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금융지주사들의 인터넷은행 설립 관련 소식들로 금융권이 시끌시끌하다. 금융권 주변에서는 은행연합회가 이르면 이달 안에 금융지주들이 인터넷은행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의견을 금융당국에 전달할 예정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뿐만 아니라 은행연합회의 공식 의견을 전달받으면 금융당국은 7월 이후 본격 검토할 것이라는 소식도 들린다. 이에 금융위원회와 은행연합회, 금융지주사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대한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봤다.
은행연합회의 말을 들어보니 “지주사들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인터넷은행 설립에 대한 요구와 의견이 있었다”며 “연합회가 나서서 (해당 사안을) 만든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지주사들의 의견을 취합했을 뿐 그 이상 만들어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지주사들의 이야기는 달랐다. 금융지주사는 “연합회 측에서 금융권에 먼저 의견을 물어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쪽(지주사)에 수요 조사 요청이 들어왔는지는 모른다. 확인이 안 되는 부분이다”라고 주장했다.
금융지주사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대해 제대로 검토된 사실이나 공식 입장도 없고 준비하고 있는 것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말 그대로 금융당국이 라이센스를 주면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수준이다.
오히려 “은행연합회가 그러한 연결고리 역할을 해 주면 우리에게는 좋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지주사들에게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반응이 나온 까닭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들어보니 한 지주사는 “카카오뱅크, 케이뱅크가 빠른시간 내에 기반을 늘렸고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다 보니 지주사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대한 이야기가 촉발되긴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중은행과는 다른, 새로운 기회를 준다면 금융회사는 우선 기회를 확보해놓고 보는 것”이라고 했다.
은행 점포 축소,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수요 증가 등으로 기존의 창구로 소통하는 시중은행의 한계로 인해 지주사의 새로운 사업이 필요한 시점인데다 시중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에 비해 규제가 엄격하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해서 다양한 업종의 플랫폼사와의 제휴를 도모하는 등 기존 영업점에 기반한 영업방식에서 벗어나 원점에서부터 새로운 시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은행연합회나 지주사들에게서 구체적인 사업계획이나 공식적인 의견이 아직 접수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주사들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대해 “설립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 취지는 기존의 고여있던 은행업계에 인터넷은행이 이른바 ‘메기’역할을 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지주사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이 제도적으로 금지된 사항은 아니다”라며 “지주사가 인터넷전문은행을 필요로 하고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목적이 타당하다면 설립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주사의 영역이나 힘이 커질 것이란 우려로 허락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한편 은행연합회는 “지금까지 취합한 의견들을 자료로 만들어 빠르면 다음 달 금융당국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 sink60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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