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내용 건너뛰기(skip to main content) 본문 바로가기(Go body) 메뉴 바로가기(Go Menu)
G03-8236672469

평택 고덕지구 폐업위기 함바식당, “삼성은 지역상인과 상생하라”

NSP통신, 배민구 기자, 2019-02-28 15:15 KRD2
#고덕국제화지구 #함바식당 #삼성전자 #삼성물산 #포세카
NSP통신-평택시 고덕국제화지구 내 삼성전자 2기 공장 건설 현장 모습. (배민구 기자)
평택시 고덕국제화지구 내 삼성전자 2기 공장 건설 현장 모습. (배민구 기자)

(서울=NSP통신) 배민구 기자 = 경기 평택시 고덕국제화지구 내 삼성전자 2기 공장 건설이 한창인 가운데 1기 때와 다르게 공사현장의 통문·통행이 막히고 현장 내 특정 단체급식업체가 운영하는 식당이 늘면서 폐업위기에 몰린 주변 함바식당들이 삼성은 지역상인과 상생하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 고덕지구 주변에는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기술인들을 상대로 함바식당 70여 개가 영업 중에 있다.

이들은 지난해 삼성전자 2기 공장 공사가 시작되면서부터 매출이 10분의 1도 안되게 급감했다며 그 원인으로 단체급식업체인 포세카 매장이 단지내 7개까지 늘고 1기 공사 때 열어줬던 통문과 통행이 막혀 기술인과 식당 차량이 원활히 출입할 수 없게 된 점을 꼽고 있다.

G03-8236672469

그동안 단지 주변 함바식당들의 입장을 대변해 온 지제상가번영회(회장 구본열)는 삼성전자 2기 공사 이후부터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이 보안과 안전 및 사내화 등을 이유로 통문과 통행을 제한하면서 기술인들이 단지 내 단체급식업체인 포세카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조장해 주변 식당들이 고사 상태에 이르렀다고 주장하며 기술인들이 자유롭게 식당을 이용할 수 있도록 삼성 측이 추가 통문과 통행을 허용하고 셔틀버스를 운행해 공평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줄 것을 요구해 왔다.

구본열 회장은 “함바식당들이 현재 월 최소 2000만원에서 2500만원씩 적자를 보고 있는 실정이며 심지어는 5000만원씩 적자가 8개월째 지속된 업체도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지제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출퇴근 시간이나 점심식사 시간에 가보면 기술인들이 게이트를 통과하는 데만 걸리는 시간이 장난이 아니다”며 “보안과 공사 상황을 핑계로 토끼몰이식으로 통로를 운영하다보니 기술인들이 외부식당을 이용할 엄두도 못내고 포세카만 이용하게 되는 것”이라며 추가 통문과 통행을 허용하지 않는 삼성측을 꼬집었다.

NSP통신-(위에서 부터) 고덕지구 건설 현장에서 포세카가 운영 중인 식당이 가림막 뒷편에 보이고 있다.외부식당들이 점심시간에 기술인들을 태우기 위해 고덕지구 내에서 차량을 운행하고 있다. (배민구 기자)
(위에서 부터) 고덕지구 건설 현장에서 포세카가 운영 중인 식당이 가림막 뒷편에 보이고 있다.외부식당들이 점심시간에 기술인들을 태우기 위해 고덕지구 내에서 차량을 운행하고 있다. (배민구 기자)

함바식당주들은 삼성물산이 단체급식업체인 포세카의 매장을 늘인 것에 대해서도 한 목소리를 냈다.

식당주들은 “삼성물산이 포세카 식당을 늘인 것은 지역 경제는 안중에도 없는 처사”라며 “포세카가 번 돈은 본사로 올라가는 거고 포세카가 잘 된다고 해서 지역이 잘 사는 게 아니지 않냐”고 반문한 뒤, “이 지역 함바식당이 채용해서 같이 일하고 있는 직원수만 비교해 봐도 지역 경제에 누가 더 역할이 큰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또 이들은 삼성 측이 1기 때 식당주들의 역할은 외면하고 2기 공사 상황을 핑계로 지역 상인들의 생존은 안중에도 없다며 서운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장당동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박모씨는 “1기 공사 때는 기술인들이 나올 수 있는 여건이 좋아 외부식당을 많이 이용했다”면서 “식당들이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서비스를 높였기 때문에 기술인들이 식당에서 편하게 주차하고 저희가 태워주는 버스타고 출퇴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식당에 주차를 하면 현장 주차장보다 1시간 반에서 2시간가량 출퇴근 시간이 절약돼 그만큼 더 쉴 수 있고 사건사고도 줄고 일의 효율도 높이는 역할을 했다”며 “삼성이 공사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서로 상생한 것인데 이를 삼성이 인정한다면 공사 상황이 바뀌었다고 나 몰라라 하지 말고 적극적인 상생안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1기 공사 때 문전성시를 이루며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내며 영업하던 함바식당들이 현재는 빚더미와 파산의 위기에 내몰리며 부동산 경기와 관련 도소매 상인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면서 이 지역 경기까지 적신호가 켜졌다.

함바식당에 임대를 내 준 장당동의 한 건물주는 “건물주나 식당을 운영하는 임차인이나 대출을 끼지 않은 사람이 없는데 장사가 안 되다 보니 금융비용 부담이 파산 지경에 까지 왔다”며 “삼성 쪽에서 포세카와 주변 식당의 이용 비율을 어느 정도 조정해서 방안을 찾아주면 같이 살아갈 수 있는 길이 생길 수 있는데 삼성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NSP통신-18일부터 차량 10부제, 카풀, 셔틀버스 운행을 알리는 현수막이 고덕지구 입구에 게시돼 있다. (배민구 기자)
18일부터 차량 10부제, 카풀, 셔틀버스 운행을 알리는 현수막이 고덕지구 입구에 게시돼 있다. (배민구 기자)

한편 상가번영회의 주장이 지속되자 삼성 측도 반응하는 모습이다.

지난 18일 삼상물산이 현장 주변 교통 혼잡과 주차장 포화 등을 이유로 차량 10부제와 카플 및 셔틀 운영을 개시했다.

순환셔틀 운행 조치로 노선 주변 식당 주차장을 이용하는 기술인들의 출퇴근이 용이해지면서 식당 경영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13일, 2기 공사부터 막혀버린 통문과 통행에 반발해 오던 번영회가 중소벤처기업부 상생협력정책과와 평택시,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포세카가 참석한 연석회의를 통해 추가 통문과 통행, 산단주변 인근상가를 거점으로 하는 순환셔틀 운행을 요구했고 삼성 측도 이를 수용하는 듯 했으나 이후 삼성 측이 안전과 비용 등의 문제를 이유로 수용 불가 의사를 전해오며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게다가 삼성물산이 출퇴근 교통난과 주차장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기술인 숙소와 현장을 오가는 이른바 숙소셔틀 시행을 추진하자 번영회가 지난달 29일 “숙소셔틀 시행 시 주변 상권 전체가 몰락하는 상황이 도래할 것”이라며 숙소셔틀 시행 추진을 중단하고 산단 주변 순환셔틀 운행을 재차 요구했다.

삼성물산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지난 18일 운행에 들어간 순환셔틀 시행은 삼성 측이 상가번영회의 요구안을 일부 수용하며 한 발 양보한 모습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식당주들의 곱지 않은 시각은 여전하다.

지제동서 식당을 운영 중인 김모씨는 “주차장 부족과 교통 혼잡으로 출퇴근에 어려움을 겪는 기술인들의 불만이 거세지자 숙소가 많은 서정동과 동삭동에 숙소셔틀을 운행하는 앙케트까지 벌이던 삼성 측이 실행이 용이치 않자 우리들이 요구한 순환셔틀안을 받아드린 것”이라며 “상황이 바뀌면 언제 또 바뀔지 모른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식당주 이씨는 “삼성전자와 평택시의 장밋빛 청사진에 전 재산과 대출까지 받으며 시작한 장사가 갑작스런 조치로 사업을 접지도 그냥 하지도 못하는 상황으로 반년을 넘게 보내며 빚만 더 불어난 꼴이 됐다”며 “순환셔틀 운행으로 상황이 나아지는 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삼성이 1기 때처럼 통문과 통행을 허용해 지역 상인들과 상생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학수고대한다”고 한탄을 늘어놓았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포세카 운영과 관련해서 “현장 안에 식당을 두는 건 공사 작업의 효율성 때문”이라며 “현장이 워낙 크다보니 근로자분들이 식사를 빨리하고 휴식하기를 바라는데 밖에서 식사하는 것은 이동 시간이 많이 걸려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근로자분들의 편의를 위해 현장 안에 식당을 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통문 허용에 대해서도 “해당 지역의 안전 상 문제로 문을 열고 닫는 것을 결정한다”며 “안전사고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에는 개방할 수 없는 것이고 개방하는데 문제가 없다면 개방을 안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기 때와 공사 초기에는 식당차량이 현장에 들어올 공간이 있었는데 공사가 진행되면서 자재도 수급해야하고 차량들도 많이 이동해야하는 상황이 생기면서 식당차량들이 주차했던 공간이 자재로 채워져 있다”며 “이런 상황을 식당주분들에게 직접 보여주며 설명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또 “안전과 공사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현장도 최대한 그분들의 목소리를 듣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번영회 입장은 충분히 알고 있고 요구사항이 있으면 최대한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지역경제와 상상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공사가 진행되는 상황, 근로자분들의 편의와 휴식문제 등 현장 여건에 중점을 둘 수 밖에 않는 상황을 감안해 줄 것”을 당부했다.

NSP통신/NSP TV 배민구 기자, mkbae@nspna.com
저작권자ⓒ 한국의 경제뉴스통신사 NSP통신·NSP TV.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G03-82366724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