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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리볼빙 경고 불구, 카드사 이벤트 홍보 “연체보다 낫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 2022-07-11 15:23 KRD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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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P통신- (강수인 기자)
(강수인 기자)

(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최근 리볼빙(일부 결제금액 이월 약정) 금액이 급증한 것과 관련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여신전문금융회사에 결제성 리볼빙 관리에 각별히 신경써달라고 경고했지만 신한카드·NH농협카드 등 신용카드사는 오히려 ‘이벤트’까지 실시하며 리볼빙을 적극 홍보하고 나섰다.

리볼빙 금리가 최고 19.9%로 높은 편이지만 카드사 실무자들은 “연체하는 것보다 리볼빙이 낫다”는 반응이다. 반면 금융소비자연맹은 “카드사가 리볼빙을 홍보하는 것은 빚을 오히려 장려하는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최근 NH농협카드에서 광고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이번달 리볼빙을 신청하면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쿠폰을 제공한다는 내용의 이벤트 광고였다. 농협카드는 “결제일을 깜빡해도 연체없이 일부 카드대금만 결제할 수 있다”고 리볼빙을 홍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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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신한카드에서도 리볼빙 신규 약정시 마이신한포인트 5000p를 적립해주는 이벤트를 실시했다. 마이신한포인트는 1p이상 적립시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1p당 1원으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다.

롯데카드와 삼성카드도 리볼빙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리볼빙을 홍보하는 문자메시지에서 “리볼빙 결제비율 100%로 신청하면 부족한 금액은 다음달로 이월돼 연체되지 않는다”고 알렸다. 삼성카드도 마찬가지로 “현재 이용중인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리볼빙)의 결제비율을 조정해 원하는 금액만큼만 납부하세요”라고 홍보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 등 7개 전업카드사의 리볼빙 이월잔액이 2020년말 약 5조 4000억원, 2021년말 약 6조 1000억원, 올해 5월 말 액 6조 4000억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 5월말 리볼빙 이월잔액은 6조 4163억원으로 이는 리볼빙 이월잔액 집계 시작 이후 사상 최대 수준이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강화로 리볼빙 수요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 전망됨에 따라 이복현 원장은 결제성 리볼빙에 대한 경고 나섰다. 결제성 리볼빙의 경우 DSR 산정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대출 수요가 리볼빙으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결제성 리볼빙은 취약차주의 상환부담을 일시적으로 줄여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금소법상 금융상품에 해당되지 않아 불완전판매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올해 7월부터 시행된 DSR 3단계 조치 이후 현금서비스, 결제성 리볼빙 등 DSR 적용대상에서 제외되는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수 있으므로 리스크 관리에 보다 신경써달라”고 당부했다.

리볼빙은 한마디로 이번 달 내야 하는 카드 사용 금액 중 일부를 다음 달에 내는 것이다. 다만 금리가 비싸 고금리 대출 성격을 띤다는 것이 문제다. 실제 올해 1분기 리볼빙 평균 금리는 연 14.83~18.52% 수준으로 집계됐다.

그럼에도 카드사는 리볼빙이 크게 위험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연체를 하는 것보다 리볼빙을 하는 것이 고객들에게 더 낫다는 의견이다.

NH농협카드 관계자는 “리볼빙은 당장 결제를 하실 여유가 안되는 고객들이 다음달로 결제대금을 넘겨 연체를 막을 수 있어 잘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며 “최대 금리는 연 20%인데 사용하시는 고객들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당장 결제가 어려운 고객들에게 결제대금을 이월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니까 이를 활용하실 수 있다”며 “금리는 카드사가 고객의 신용, 리스크 등을 판단해 선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카드 관계자도 “리볼빙이 연체보다 훨씬 낫다”며 “카드값을 연체하게 되면 연체 기록이 남게 되고 연체 기록이 남으면 신용등급이 예전 등급제 기준으로 한번에 거의 3등급이 내려간다”고 말했다.

이어 “제1금융에서 대출이 안 되는 고객이 제2금융, 카드론, 현금서비스 그 다음으로 선택하는 것이 리볼빙”이라며 “취약차주 분들이 사용하시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금리가 높을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금융상품이라는 것은 본인의 신용 등 여러 상황을 감안해서 이용하는 것이 제일 좋다”고 말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도 “연체를 하면 아무래도 신용등급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대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리볼빙을 하면 일단 연체는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리볼빙을 고객들에게 권장하고 싶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리볼빙은 카드이용대금을 납부하기 어려운 고객이 급하게 이용하는 SOS수준으로 본다”며 “그런 차원에서 보면 SOS를 권장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카드사의 입장에서도 고객들이 이용 대금을 제때 납부하는 등 정상적으로 들어오는 부분이 운영상 낫다”며 “할부는 자금운용 시작부터 포트폴리오 구성이 돼 고객으로부터 할부금을 회수할 수 있는 방법이 시스템화 돼 있지만 리볼빙은 고객이 갑작스럽게 신청하는 부분이라 이벤트나 프로모션을 걸기에는 좋지 건수도 적고 결과도 효과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상황에서 카드사들이 리볼빙 관련 홍보를 하고 이벤트를 하는 것은 의외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현재 카드사에서 리볼빙 관련 이벤트를 하면서까지 홍보를 하는 것은 최근 DSR규제로 인해 카드론 수요가 내려가 리볼빙 확대로 이자수익을 보완하기 위함으로 보인다”며 “이는 사실 빚을 장려하는 행태”라고 강조했다.

그는 “리볼빙 금리는 사실 ‘차곡차곡 늘어나는 빚’”이라며 “리볼빙을 신청하는 고객들 중 대부분이 카드를 여러개 사용하는 다중채무자로 리볼빙을 하게 되면 값아야 할 돈이 자꾸 쌓여 채무가 늘어나 결국 빚이 빚을 양산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분명 리볼빙의 순기능은 있다”면서도 “금융당국은 리볼빙과 관련해 금융소비자들에게 부채 증가의 위험성을 적극 알려야 하며 카드사들도 고객들이 리볼빙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결제를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 sink60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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