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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

③증권·보험사 인수로 거액투자, 횡령사고로 손실까지…우리은행 재무건전성 괜찮나

NSP통신, 강수인 기자, 2024-10-02 14:31 KRX2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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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P통신- (사진 = 우리금융그룹)
(사진 = 우리금융그룹)

(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우리금융그룹의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노력들이 자칫 재무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연이어 터진 수백억원대 횡령사고로 인한 손실과 함께 증권·보험사 인수자금 등 비용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같은 비용부담이 결국 혜택 축소, 금리 인상 등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 증권·보험 인수…현금실탄 충분하다 해도 향후 문제 ‘위험성’

우리금융의 증권·보험 인수를 위한 현금은 충분하지만 성장을 위해 투입될 비용이 만만찮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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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증권사 인수 과정에서 우리금융은 중견 증권사 인수에서 방향을 틀어 소형 증권사 인수를 통한 증권업 라이센스 획득 후 우리종합금융과 합병하는 방향을 택했다. 3조원까지 추산됐던 비용은 500억원으로 줄었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우리금융이 내건 “10년안에 10위권 초대형 IB(투자은행)으로의 도약”을 실현하기 앞서 일단 ‘10위권’으로 진입을 위해 우리투자증권이 갖춰야 할 자기자본은 약 3조원이다. 3조원의 자기자본으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위를 확보하고 4조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갖춰야 초대형 IB 반열에 오를 수 있다.

그러나 우리금융이 사들인 한국포스증권의 규모가 워낙 작아 리테일 영업망이 미흡해 개인 주식거래 등 핵심 서비스를 제공하기엔 시기상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우리투자증권이 시장에 안착해 이익을 내기까지는 적어도 10년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경쟁 증권사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투자증권을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키우기 위해 투자해야 할 시간과 비용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출범 초부터 손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정황이 우리투자증권에서도 드러나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받게 됐다. 우리금융의 재무적인 지원과 금융당국의 ‘따뜻한’ 환경이 신사업진출에 필수적이지만 이번 사태는 모두를 불안하게 한다.

이번 보험사 인수 역시 재무리스크가 될 위험이 제기된다. 우리금융은 지난 8월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결의하고 중국 다자보험그룹 측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 지분 75.34%를 1조 2840억원에, ABL생명 지분 100%를 2654억원에 각각 인수하기로 했다. 총 인수 가액은 1조 5493억원이다.

이 금액은 현금성자산에서 마련한다. 우리금융의 올 2분기말 현금성자산은 25조 4716억 3200만원으로 현금 실탄은 충분하다. 다만 자본비율 하락으로 인한 주가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M&A를 하게 되면 그만큼 해당 기업의 자본비율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익이 감소하고 해당 기업이 상장기업이라면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자본비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재무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우리금융은 자본비율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인수를 추진했다는 입장이다. 바젤Ⅲ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최대 금액은 1조 9000억원 수준이다.

증권업계는 이번 비은행 M&A에 대해 “장기적으로 본다면 이익이 생길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 과정에 대해 “시장 일부에서는 자본비율상 인수 여력(1조 9000억원)을 초과할 가능성도 거론됐으나 최종 인수 가격은 합산 1조5493억원으로 결정됐기 때문에 시장 우려보다 양호한 수준”이라며 “BIS 보통주 자본비율(CET1)도 5~10bp 하락에 그쳐 금융지주의 중장기 주주환원에 부담을 주지 않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수 이후 당장 금융지주 실적에 도움이 되지는 않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비이자이익 확대에 기여할 전망”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지주 편입과 (필요할 경우) 합병 과정에 증자, 전산 및 인력 통합 비용이 발생할 수 있지만 양 사의 금년 상반기 순이익이 합산 2000억원에 이르는 만큼 실적이 안정화될 중장기 이후에는 금리 하락기 은행 이자이익 정체를 상쇄할 비이자이익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보험과 증권사 인수를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보통주자본비율에 영향이 적은 금액, 합리적인 적정 가격으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주주의 이익을 위한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목표이기 때문에 비은행과 은행이 서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봐달라”고 말했다.

이어 “인수‧합병의 과정에서 고객예금이 사용되거나 고객에게 제공되는 혜택이 줄어드는 등 고객에게 부담이 전가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NSP통신- (사진 = 우리금융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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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횡령에 부당대출 부실까지…횡령사고 환수율 1.7%

이와 함꼐 2022년 발생한 700억원대 횡령, 2024년 180억대 횡령에 이어 350억원 규모의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연계 부당대출로 발생한 269억원대의 부실도 우리금융의 재무건전성을 위협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0년 4월 3일부터 2024년 1월 16일까지 실행된 손 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대출은 총 616억원이다. 이중 지난 7월 19일 기준 부실이 발생(기한이익 상실)했거나 연체중인 대출은 전체건 중 19건으로 269억원에 달한다.

앞서 오기형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횡령사고 금액은 772억 7780만원으로 나타났다. 환수액은 1.7%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들의 횡령액과 금융사고 환수액을 살펴보면 ▲하나은행 85억 7520만원, 63.1%(54억 1320만원) ▲NH농협은행 32억 3750만원, 14.4%(4억 6580만원) ▲신한은행 28억 8670만원, 42.3%(12억 2000만원) ▲KB국민은행 9억 5700만원, 35.9%(3조 4370만원)다. 시중은행 중 환수율은 우리은행이 가장 낮다.

올해 들어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180억원의 횡령사고까지 더해지면 환수율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 금액 중 45억원은 몰수보전했지만 나머지 금액은 가상자산 등에 투자해 투자손실과 계좌추적이 어렵다.

이와 함께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로 발생한 부실도 문제다. 정상적인 대출은 이자이익이 발생하지만 부실채권은 회수가 불가능해 자산건전성을 해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사고 발생시 환수받지 못한 금액은 손실이 된다”며 “이익에서 해당 규모가 빠져버리는 구조라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큰 틀에서 봤을 때는 직접적이진 않지만 소비자들의 피해로 연결되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성수용 한국금융연수원 교수는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사고로 인해 회수가 되지 않는 금액은 특별손실 처리한다”며 “이렇게 되면 고객들에게 우대금리나 혜택을 제공할 여유가 줄어들고 실적이 악화돼 직원들의 상여금이나 성과급도 축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금융사고로 인해 발생한 손실은 실적에 반영돼 당해 실적이 낮게 나타날 뿐”이라며 “고객의 예금이나 자산에 대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부당대출로) 발생한 부실일 경우 절차에 따라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는 등 진행이 될 것”이라며 “이것으로 인해 자산건전성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이달 2일부터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에 대한 정기검사에 착수한다. 이번 검사에는 은행검사국과 자본시장감독국 등 30~40명의 검사 인력이 대규모로 투입될 예정이다. 이번 검사를 통해 손 전 회장이 연계된 부당대출 의혹과 함께 내부통제 시스템, 재무건전성 등을 중심으로 금융지주와 계열사의 경영 실태를 점검하며 오는 11월 8일 검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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