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박정섭 기자 = "이제 의업에 종사할 허락을 받으며 나의 생애를 인류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서약하노라. 나의 양심과 위엄으로서 의술을 베풀고, 나의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첫째로 생각하겠노라"
그 유명한 ‘히포크라테스의 선서’에서 나오는 글이다.
의사의 윤리를 담은 이 선언문은 굳이 의사가 아니더라도 일반인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을만큼 ‘인간 생명에 대한 존엄’을 귀하게 여겨야 한다는 하나의 지침서 역할과도 같은 글귀라 할 만 하다.
필자가 불쑥 히포크라테스선언문을 들고 나온 이유는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 병원에서의 환자와 의사간의 갈등 때문이다.
서울의 모 대형병원에서 근무하던 A 교수가 환자로부터 피격당해 살해되는 사건이 우리기억에서 잊혀지기도 전에 이번엔 다른 대학병원에서 환자가 의사를 흉기로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손가락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 환자는 수술결과에 불만을 품고 의료진을 폭행 했다고 한다.
우선 어떠한 경우에도 폭행은 용납되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병원내 환자의 의사에 대한 폭행은 그 이유를 불문하고 있어선 안 되며 그 죄 값을 꼭 치러야 한다.
지금 의료업계에선 환자들의 의료진에대한 폭행이나 병원내 난동에 대해서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요구가 드높다. 이같은 요구들이 거세지면서 이른바 ‘임세원법(의료법 개정안)’이 발효되기도 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의료진들에 대한 환자들의 불만과 폭행은 끊어지지 않고 있다.
왜 그럴까? 과연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필자는 의료진 내부에서 이 문제를 찾아야 한다고 본다.
고사성어에 ‘역지사지’란 말이 있다. 상대편의 처지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 보고 이해하라는 뜻이다. 필자는 이 고사성어를 의사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다.
환자들의 의료기관 및 의사에 대한 불신과 불만은 지금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의사들이 무면허 제약사 영업사원에게 대리수술을 시켰다는 내용은 환자들에겐 그야말로 충격적이다. 만약 자신이 가족이 수술대에 올랐다면 이런 짓을 했을까?
병원내 환자에 대한 성폭행도 모자라 한 대학병원에서 의사들이 간호사들에대한 ‘몰래카메라’도 찍었다고 한다. 의료진들의 이같은 몰상식한 행위는 한마디로 어처구니가 없다.
의사들이 제약사로부터 수십억 수백억원의 리베이트를 받고 부탁을 받은 약을 환자들에 처방했다는 뉴스도 환자들을 슬프게 한다. 의사들의 불법리베이트는 의약업계가 자정노력도 하고 있다지만 계속해서 뉴스가 터지고 있다. 무슨 자정노력을 했다는 것인지 의심이 갈정도다 이는 환자들을 볼모로 자신들의 뱃속을 챙기겠다는 게 아닌가?
어찌 이뿐이겠는가? 하루가 멀다하고 발생하는 갖가지 의료분쟁사고들. 더욱 안타까운건 의료분쟁이 발생하면 환자들은 약자편에 설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또 병원내 의사들의 불친절, 심지어 환자에 대한 폭언등은 이미 더 이상 뉴스가 아닌 게 돼버렸다.
이쯤되면 묻지 않을 수 없다.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어디에 있단말인가?
양심이 있다면, 위엄이 있다면, 환자의 생명을 첫째로 여겼다면 의사들이 이런 볼썽사나운 그야말로 납득하기 힘든 행태를 보였을까
어찌보면 최근 일어나고 있는 병원에서의 환자들의 의사에 대한 폭행은 의사들의 이같은 행태에 대한 업인지도 모른다.
환자의 잘못을 탓하기 전에 그들의 행위를 비난하기 전에, 의사들은 다시한번 ‘히포크라테스선언서’를 읊어보기 바라며 고사성어 ‘역지사지’를 되새겨 보길 바란다.
NSP통신 박정섭 기자 desk@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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