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국감②
올해만 4명 사망…잇단 ‘중대재해’ 한화오션, 국감장 서나(서울=NSP통신) 최정화 기자 =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다음달 7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가운데 이번 국회가 증인으로 소환할 대상 기업에 산업계 관심이 쏠린다. NSP통신 취재에 따르면 증인·참고인 선정은 각 당별로 오는 20일 취합 후 양당 간사 논의를 거쳐 이달 26일 전체회의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본지는 지난달 입법조사처가 발간한 ‘2024 국정감사 이슈 분석’과 ‘제22대 국회 입법·정책 가이드북Ⅱ’의 중점주제를 토대로 산업계 국감 대상 기업을 미리 소환해 본다. [편집자주]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달 21일 발간한 ‘2024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 따르면 고용노동부가 제시한 중점주제는 단연코 중대재해 근절이 주를 이룬다. 노동부가 분석한 근로자 안전 관련 중점주제는 ▲중대재해 원인조사 결과의 산재예방 활용성 제고 ▲5인 미만 사업장 안전보건 규정 개선 ▲산업안전보건법 적용 제외 규정 개선 ▲근로자 안전보호를 위한 재귀반사 작업복 착용 의무화 등이 골자다.
특히 지난 2022년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대표이사가 구속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산업계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이에 최근 사망사고에 이어 올해 총 4명의 노동자 사망사고를 낸 한화오션이 국감에 출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환경노동위원회 일부 의원들이 한화오션 경영진의 국감 소환을 검토 중이다.
국회 환노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국회부의장은 한화오션 대우조선노조와의 만남에서 한화오션의 국감 추진을 약속했다.
이 부의장은 지난 3일 열린 조선업 관련 정책 현안 간담회에서 “한화오션 경영진에 대한 국정감사 추진 검토를 비롯해 상임위 등 다각적 측면에서 관련 현안을 면밀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이날 김유철 대우노조 지회장은 “1년여 만에 큰 안전사고가 4건이나 발생했다”며 “무분별하게 외국인 노동자를 확대해 안전 문제와 숙련기술력 축적 부재 문제 등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노위 소속 정혜경 진보당 의원실도 한화오션의 국감 출석을 검토 중이다. 정 의원실은 “한화오션은 노동자들의 사망에 대해 책임지고 조선업 노동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국감에서 이 문제를 심도있게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 “사과문에 대책 없어..근본적 재발 방지 대책 내놔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구 옥포조선소)에서 지난 9일 올해 4번째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한화오션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경 거제사업장 내 플로팅 도크에서 4375호선 라싱브릿지(해상크레인 사용) 탑재 작업 중이던 협력사(에스이엠투) 소속 노동자 구씨(41세)가 추락했다. 구씨는 사고 직후 응급조치 후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오후 11시 23분 사망했다.
한화오션은 지난 10일 사과문을 내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사태 수습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회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강구해 안전대책을 더욱 강화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한화오션의 사과문에 즉시 반발하며 근복적인 재발방지 대책과 안전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금속노조와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지난 11일 고용노동부 통영지청 앞에서 ‘한화오션 중대재해 사망, 실질적 경영책임자 구속 촉구’ 에 관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금속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원청의 지위를 이용해 퇴근하려던 하청업체 노동자를 불러 작업을 지시했고 하청업체 소장이 사고 위험성을 경고했지만 한화오션은 하청업체 대표에게 직접 지시해 작업을 강행시켰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32m 위 공간에는 제대로 고정되지 않은 그물망만 설치돼 있었고, 고인은 그 사이로 빠져 추락했다”며 “법률에 따른 안전난간 기준에도 미치지 못한 불법적 설치물이다”라고 지적했다.
이미 고용노동부 특별감독과 종합안전보건진단에서 해당 라싱브릿지 그물형 핸드레일에 대한 위험을 지적당했고 대우조선지회도 추가로 지적했지만 한화오션측이 이를 개선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금속노조는 정부와 한화오션을 포함한 조선사에 ▲중대재해법에 따른 경영책임자 구속수사 ▲전체 조선소 안전보건관리시스템 긴급 점검 및 원·하청 통합안전관리시스템 구축 ▲하청노조 안전관리활동 참가 보장 ▲다단계 하청 고용 금지 등 요구안을 전달한 상황이다.
금속노조 측은 “올해 4명의 노동자를 사망케 한 한화오션의 실질적 경영책임자가 처벌받도록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거제사업장은 이번 추락사 사고까지 올 들어 총 4명이 사망했다. ▲1월 12일 폭발사고로 1명 사망 ▲1월 24일 잠수작업 중 의식불명으로 1명 사망 ▲8월 19일 온열질환 추정 1명 사망 등이다.
김한주 금속노조 부장은 NSP통신에 “금속노조 입장에서 대책을 내놓지 않은 회사 측의 사과는 사과가 아니라 빈말에 불과하다. 올초부터 반복된 중대재해에 늘 사과 입장을 언론에 넀고 그런데도 중대재해는 계속 반복되고 있다. 이런 사과는 무의미하다”면서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과 중대재해 진상규명 결과를 내놓고 나서 사망 노동자 유족과 노동자들, 대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현재 정확한 사고원인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수립을 위해 수사기관의 현장 조사 및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회사는 재발방지 대책 수립과 작업환경 개선 등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해 안전한 회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시한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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