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약 110개의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했지만 지방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택한 곳은 4곳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북·전남·광주 지역에서는 단 한 곳도 광주은행·전북은행에 돈을 맡기지 않았다. 지방은행들은 “시중은행과 자본력 경쟁에 있어서 매우 불리하다”고 토로했다.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윤영덕 의원실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110곳 중 주거래은행 1순위로 해당 지역은행을 선택한 곳은 4곳으로 부산의 ▲영화진흥위원회 ▲게임물관리위원회와 대구의 ▲한국사학진흥재단 ▲중앙병역판정검사소다.
광주·전남 지역의 16개 이전 공공기관은 주거래은행 1순위, 2순위, 3순위 모두 시중은행이나 우체국, 상호금융기관과 거래하고 있다. 전북의 12개 이전 공공기관 역시 대부분 농협은행과 거래를 하고 있고 농협, KB국민, 우리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했다. 부산의 13개 이전 공공기관에서 주거래은행 1순위로 부산은행을 택한 곳은 2곳 뿐이었다. 부산의 금융분야 공공기관은 모두 시중은행과 거래했다. 대구의 10개 이전 공공기관 중 2곳이 주거래은행 1순위로 대구은행과 거래했고 2순위는 3곳이다. 경남의 11개 이전 공공기관 중 1곳만 주거래은행 2순위로 경남은행과 거래했다. 그 외 강원, 제주, 충북, 경북, 울산은 모두 시중은행이나 기업은행을 주거래은행 1순위로 선정했다.
지방은행과 거래한 한 이전 공공기관 관계자는 “당시 주거래은행 선정도 시중은행과 경쟁이 아닌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이전 도시 정착을 위한 임직원의 주택 구입 및 임차 자금 금융지원 등 금융서비스 이용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법인카드, 전기요금 결제 등 금융거래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기관의 외형은 지방으로 이전했지만 자금은 수도권 소재 은행에 남아있어 ‘반쪽뿐인 지방 이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함께 현재 멈춰있는 지방금융 활성화에 대한 법안 발의나 인센티브 제공 등 방식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지방은행의 예치금이 늘면 이를 통해 지역 재투자, 지역 소상공인 지원 등 지역 환원 사업에 자금을 활용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과 공공기관, 준정부기관의 주거래은행 경쟁에 있어 시중은행에 비해 가장 불리한 점은 자본력”이라며 “자산규모로 따져도 5배에서 많게는 20배까지 차이가 나기도 하고 협력금, 출연금 등 자본력으로 밀어붙이면 힘들다”고 토로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자산규모 현황을 살펴보면 ▲KB국민은행 530조원 ▲하나은행 499조원 ▲신한은행 430조원 ▲우리은행 437조원 등으로 집계된 반면 지방은행은 ▲부산은행 77조원 ▲경남은행 51조원 ▲광주은행 29조원▲전북은행 23조원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방은행이라서 받는 어드벤티지는 따로 없다”며 “지방은행은 시에서 하는 각종 사업에서 지원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공헌적인 측면에서는 훨씬 많지만 뿌리 깊은 관계였던 조선대학교와 광주은행도 끊어진 것을 보면 앞으로 더 많은 지방은행의 금고, 주거래은행이 시중은행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방은행 관계자는 “이전 공공기관들이 지방은행과 많은 거래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이와 관련해 국회서도 이전 공공기관이 해당 지역의 금융기관 및 지역경제 활성화 제고를 위한 법들이 계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여러 가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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