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5대 시중은행에 15조원이 넘는 돈이 몰려갔다. 금리 인하기에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속속 내려가는 데다 가상자산 시장이 출렁이고 ‘트럼프 트레이드’에 주식시장도 불안해진 영향이다.
6일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정기예금 잔액은 전월 대비 15조 7006억원 늘어난 938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21조원 이상 줄어든 뒤 2개월 연속 감소했다가 15조원 이상 대폭 늘어난 것이다.
반면 요구불예금 잔액은 전월 대비 6조 864억원 줄어든 625조 1471억원으로 집계됐다.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해 12월 5조 1607억원 감소한 뒤 올해 1월 25조원 넘게 늘었다가 지난 2월 다시 감소 전환했다.
요구불예금은 은행에서 언제든 인출이 가능한 예금으로 저축성 상품에 비해 이자가 낮다. 이는 투자처를 찾아 흘러다니는 이른바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도 분류된다.
15조원의 자금이 정기예금으로 흘러간 이유 중 하나는 금리 인하로 인해 예적금 ‘막차수요’가 반영된 것이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 평균 금리는 연 2.74~3.07%로 나타났다. 금리 인하기가 본격 시작돼 앞으로 예금 금리는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 역시 폭등과 급락 사이를 오가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은 8만 4000달러선에서 거래됐고 5일 9만 4000달러까지 상승했다가 하루 만에 다시 8만달러대로 떨어졌다. 가상자산 전략 비축 추진 언급 등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발언에 따라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이라 불리는 금 역시 올해 들어서만 10차례 이상 신고가를 경신했다가 최근 며칠 새 가격이 급락했다.
이와 관련해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면서 예금 금리도 낮아지고 있지만 지금 증시가 불안하고 가상자산 시장도 오르내림 폭이 큰 상황이라 안정적인 정기예금이나 적금을 택하시는 분들이 늘고 있다”며 “앞으로 금리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돼 그 전에 정기예금 상품에 가입하기 위한 문의도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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