고 있다.
이씨는 홍보대사로 위촉된 뒤 매주 한번씩 서울 신촌의 연세대 앞에서 이재환씨와 일본인 납북자 요코다 메구미의 사진을 넣은 현수막을 걸고 노래를 부르며 납북 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대선 기간엔 납북자와 국군 포로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납북자 480명의 생사확인과 송환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이씨가 올해 2월 발표한 3집 ‘MISSING’은 바로 납북자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다룬 앨범이다.
현재 이씨가 1인 시위 과정에서 틀고 있는 곡이 바로 이 앨범에 수록된 ‘친구’다. 이 곡에서 이씨는 친구 이재환씨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과 지켜주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을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노래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해 1인 시위가 주로 관공서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올해는 시민들이 많은 곳을 시간대 별로 찾아 다니며 더 많은 시민들을 향해 납북자 문제에 대한 지속적이고 범국민적 관심을 호소할 생각”이라며 “추운 날씨와 경기 불황으로 힘든 겨울을 보내고 있는 시민들이 생업과 관련 없는 납북자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따뜻안 오뎅국물까지 건네며 격려해주실 때 시위는 비록 혼자 하고 있지만 5000만 겨레가 함께 하고 있구나 싶어 눈물까지 핑 돌았다”고 말했다.
[사진= 서울 청계광장에서 1인 시위 중인 가수 이광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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