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연예인을 내세운 시중은행들의 광고와는 달리 저축은행 광고에는 자사 캐릭터나 스포츠 선수들이 등장한다. 이미지 쇄신과 비용절감, 두 가지를 모두 잡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저축은행 업계 실무자들의 의견을 들어보니 “연예인의 이미지를 저축은행에 굳히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며 “자체 캐릭터와 프로 선수들은 가장 부담없는 선택”이라는 반응이다.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은 자체 캐릭터를, 웰컴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은 프로 선수들을 통해 대중에게 다가가고 있다.
SBI저축은행의 광고에는 트로피를 든 사자 캐릭터가 등장한다. SBI저축은행 중금리 광고캠페인은 ‘선택(S) 받고(B) 있다(I)’라는 이니셜을 새롭게 해석해 사자 캐릭터가 전국을 돌며 세레머니를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사자 캐릭터가 경찰, 시골어르신, 직장인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모습을 연출해 서민금융의 이미지를 구축하려 했다.
OK저축은행의 대표 캐릭터는 ‘읏맨’이다. ‘OK’를 오른쪽으로 90도 회전하면 ‘읏’으로 보인다는 점을 이용해 캐릭터를 만들었다. OK저축은행은 ‘읏맨’을 활용해 유튜브 채널도 구축해 만화를 업로드 하고 있으며 ‘읏맨과 은맨의 대결’, ‘읏맨과 금융사신’, ‘읏맨과 악당 오징허’ 등 광고 시리즈를 선보였다.
업계는 이같은 저축은행의 자체 캐릭터들이 저축은행의 이미지 개선과 비용 절감, 두 가지를 모두 잡은 선택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특히 OK저축은행이 먼저 시작한 읏맨의 경우 저축은행들이 연예인 섭외 대신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안을 제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자체 캐릭터가 자칫하면 과거 한 대부업체의 ‘콩팥’과 같은 오명을 얻을 위험이 있는데 이러한 오명 없이 저축은행의 이미지도 개선하고 재미도 얻은 좋은 예”라고 말했다.
캐릭터 광고와 함께 저축은행들이 선택한 또다른 대안은 스포츠 선수들을 내세운 것이다.
웰컴저축은행은 자사 PBA 프로당구팀 ‘웰뱅피닉스’의 차유람, 쿠드롱 선수를 대표모델로 세웠다. 또 ‘꿈테크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은 현직 체육교사 한정원씨의 KLPGA 도전기를 담는 등 기업의 이미지를 개선하려 했다. 한정원씨와 함께한 웰컴저축은행의 광고는 국내 최고 권위 디지털미디어 시상식으로 꼽히는 ‘앤어워드’에서 ‘디지털 광고캠페인 부문 사회공헌분야 그랑프리’를 수상하기도 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자사 배구단 ‘AI페퍼스’ 선수들의 화려한 기술을 선보였다. 페퍼저축은행의 광고에서는 하혜진, 이현, 엘리자벳, 이한이 등 선수들이 ‘페어하고 퍼펙트하게’라는 슬로건 아래 선수들의 서브, 토스, 스파이크 등 기술을 보여주는 역동적인 모습과 함께 공정하게 경기에 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스포츠와 연예인이 결합한 형태의 ‘인기 선수’나 ‘인기 감독’을 활용한 광고를 많이 선택하는 편”이라며 “프로 선수들이 가진 이미지와 금융의 이미지를 결합해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가장 부담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남아있는 저축은행의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연예인들이 광고를 스스로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며 “연예인 한 명을 섭외하면 그 연예인이 은행과 동일시되기까지, 이미지를 굳히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한데 그 관계를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같은 문제에 대한 가장 좋은 대안이 바로 자체 캐릭터나 스포츠 마케팅”이라고 덧붙였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 sink60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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