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은태 기자 = 한상진 민주통합당 대선평가위원회 위원장(서울대 명예교수)은 27일 국회 도서관에서 개최된 민주통합당 대선평가위원회와 한국선거학회의 공동토론회에서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이 패배한 것은 작은 권력에 도취되어 계파싸움을 했기 때문이라고 쓴 소리 했다.
한상진 위원장은 “선거를 통해 정당은 국민의 심판을 받고 정당은 선거의 결과에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고 필수적이나 불행히도 오늘의 민주통합당은 이런 민주주의의 기본윤리와 책임이 사라진 심각한 아노미 상태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 교수는 “작은 권력에 도취되어 정당의 존재이유를 망각하는 계파들의 치열하지만 지루하고 소모적인 다툼이 지속되고 있다”며 “곧 열릴 5월 4일 전당대회를 향해 이런 고질병이 다시 곪아 터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고 우려했다.
특히 한 교수는 “작년 4·11 총선 때, 승리가 명확했던 선거를 망쳤던 당의 지도부가 추호의 반성도 없이 12·19 대선을 이끌면서, 국민이 요구했던 시대정신보다 민주당의 명분과 이익, 또는 계파의 이익을 앞세우면서 다시 패배의 고배를 마시고서도 변화를 원했던 국민들에게 아무런 반성도 없이 다시 당권경쟁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민주당 지도부를 겨냥해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한 교수는 “민주당 전체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기 짝이 없고 특히 당권을 장악해온 주류 세력의 운동권 체질의 자기도취와 망상, 상호불신으로 점철된 계파 싸움은 이제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관측이 유력하다”며 “민주당의 몰락은 물론지지 세력에게 환멸을 넘어 정치를 비웃고 도피하는 탈정치의 출구를 열어 줄 위험이 있으며 이것은 필히 한국 민주주의의 큰 재앙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특히 한 교수는 “당권을 장악한 세력은 당의 분열로 인한 심각한 전력 상실을 외면한 채, 후보단일화만 성사되면 무조건 이긴다는 자기중심의 안일한 고정관념에 사로잡혔다”며 “게다가 포용과 소통 대신 동원 가능한 권력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상대를 압박하려는 체질화된 패권적 조직문화가 아름다운 단일화의 전제 조건, 즉 신뢰를 파괴시키는 주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한 교수는 “민주당의 대선패배는 불가피했던 것이 아니라 오만과 단견, 국민이 원하는 정권재창출보다 당의 이익을 앞세우는 도덕적 해이의 결과라고 보는 것이 보다 타당할 것이다”며 “문제는 민주당이 자체의 잠재력을 모아 당에 퍼진 분열의 암세포를 이겨내면 다시 일어설 것이나 그렇지 않으면 민주당은 정말 무너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한상진 교수는 “인적 청산은 시급하지만 피상적일 수 있다”며 “인적 쇄신은 과거청산의 필요조건이나 포용과 소통의 기반이 없는 패권적 계파 문화가 맹위를 떨치는 환경에서 어느 개인이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고 해서 과거가 청산되지는 않는다”고 주장하며 “대선패배의 책임 있는 세력이 공동으로 자숙하고 퇴진할 때, 과거극복의 정의는 실현될 것이다”고 충고했다.
강은태 NSP통신 기자, keepwatch@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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