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NSP통신) 서순곤 기자 = 여수시의회가 수억 원의 혈세를 투입해 유럽과 동남아 등으로 해외연수를 계획하고 있어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해외 연수 일정의 상당 부분이 유명 관광지 방문이 포함돼 있어 시민들은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해외연수는 여수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해양도시건설위원회, 환경복지위원회, 백리섬섬길 제1호 관광도로 지정 연구회가 ‘국외 선진정책 및 우수사례 벤치마킹’을 명분으로 떠난다.
기획행정위원회는 6000여만 원의 예산으로 위원 8명을 포함한 15명이 오는 23일부터 9일간 오스트리아, 헝가리, 체코를 방문할 예정으로 유럽 선진국가의 문화관광유산, 전통시장 자원화 연구 등을 직접 살펴보는 일정이지만 비엔나 쉔브룬 궁전, 잘츠부르크 대성당, 프라하성 등 주요 관광지가 대거 포함되면서 외유성 논란이 일고 있다.
해양건설위원회는 예산은 4800여만 원의 예산으로 위원 5명과 직원 등 10명이 오는 29일부터 9일간의 일정으로 항만정책과 도시계획을 벤치마킹하겠다는 목적이지만 일정을 보면 로마의 에우르 지구, 피렌체 시뇨리아 광장, 밀라노의 포르토누오보 지구 등이 유명 관광지 방문이 주를 이룬다.
환경복지위원회는 4700여만 원의 예산으로 위원 5명과 직원 5명 등 10명은 오는 29일부터 9일간의 일정으로 북유럽 노르웨이와 핀란드에 연수를 떠나는데 수도 오슬로시청을 방문해 탄소중립 정책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등의 일정이 포함됐지만 대다수가 관광지를 둘러보는 코스로 포함돼 있다.
백리섬섬길 관광도로 지정 연구회 소속 시의원 6명과 직원들은 오는 24일부터 8일간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를 방문해 발리의 가루다 공원, 센토사섬, 가든스 바이 더 베이 등 유명 관광지 중심으로 일정이 짜여 있어 벤치마킹이 맞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해외연수에 참가하는 시의원은 24명으로 동행하는 공무원을 포함해 45명으로 총 연수경비는 2억여 원이며 의원 자부담이 10%에 불과하다.
의원들의 해외연수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행정사무감사와 2025년도 예산안 심의 등이 있는 정례회를 앞두고 일제히 유럽, 동남아로 외유성 연수를 떠나는 것에 있다.
또한 석유화학산업 불황으로 여수국가산업단지 입주기업과 관련업체, 소상공인들이 연쇄적인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 시의원들이 집단으로 해외로 떠나는 것에 대한 지적이 거세지고 있다.
실제 여수시는 석유화학산업의 불황으로 지난해에 비해 1200억 원에 이르는 지방세 수입이 감소했고 정부 교부금은 600억 원이 줄어들어 여수시 내년도 예산은 630여억 원 축소가 예상되고 있다.
여수시의회는 매년 해외연수를 진행하고 있지만 이를 통한 시정 반영 가능한 아이디어나 정책 제안은 미미하고 연수 후 점검 장치도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 전직 공무원은 “매년 관광성 해외연수가 되풀이되고 있고 하필 어려운 시기에 시민 대표기관이라고 자처하는 시의회가 수억 원 혈세를 들여서 한꺼번에 해외연수를 다녀온다는 것은 사려 깊지 못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여서동 김 모씨는 “해외연수가 의원들의 역량을 키우고 선진지 벤치마킹으로 인한 정책제안이 필요하지만 실제로 시정에 반영이 가능한 아이디어나 정책제안은 미미하다 보니 외유성 연수라는 지적을 받는다”고 말했다.
여수시의회 관계자는 “지역사회 등 국외연수심의위를 거쳐 예산 범위 안에서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돼 추진하게 됐다”며 “해외사례를 살펴보고 벤치마킹, 정책 제안·발굴 등을 통해 의회에 접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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