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5대 시중은행(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에서 지난달 약 10조원의 요구불예금이 빠져나갔다. 같은 기간 빠져나간 요구불예금과 유사한 수준만큼 정기예금 잔액이 증가했다. 예금금리 인하가 시작됨에 따라 고금리 상품의 막차 수요가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7일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에서 집계한 지난달 계수자료를 살펴보니 지난달 MMDA(시장금리부 수시입출식예금)를 포함한 요구불예금이 전월 대비 9조 9237억원 감소했다. 요구불예금은 은행에서 언제든 인출 할 수 있는 수시입출식 예금으로 통상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경우 상황을 지켜보며 운용하는 대기성 자금으로 활용된다.
지난 8월 5대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은 617조 2323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 1508억원 증가했다. 9월에도 전월 대비 6조 851억원 증가했지만 10월엔 10조원 가까이 빠져나갔다.
같은 기간 정기예금은 금리 수준에 따라 증가폭을 달리했다. 지난 8월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925조 6659억원으로 전월 대비 16조 2853억원 큰 폭 늘었다가 9월 930조 4713억원으로 4조 8054억원 늘어 증가폭이 대폭 축소됐다. 이후 10월 다시 942조 133억원으로 11조 5420억원 증가했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면서 고금이 수신상품에 대한 막차 수요가 정기예금 등에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한 후 NH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은행권의 수신금리 인하가 시작됐다. 지난 2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 최고금리는 연 3.35~3.55% 수준으로 기준금리 인하 이후 3주만에 하단이 0.2%p 내려갔다.
업계는 당분간 수신금리의 상승세는 보기 어려울 것이라 전망한다.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가계대출 및 기업대출 모두 ‘개점 휴업’에 가까워지고 있어 자금 조달의 필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내려갔기 때문에 수신금리를 내려 조달비용을 더 낮춤으로 수익을 극대화 해야 하지만 수신금리 인하에도 어느정도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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