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NSP인사 기자 =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뒤쳐졌다면 프라이빗 분야에서는 글로벌 기업들을 능가하도록 국내 기업을 키워야 한다.
클라우드가 대세다. 너나없이 업무 얘기를 할 때는 클라우드를 꺼낸다. 왜 이렇게 클라우드가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릴까?
너무 기술적이긴 하지만 혹자는 클라우드가 신속한 인프라 도입, 유연한 인프라 관리, 예상치 못한 트래픽 폭주에 대한 신속한 대응, 손쉬운 글로벌 서비스, 강력한 보안과 장애 없는 서비스, 합리적인 요금제 등과 같은 다양한 장점을 제공해 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른 이는 좀 더 단순하게 얘기해 클라우드는 비즈니스에 민첩성과 유연성을 제공해 주는 혁신 플랫폼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필자는 한동안 레거시 기술 대신 신기술을 채택한 거대 기술 기업들이 득세하면서 생긴 네트워크 효과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클라우드에 관해 좀 더 깊이 들여다본 후에는 생각을 바꿨다. 클라우드가 매우 신박하고 성숙한 기술이라서 그렇다고.
그렇다면, 클라우드란 무엇일까? 구글이나 네이버를 사용해 본 일반인들은 쓴 만큼 돈을 내는 정보기술 인프라라고 말한다. 정보기술을 조금 알고 있는 사람들은 가상화를 기반으로 한 컴퓨팅 인프라라고 말한다. 미국의 국립 표준 기술연구소(NIST)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네트워크를 통해 어디서나 편리하게 온디맨드 방식으로 최소한의 노력(또는 서비스 공급자와의 간단한 소통)만으로도 신속하게 준비되고 배포될 수 있는 구성 가능한 컴퓨팅 자원(예를 들면, 네트워크, 서버, 스토리지, 애플리케이션, 그리고 서비스)의 공유 풀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주는 모델이라고 말한다.
몇 가지 클라우드 및 클라우드 컴퓨팅의 정의를 기술해보았지만 클라우드 흡인력의 원천을 파악하기엔 뭔가 부족하다. 무엇보다도 클라우드 구성 요소가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는다. 클라우드가 비즈니스에 민첩성을 부여하고 혁신의 플랫폼으로 인식되는 힘은 어디서 오는 걸까? 필자는 그 힘의 원천을 소프트웨어 정의 구조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필자의 인식을 반영하여 클라우드를 간단하게 정의하면 소프트웨어 정의 컴퓨트, 소프트웨어 정의 스토리지, 그리고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로 구성된 컴퓨팅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클라우드의 모든 구성 요소에는 일관되게 소프트웨어 정의(software-defined)가 포함돼 있다. 소프트웨어 정의의 가장 큰 효과는 민첩성(agility)이다. 소프트웨어 정의 구조하에서는 몇 번의 클릭만으로도 컴퓨팅 자원이 준비될 수 있다. 따라서 전통적인 하드웨어 정의 구조하에서와 같이 자원 준비를 위해 수주 혹은 수개월을 기다려야 할 필요가 없다.
소프트웨어 정의의 큰 효과는 민첩성, 유연성, 확장성이다.
소프트웨어 정의로 기대할 수 있는 또 다른 효과는 유연성(flexibility)과 확장성(scalability)이다. 기존 자원의 재구성, 수직 확장(scale up), 또는 수평 확장(scale out)을 통해 비즈니스로부터 오는 다양한 형태의 요구에 손쉽게 대응할 수 있다. 이들 효과는 통상적인 가상화로도 달성할 수 있다. 다만, 가상화 환경에서는 소프트웨어 정의 대상이 단일 물리 서버 내에 탑재된 자원으로 한정되지만, 클라우드 환경에서는 그 대상이 네트워크 전반에 배치된 전체 물리 서버에 탑재된 자원으로 확장되므로 유연성과 확장성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물론, 소프트웨어 정의만으로는 민첩성, 유연성 및 확장성을 달성할 수 없다. 클라우드는 수많은 정보기술이 집약된 고도로 복잡한 정보기술 플랫폼이다. 소프트웨어 정의만으로 클라우드를 구성한다는 게 쉬울 리 만무하다. 소프트웨어 정의는, 클라우드 힘의 원천인 것은 맞지만, 단지 말을 잘 듣는 로봇에 불과하다. 따라서 소프트웨어 정의가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해주는 새로운 구성 요소가 필요하다. 그것이 클라우드 관리 플랫폼(CMP, Cloud Management Platform)이다. CMP는 클라우드가 클라우드답게 해준다.
CMP는 자원 검색 및 준비(provisioning), 조정(orchestration) 및 자동화, 운영상황 모니터링 및 관리, 거버넌스 등을 위한 다양한 도구를 제공한다. 그래서 혹자는 CMP는 잘 구축된 인프라를 고객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라는 측면에서 클라우드를 완성해준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CMP만 있으면 모든 게 다 해결되는 건 아니다. 클라우드 구성이 복잡해지고 활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이 복잡해질수록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CMP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비서가 필요하다. 이들 비서 중 하나가 AIOps(Artificial Intelligence for IT Operations)이다.
AIOps는 분산된 성능 정보, 로그 등과 같은 운영 데이터를 빅데이터 플랫폼에 통합하여 관리하고 기계 학습 기능을 적용하여 시스템 이상징후를 선제적으로 탐지하고 장애 원인을 파악한 뒤 해결책을 제안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AIOps는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IT 운영을 지능화, 최적화한다. 지금까지 아주 간략하게 클라우드의 구성 요소를 살펴보았는데 이들 구성 요소를 개념적으로 도식화하면 클라우드는 아래 그림과 같이 구성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클라우드의 미래는 어떻게 전개될까? 유닉스 서버의 완연한 퇴조와 x86 리눅스 서버의 고성장세, 2025년까지 80%의 기업이 자신들의 전통적인 데이터센터의 문을 닫을 것이라는 가트너의 예측, 클라우드 시장에 인력과 자본이 몰리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클라우드는 이제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 되고 있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클라우드가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충분하지만, 지금 상황만 놓고 본다면 클라우드가 컴퓨팅 모델의 우세 종의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I&O(Infrastracture and Operations) 리더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더 늦기 전에 클라우드와 관련된 투자를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인재를 양성하고, 초미니라도 좋으니 클라우드를 구성하여 사용해 봄으로써 관련 지식과 경험을 축적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가능하다면, 클라우드의 이점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도록,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클라우드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cloud native application)을 개발하는 단계까지 가보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시대를 앞서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뒤처지지는 않아야 할 것 아닌가?
혹여나 국내외에 훌륭한 퍼블릭 클라우드(public cloud)가 있는데 뭐하러 직접 프라이빗 클라우드(private cloud)를 구축하고 운영해야 하느냐고 반문하지 마시라. 일반적으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를 이용하는 기업이나 기관의 입장에서 보자면 데이터가 물리적으로 어디에 있는지, CSP의 어느 담당자가 데이터에 접근할 권한을 갖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데이터가 사용되고 있는지를 알 방법이 없다. 그리고 퍼블릭 클라우드가 모든 조직의 모든 요구를 만족시켜줄 특효약(silver bullet)도 아니다. 더욱이 기술적 측면에서만 보자면, 퍼블릭 클라우드와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대동소이하다.
프라이빗 클라우드 부문에서만큼은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을 능가하는 플랫폼 기업이 IT 강국인 대한민국에서 나오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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