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NSP통신) 조인호 기자 = 국제자매도시인 키르기즈공화국 비슈케크시를 방문 중인 김장호 구미시장이 지난 20일 현지에서 왕산 허 위 선생의 후손과 간담회를 열고 지역단체가 모금한 후원금을 전달했다.
지난 3월 왕산 허 위 선생의 증손인 허 세르게이 씨(37세, 키르기즈공화국 거주)가 고국 방문 비용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왕산기념사업회와 구미시보훈단체협의회, 한국예총 구미지회장이 후원했다.
구한말 의병장인 왕산 허 위 선생(1855~1908)은 구미시 임은동 출생의 13도 창의군 군사장으로 활약한 인물로 1908년 10월 21일 서대문형무소에서 1호 사형수로 순국했으며, 1962년 대한민국은 선생의 공적을 기리어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했다.
왕산 허 위 선생의 가문은 우당 이회영 선생 가문, 석주 이상룡 선생 가문과 함께 3대에 걸쳐 독립운동에 헌신한 독립운동 3대 명문가로 수많은 항일 운동가를 배출했다.
허 위 선생이 거의할 때 가지고 있던 토지를 팔아 지원하고 진보(眞寶) 의병장으로 직접 참전한 허 위의 맏형 방산 허 훈(애국장), 만주와 노령에서 활발한 독립운동을 전개한 셋째형 허 겸(애국장), 무장독립운동을 위한 군자금 모집활동을 한 사촌 허 필(건국포장), 허위가 거의할 때 참여한 장남 허 학(애국장), 임청각 종부, 독립군 어머니라고 불린 재종손녀 허 은 여사(애족장)가 대표적이다.
왕산의 순국 후 후손들은 만주, 연해주로 도피했으며, 이 중 4남인 허 국 선생의 가족들은 다시 카자흐스탄공화국, 우즈베키스탄공화국을 거쳐 1960년대에 키르기즈공화국에 터를 잡게 됐다. 허 세르게이 씨는 허 국 선생의 손자다.
허 게오르기 씨(사망)와 허 블라디슬라브 씨는 허 국의 아들로 2006년 독립유공자 후손 자격으로 한국에 특별귀화해 2년간 거주했으나, 정착에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허 블라디슬라브 씨의 아내가 건강이 나빠져 2011년 키르기즈공화국으로 완전히 돌아갔다.
이날 간담회에는 허 게오르기 씨의 자녀 허 예브게니아 씨와 허 블라디미르 씨, 허 블라디슬라브 씨와 그의 아들인 허 세르게이 씨가 참석했다.
허 블라디슬라브 씨는 “우리의 뿌리와 독립운동 명문가 후손이라는 자부심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있다. 조국이 우리를 잊지 않고 도움을 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한석 한국예총 구미지회장은 “구미의 자랑인 왕산 허 위 선생의 후손을 이 자리에서 만나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하며, 국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독립유공자 후손들에게 정부의 지원과 사회적 관심이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조국의 자주독립을 위해 목숨 바치신 애국지사 후손들을 제대로 모시지 못해 항상 안타까웠다. 오늘 이 후원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선양사업을 추진해 왕산 허 위 선생의 독립혼이 후대에 길이 기억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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