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 수준으로 10회 연속 묶었다. 미국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가 꺾인 것과 함께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이 잡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한은은 “금통위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고 밝혔다.
이번 결정에는 ‘울퉁불퉁’한 물가 흐름과 가계부채의 영향이 컸다. 앞서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 2일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추세적으로 둔화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면서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유가와 농산물 가격의 움직임에 따라 당분간 매끄럽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2월 3.3%에서 12월 3.2%, 올해 1월 2.8%로 내림세를 이어가다가 지난 2월 3.1%로 반등해 3월까지 3.1%를 유지하고 있다. 농산물 가격은 사과, 배 등을 중심으로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가계대출은 ‘착시효과’로 줄어든 것처럼 보였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98조 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은은 착시효과를 걷어내면 전월과 유사한 수준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낮아진 것도 동결을 택한 이유다. 미국의 3월 CPI(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3.5% 올라 6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준은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2월 1.4%에서 최근 2.1%로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이미 미국과의 금리차가 2%p까지 벌어진 가운데 한은이 먼저 금리를 내리면 금리차가 더 확대돼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진다. 이렇게 되면 외국인의 투자자금 유출 우려가 커질 수 있다.
그렇지만 금리를 올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고금리로 인해 민간소비가 위축된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폭락하게 되면 이에 따른 위기가 전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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