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인터넷전문은행의 2분기 실적이 주춤했다. 여신 증가폭이 줄고 순이자이익이 감소하는 등 더딘 성장을 보이는 가운데 인터넷은행들은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를 통해 새로운 성장 물꼬를 트겠다는 계획이다.
◆ 당국 규제에 대출 수익 증가세 느려져
16일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공시한 2분기 실적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1202억 4500만원으로 전분기 대비 약 8.1% 증가했다. 케이뱅크의 2분기 순익은 347억 8300만원으로 전분기 대비 약 31.4% 감소했다.
특히 케이뱅크의 경우 순이자이익 감소세가 눈에 띄었다. 케이뱅크의 2분기 순이자이익은 1285억 7400만원으로 전분기(1356억 7100만원) 대비 약 5.2% 감소했다. 2분기 이자수익이 2552억 2200만원으로 전분기(2524억 4400만원) 대비 1.1% 증가하는 동안 2분기 이자비용이 1266억 4800만원으로 전분기(1167억 7300만원) 대비 8.4% 증가했기 때문이다. 순이자이익은 대출로 벌어들인 이익에서 이자비용을 뺀 금액이다.
카카오뱅크는 여신 규모의 증가폭이 전분기 대비 절반 정도 줄었다. 카카오뱅크의 2분기 총여신은 42조 5515억원으로 전분기(41조 3381억원) 대비 1조 2134억원(약 2.9%) 증가했다. 이는 1분기 증가규모(2조 6645억원, 약 6.9%) 대비 절반 수준이다. 대출로 벌어들인 이자수익 역시 2분기 5191억 200만원으로 전분기 대비 약 70억원 증가에 그쳤다.
이같은 대출 수익 증가세가 주춤한 이유는 인터넷은행에 대한 금융당국의 압박 영향이 컸다. 앞서 지난 6월 정우현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은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세미나에서 “인터넷은행이 현재 가장 손쉽게 수익을 성장시키는 방법은 주담대를 대환으로 끌어오는 것”이라며 “더 좋은 대출조건을 제시해 고객을 빼앗는 것은 저희가 생가했던 인터넷은행 핵심과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이진수 금융위원회 은행과장 역시 “인터넷은행 수익성이 개선된 것은 좋지만 수익이 어디서 나왔는지를 보면 주담대 등 기존은행과 수익을 내는 부분이 차별화되지 않는다”며 “인터넷은행 원래 취지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 인뱅, 개인사업자 대출로 눈 돌린다
이처럼 대출 성장 속도가 더뎌짐이 감지된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는 서울신용보증재단과 손을 잡고 서울지역의 소상공인 금융지원을 위한 ‘서울 신속드림 이자지원 대출’ 상품 출시에 힘을 모았다. 카카오뱅크는 서울지역을 포함해 총 10개 지역 신용보증재단과 이차보전 협약을 맺었다.
카카오뱅크는 “지역 신용보증재단 협약 확대 및 보증료 지원 등 소상공인의 금융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한 노력을 이어간 결과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상반기말 기준 1조 4000억원으로 1년 만에 3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개인사업자 담보대출을 출시하는 등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매출 및 부가세 관리 등 서비스를 선보임으로써 사업자 전용 플랫폼으로서의 역량 또한 갖춰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케이뱅크는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대출을 출시했다.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은 사업자등록증을 보유한 개인사업자 고객에게 최대 10억원까지 운전자금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기존 운전자금 대출을 갈아타면 10억원 한도가 적용되며 신규대출을 받을 경우 대출 건당 5억원, 고객별 10억원 한도를 제공한다. 케이뱅크는 향후 오피스텔, 상가 등으로 담보물건을 확대하고 후순위 대출 등 상품 영역을 강화할 예정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대출 시장에서 인뱅의 영향력이 개인사업자대출로 확장되는 것”이라며 “개인사업자 고객들도 비대면의 편의성 등 장점들을 느낄 수 있게 돼 앞으로 인터넷전문은행들의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 경쟁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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