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 인하는 고려 중에 있지만 시점은 불확실하다”는 말을 남기면서 금리 인하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차주들은 변동형과 고정형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고정형 금리가 변동형 금리보다 낮은 상황이지만 언젠가 있을 금리 인하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근까지 올랐다가 소폭 하락했다. 주담대 변동형 금리는 4월 말 3.820~6.831%에서 지난 23일 3.800~6.808%로 낮아졌다. 5년 고정형 금리 역시 같은 기간 3.430~5.906%에서 3.250~5.870%로 내려갔다.
이같은 금리 변동 추세에 대출자들의 변동금리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국내 시중은행 신규취급액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 비중은 42.5%로 전월(34.4%) 대비 8.1%p 상승했다. 반면 고정금리대출 비중은 같은 기간 65.6%에서 57.5%로 8.1%p 낮아졌다.
아직은 주담대 고정형 금리가 변동형 금리보다 낮지만 추후 있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로 변동형 수요가 높아진 것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이 후퇴하고 한국은행 역시 불확실성을 내비치며 대출자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앞서 한은은 전날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이와 관련해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총재는 “계속 금리 인하를 고려 중에 있는데 이는 물가가 지금 예상하는 수준인지를 보고 금리 인하 시점을 고르겠다는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커져서 (금리인하)시점이 언제인지 논의할 시점이 불확실하다. 아직 금리인하 폭에 대해서는 얘기를 안 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대출금리의 준거금리가 되는 은행채 금리도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17일 3.742%까지 떨어졌던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는 이후 반등해 22일 3.773%로 올랐다. 반면 주담대 변동금리의 준거가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5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출자들의 빚 부담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커진다. 한은이 발표한 ‘2024년 1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 1분기 가계신용(가계대출, 판매신용) 잔액은 1882조 8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감소 전환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가계부채가 감소세로 전환된 이유는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은행권은 가산금리를 상향 조정했다. 기존 차주들은 이자 부담이 장기화되고 신규 대출자들은 고민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6개월간 고정형을 유지했다가 이후 고정형나 혼합형으로 갈아타는 방법을 추천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부채가 너무 늘어나지 않도록 관리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금리를 높였다”며 “주담대를 신규로 받는 분들은 6개월 변동형으로 대출을 받고 상황을 지켜보면서 갈아타는 방법이 지금으로선 최선이다. 실제로 지난 5월 신규취급 주담대 추이를 보면 주기형이나 혼합형 비중이 많긴 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미국 금리 인하 시점도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금리인하에 대한 얘기가 쏙 들어간 것 같다”며 “현재로선 주담대 변동형과 고정형 중 선택하기가 애매한 시점이지만 어차피 주담대는 기간이 길기 때문에 변동형으로 대출을 받고 이후 고정형이나 혼합형으로 갈아타는 것이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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