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국산마 경쟁력 강화 밑그림 그린 한 해…말산업 회복·기대감도 UP(서울=NSP통신) 김종식 기자 = 경자년(庚子年)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올해 한국 경마계를 되돌아보면 그야말로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1년이었다고 할 수 있다.
연초 코로나19 확산에서 촉발된 사상 초유의 장기간 경마 중단으로 경마팬들의 현장 관람은 극히 제한됐다. 경마가 멈춤에 따라 말산업 분야도 연쇄적으로 위기에 직면했다.
예비 기대주들의 첫 무대라고 할 수 있는 국산마 경매 결과는 부진했고 향후 이들을 키워낼 훈련·육성 체계 완비 또한 불투명했다. 생산과 유통, 훈련·육성을 거쳐 경주마로 활약, 씨수말·씨암말 번식까지 말산업 싸이클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한국마사회는 말산업의 근간인 국산마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초를 다지는 일에 몰두했다.
◆ 경매 시장 찬바람 쌩쌩, 비대면·온라인으로 극복 노력, 내년 반등에 대한 훈풍 ‘솔솔’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경주마 경매 시장은 찬바람만 가득했다. 경주마 경매는 국산마들의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을 눈여겨본 마주들의 초기 투자가 이뤄지는 장(場)으로 국산마들에 대한 시장 수요를 확인할 수 있는 하나의 척도라고 할 수 있다.
올해 한국마사회는 부진한 시장 여건 속에서도 생산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고 말산업 생태계 유지를 위한 다양한 해법을 모색했다.
먼저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오프라인 경매 시행이 어려워짐에 따라 경주마생산자협회와의 협업을 통해 카카오톡·유튜브 채널을 활용, 경매 실황을 온라인 생중계하며 누리꾼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추가로 온택트 경매 시 신속한 구매 결정이 어렵다는 점에 근거해 브리즈업(질주) 영상 및 상장마의 보행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하는 등 유통 과정에 있어 투명성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이렇게 경매 활성화를 위해 추진한 비대면·언택트 전략은 주효해 지금까지 약 2만5000명의 시청자가 참여하는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경주마 경매 시장이 나아가야 할 하나의 방향성을 보여줬다.
또한 한국마사회는 말 생산 농가들의 어려움을 돕기 위해 다양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생산 농가들의 초기 사양 부담이 큰 1세마들의 판매 장려를 위해 축산발전기금으로 운용되는 경매유통장려금 규모를 전년 대비 10억 원 이상 늘렸으며 육성 성과와 경매 낙찰 여부에 따라 추가 인센티브도 지급했다.
여기에 2세마들의 용도 전환 사업도 및 경영안정자금도 운영해 경주마 공급 과잉을 사전에 방지하고 생산 농가들이 경영 여건 개선에도 기여했다.
이에 11월 열린 제주 1세마 경매에서는 올해 가장 많은 49두가 낙찰되는 등 경매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오는 22일에는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에서 주관하는 2020년 마지막 1세마 경매가 열릴 예정으로 내년도 경주마 경매 시장의 향방을 가늠케 할 자리가 마련될 예정이다.
◆ 국내 최대 경주마 육성 인프라 실내언덕주로 2개소 완공, 경주마 조련 필수코스로 정착
일본에는 60여 개에 이르는 시설이 우리나라에는 하나도 없던 경주마 육성 시설이 있다. 바로 365일, 사계절 훈련이 가능한 ‘실내언덕주로’다.
올해 우리나라에도 실내언덕주로 2개소 공사가 모두 마무리되며 7월에 장수, 11월에 제주에 연이어 개장을 완료했다. 실내언덕주로는 날씨와 기후에 상관없이 훈련이 가능하다는 장점과 함께 3% 내외의 경사율로 경주마의 심폐·근육 발달에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국내 실내언덕주로에는 친환경 우드칩을 깔아 육성마의 부상을 방지하고 스프링클러 형태의 살수 설비도 자동화해 안전한 환경에서 훈련이 가능하도록 설비를 구축했다.
한국마사회 장수·제주목장 실내언덕주로는 개장한 지 아직 반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경주마 훈련을 위한 ‘요람’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특히 하이패스 기술인 DSRC 방식을 적용해 구간 기록을 자동으로 측정, 훈련에 활용함과 동시에 공공데이터 개방을 통한 활용도 또한 넓힐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먼저 개장한 장수목장의 경우 월평균 약 350여 두가 실내언덕주로를 훈련에 활용하고 있으며 11월부터는 육성조련사회 요청에 따라 개방 요일도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로 확대했다.
제주목장의 경우도 의견 수렴을 위해 지난 10월 민간육성조련사 대상 실내언덕주로 이용을 위한 설명회를 진행해 12월부터는 운영 일수와 시간을 주4일에서 주6일로 이용 시간도 아침 7시부터 오후 3시까지로 확대해 사용 빈도를 점진적으로 높여가고 있는 등 향후 실내언덕주로가 국산마들의 기록 향상과 훈련 성과 도출을 위한 ‘필수 코스’로, 육성조련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전망된다.
◆ 경마는 혈통의 스포츠, ‘메니피’를 잇는 우수 씨수말 선제적 확보 나서
경마는 혈통의 스포츠라고도 불린다. 그 만큼 우수한 말들 간의 교배가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국산마들의 경쟁력 또한 키울 수 있다. 한국마사회는 올해 장수목장에 새로운 씨수말인 ‘섀클포드(Shackleford)’를 도입했으며 미국에서 활약하던 해외 종축 선발마인 ‘미스터크로우(Mr.Crow)’ 역시 씨수말로 데뷔시켰다.
여기에 지난달 미국 브리더스컵 더트 마일에서 우승한 ‘닉스고(Knicks Go)’까지 가세하면 국내 우수 씨수말의 층은 더욱 두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2016년 국내 최초로 통합 삼관마에 올랐던 국산 명마 ‘파워블레이드’ 역시 금년부터 씨수말 활동을 본격 시작하여 무려 71두의 암말과 교배를 하는 등 향후 국산마 경쟁력 강화를 다지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우수한 씨수말의 도입과 국산 우수마들의 씨수말 활약을 지원하며 농가 소득 개선과 우수한 경주마 배출 등 지속적인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더욱 노력할 예정이다.
NSP통신 김종식 기자 jsbio1@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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