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내용 건너뛰기(skip to main content) 본문 바로가기(Go body) 메뉴 바로가기(Go Menu)
G03-8236672469

사흘만에 바뀌는 주담대 정책…은행권 “타이밍 오류·궁여지책” 쓴소리

NSP통신, 강수인 기자, 2024-09-11 15:12 KRX2
#KB금융(105560) #신한지주(055550) #우리금융지주(316140) #주담대 #가계부채

은행권 “실수요자 판단도 어려워…결국 은행에 책임 전가”

NSP통신

(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금융당국의 주택담보대출 정책방향에 빠른 속도로 발맞춘 은행일수록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1주택자까지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했던 은행들이 며칠 새 정책에 예외를 두거나 조건을 내거는 등 조절에 나선 것. 이와 관련해 은행 실무자들은 “주택 관련 대출 정책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결국 은행에 책임이 넘어올 것”이라고 토로했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10일 1주택자도 기존 주택 처분 조건으로 대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앞서 신한은행은 무주택자에 한해 주담대만 허용하기로 한 바 있다. 갈아타기 주담대 역시 취급하지 않았다.

4일만에 바뀐 정책에 따라 신규 주담대 실행일 당일 기존 보유 주택을 매도하는 조건으로 주택 매수 계약을 체결한 차주는 주담대를 받을 수 있다.

G03-8236672469

KB국민은행도 지난 10일 실수요자 보호를 위한 대출 취급 예외 조건을 재안내했다. 서울·수도권 1주택 소유 세대 중 기존주택을 처분한 경우나 결혼예정자, 상속 등 신규구입목적 주담대에는 예외를 적용했다. 우리은행도 지난 8일 결혼, 상속 등 예외 조건을 발표했다.

NSP통신- (표 = 자료 각사.)
(표 = 자료 각사.)

이같은 정책 변경은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메시지로부터 이뤄졌다. 지난 6일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가계대출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하지만 정부가 획일적으로 통제하기보다는 개별 금융회사가 상황에 맞게 관리해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0일 “주택가격 상승 기대를 전제로 한 자금 등 위험 성향이 높은 대출에 대해 심사를 강화하는 등 대출 포트폴리오를 건전하게 조정해 나가야 할 시점”이라며 “감독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는 기본적으로 준수해야 하는 최소한의 기준이며 은행이 각자의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이 원장이 가계대출에 대해 적극 개입하겠다던 메시지를 내놓고 은행권을 압박하자 은행권은 주담대 금리를 올리고 1주택자에게도 대출을 제한하는 등 고강도 대책을 내놓았지만 김 위원장의 발언 이후 메시지를 변경,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이와 함께 은행권은 실수요자 사례를 명확히 하기 위해 ‘실수요자 심사 전담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예외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다양한 실수요자 사례에 대해서는 주관부서에서 실수요자 심사 전담팀을 신설해 금융소비자의 불편함이 없도록 세심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B국민은행도 “가계대출 전문가로 구성된 ‘실수요자 심사 전담반’을 운영하고 있으며 대출 실수요자 판단 기준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실수요자의 불편함이 없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은행권 실무자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우선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정책 발표 시점부터 문제라는 의견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또 추석 연휴를 앞두고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의 의견이 달랐다가 사과 후 다시 좁혀지고 이 과정에서 은행권에 실수요자에 대한 판단은 자율적으로 맡긴다는 것은 은행권과 차주들의 혼란을 더 키우는 것”이라며 “당국에서 세밀하고 입체적으로 정책을 위해 논의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다. 이러한 대책들이 하루아침에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실수요자’의 정의에 대해 금융당국에서도 명확히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실수요자가 누구냐에 대한 질문에 대해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며 “고객과의 접점이 많은 은행들이 적절하게 판단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한 바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오락가락한 정책들은 결국 궁여지책에 불과하다”며 “예를 들어 이사를 앞두고 있지만 오래 전에 취득한, 집값이 매우 하락한 집이 있는데 이게 발목을 잡아서 팔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억울할 수 있다. 실수요자들이 은행 한도에 따라 결정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실수요자를 감히 누가 판단할 수 있나. 어쩔 수 없는 분들이 대출 절벽에 막혀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일이 없게 최대한 구제하기 위해 은행들이 그나마 세밀한 대책들을 마련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선의의 피해자는 계속 나오고 추가적인 정책 수정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경제뉴스통신사 NSP통신·NSP TV. 무단전재-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