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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의 ‘맛과 멋’

서민들의 삶과 애환이 배어나는 재래시장

NSP통신, 김광석 기자, 2015-02-11 20:43 KRD7
#군산시 #재래시장 탐험

(전북=NSP통신 김광석 기자) = “역사를 잇는 재래시장에서 미래를 발견하다.”

생활속의 친근한 장소, 먹을거리와 특산품이 같이 있으며 편리함을 더하여 변화하고 있는 현장 ‘전통의 재래시장’을 찾아가 본다.

네모 반듯 깔끔하게 진열된 대형마트와는 다른, 시장 마다 색다른 특색, 사람들의 활기찬 목소리, 오랜 세월의 흔적을 담고 있는 소소한 풍경들, 시장에서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음식, 그리고 그 자리를 오랫동안 지켜온 사람들의 따뜻한 인심과 웃음까지, 골목골목 살아있음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이 전라북도 군산의 재래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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깎는 사람 깎아 주는 사람 모두 즐거운 곳. 주머니가 다소 가벼워도 하나라도 더 얹어주는 인심에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곳. 그 곳은 바로 우리의 전통시장이다.

어떤 지역을 방문하면 꼭 맛보거나 구입해야겠다고 생각하는 특산품이 있다. 그리고 이런 대표 특산품을 가장 저렴하게 만날 수 있는 곳이 지역 전통시장이다.

◈ 전통의 5일장 ‘대야장’

NSP통신-대야시장.
대야시장.

군산시 임피면과 옥산면 남내리 경계에 입지하여 최초에는 지경장이라 칭하여 인접 농어민의 모임과 물물교환의 장으로 부각된 대야장은 100여 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군산지역 유일의 5일장이다.

이곳에서는 시골 할머니가 가져온 강아지를 비롯해 채소류와 생선, 옷가지, 마른고추 등이 거래되고 있으며 특히 봄철에는 관상수와 유실수 묘목시장이 큰 규모로 형성되고 있다.

1948년 대야역 설립으로 대야면 산월리 부근으로 서서히 이전돼 현재의 장터가 형성되었다고 하는데, 전주와 군산을 잇는 전군도로 길목과 전라선이 만나는 교통의 요충지에 열리는 대야장은 매월 1일과 6일에 장이 열리면 인근 군산, 익산, 김제에서 장꾼들이 모여들어 각종 해산물과 야채, 곡류와 전통과자 등이 판매되어 전라북도 대표 5일장의 명예를 누렸다.

한때는 우시장으로 더 이름 날렸던 대야 5일장은 90년대까지만 해도 하루 300~400두의 소와 500~600마리의 돼지가 거래 되어 수천 명이 모여들 정도로 이름을 날렸는데 우시장 폐쇄 이후 현재는 예전 같은 활기를 느낄 수는 없지만 지금은 나무시장의 활성화로 예전의 명성을 되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2013년도에 50면의 공영주차장을 조성해 찾는 이들의 불편함을 덜어주었으며 대야장 명물인 뻥튀기 기계의 ‘뻥’ 소리가 정겨운 대야시장에 최근 들어 옛 향수를 느끼려는 방문 고객이 증가하고 있다는 기쁜 소식이다.

◈ 신영시장

NSP통신-신영시장.
신영시장.

신영시장은 1985년에 개설된 군산의 대표적인 전통시장 중 하나로 160개의 점포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난 2009년 아케이드 시설 설치 등 현대시설로 재단장한 시장이다.

상인들의 좋은 인심으로 마음이 풍성해지는 신영시장은 서해안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제철 수산물과 신선한 채소까지 모두 모여 있어 장보기엔 그야말로 금상첨화인 곳이다.

오동통 살 오른 쫄깃한 갑오징어와 바닷바람에 꼬독꼬독 말린 박대는 신영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별미 중 별미로 손꼽히고 있다.

2014년도 8월에는 신영시장상인들의 협동조합인 신영시장협동조합에서 ‘별미찬 박대’를 출시했다. 말린 박대를 위생적으로 소포장해 자체적으로 출시했으며 명절에는 특히 인기상품으로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 나운주공시장

1984년에 나운동에 주공3단지 아파트가 건축되면서 인근 아주머니들이 대야에다 물건을 조금씩 가지고 와서 팔던 것이 점점 확대되어 지금의 나운 주공시장을 이루게 된다.

나운동, 수송동, 소룡동 일대 주민들이 접근성이 좋아 즐겨 찾는 시장으로 상인과 고객의 편의를 위해 2011년에는 현대식 공중화장실 및 상인회 회의실이 신축됐다.

나운주공시장에는 80여 개의 점포와 노점이 있으며 시장 안 점포에는 떡집, 생선가게, 야채가게, 정육점, 어묵집, 방앗간, 반찬가게, 분식집 등이 다양하게 들어서 있어 시장을 찾는 소비자들의 만족할 만한 장보기를 돕고 있다.

◈ 역전종합시장

NSP통신-역전시장.
역전시장.

1912년 개통되어 2007년 폐쇄된 군산역 앞에 개설된 역전종합시장은 인접한 군산공설시장, 신영시장과 함께 군산시민과 희로애락을 함께한 오래된 시장이다.

지금은 사라진 군산역 부지에 전주-군산 통근열차가 운행되던 시절 많은 할머니들이 군산역전시장에 내다팔 물건을 가지고 열차에 오르내렸던 아련한 추억이 지금은 과거의 기억으로 사라졌지만 새벽 4시에서 8시까지만 열리는 새벽시장과 함께 역전시장은 시끌벅적 여전히 활기가 넘친다.

인심 좋고, 신선한 물건이 많은 역전종합시장에는 떡, 부침개, 통닭, 반찬 등 맛깔스런 먹을거리 또한 많아서 입맛 잃은 사림들이 찾을 만한 다양한 음식들이 또한 즐비하다.

2014년도에 고객지원센터와 공중화장실, 주차장 40면을 조성완료하였으며 최근 152면 주차장을 추가 조성 중에 있어 주말에 젊은세대들도 더욱 많이 찾는 장소로 기대되고 있다.

◈ 명산시장

지금의 명산시장은 1930년대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식 유곽 건물이 있던 곳으로 채만식의 소설 ‘탁류’의 주요배경이 된 지역이기도 하다.

군산시의 구도심 지역에 위치한 명산시장은 생활식료품과 1차 식품, 가공식품 위주로 그간 주민들과 애환을 함께하며 서민생활과 밀착된 자생력을 갖추고 있다.

명산시장하면 절대 빠질 수 없는 곳. 바로 뚱보식당이다.
뚱보식당은 인터넷 블로거들 사이에서 유명한 집으로 단돈 5000원에 머슴밥 같은 많은 밥과 맛있고 다양한 반찬을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주말이면 백반을 먹기 위해 수십 명씩 줄을 서서 기다린다고 한다.

NSP통신-국수거리.
국수거리.

또한 옛 추억을 떠올리며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메뉴로 국수가게 3개소가 시장입구에 새로운 모습으로 2014년도에 리모델링하여 오가는 이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명산시장 인근에는 일본식 가옥과 옛 조선은행 군산지점, 일본 제18은행 군산지점, 이영춘 가옥 등 일제 강점기 시대의 근대문화유산이 산재해 있어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교육공간으로도 중요한 지역이라 할 수 있다.

◈ 군산공설시장

군산시 신영동에 위치한 군산공설시장은 1913년 군산선 개통과 더불어 인근에 식료품상들이 모여들면서 1918년 시장이 형성됐다. 올해로 96년의 역사를 지닌 이곳은 2010년부터 3년간의 신축과정을 거쳐 현대화 된 시설로 2012년 3월 재개장했다.

공설시장 1·2층에는 282개의 점포가 입점해 있으며, 무빙워크와 엘리베이터, 냉ㆍ난방 시설을 갖추고 약재상, 젓갈가게 등의 전통업종과 마트가 같이 입점해 있다.

특히 대형마트에서는 볼 수 없는 대장간, 제분·제환소 등 전통업종 점포를 비롯해 한약재 점포도 자리 잡고 있어 전통시장의 정취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품목도 마트 못지않다. 기존에는 3000여 가지를 취급했다면 지금은 8000여 가지 이상을 확보했으며, 풍성한 이벤트도 준비했다. 공동 쿠폰제는 물론 명절맞이 고객축제행사, 특가판매, 시장가요제행사 등을 통해 시장 활성화에도 적극적이다 .
또한 3층에는 700여 평의 규모로 젊은 주부들의 관심과 발길을 잡는 에어로빅, 조리실습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는 문화센터와 어린이 놀이방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물건을 내리고 싣기 편하도록 각 층마다 구비된 상품 하역장을 비롯해, 생선을 건조시키기 위해 132㎡ 규모로 옥상에 조성된 덕장 등은 전국 전통시장 중 최초로 마련된 시설이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시장의 매출도 30%나 껑충 뛰었으며 시장상인들과 지자체가 나서 전통시장의 명목을 이어나가기 위해 ‘인심’ 빼고는 모두 바꿨다고 하니 가히 군산의 대표시장이라 할 수 있겠다. 최근에는 대형마트휴일과 교차로 주말에 운영하여 더욱 찾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공설시장 인근에는 세느강변이라고 불리는 순대국밥 골목이 있는데, 그 옛날 배고프던 시절 서민들의 허기를 달해주고 머릿고기와 순댓국으로 주전자 막걸리를 먹던 그 시절의 추억을 지금도 떠올리게 하고 있어 맛과 향수를 느끼려는 단골손님들은 물론 최근에는 색다른 맛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 설 명절 대목장은 우리 전통시장에서

우리 고유의 명절 설날이 다가오고 있다.

명절 장을 보려면 올해 역시 우리네 전통시장이 제격 아닐지?

물론 깨끗하게 포장된 마트의 과일 박스도 좋지만 가족끼리 삼삼오오 손을 잡고 전통시장에 가서 장을 보면서 추억도 만들고, 상인들도 모처럼 함박웃음을 짓고 어깨를 펼 수 있도록 마음을 보탠다면 모두가 넉넉한 우리 고유의 설 명절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nspks@nspna.com, 김광석 기자(NS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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