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이복현 기자 = 게임업계에 상반기 주목을 받은 사건들은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올해 게임시장은 산업 내부적인 변화와 더불어 외부적으로 변화를 감당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과 관련된 새로운 물결은 사업다각화로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은 실제 개발 환경에 변화와 적응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를 정리하며 게임시장을 둘러싼 이슈들이 무엇이 있었는지 알아봤다.
◆한한령(한한령) 속 중국계의 게임 국내서 약진=게임시장은 여전히 한한령(限韓令)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작년 3월 이후 국내 게임은 중국에서 단 한 건의 판호(일종의 게임서비스를 위한 허가권)도 받지 못했다.
반면 중국 게임들은 국내에 아무런 제약도 없이 서비스되면서 상당한 약진을 보였다. 일부에서는 중국 게임에 대한 규제 목소리도 고개를 들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올 4분기에는 판호문제가 조금씩 풀리지 않을까 하지만 속단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또 미·중간 패권 경쟁이 최근 무역갈등으로 표출되고 있는 상황이 어떻게 국내에 미칠지는 가변적 요소가 많다는 지적이다.
국내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으로 중국 진출이 가능할지, 가능하다면 전면적일지 또는 제한적일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펄어비스 효과…카카오게임즈와 블루홀로 =올 상반기 게임업계에는 펄어비스의 약진이 주목받았다. 작년 상장과 더불어 올초 검은사막 모바일의 흥행으로 컴투스와 함께 게임 대장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 카카오게임즈가 빠르면 8월경 상장 절차를 마칠 것으로 보여 새로운 게임주로 각광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게임즈는 1조5000억원~2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얻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블루홀과 그 자회사 펍지도 ‘배틀그라운드’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회사다. 현재 경쟁게임들이 나오고 있고 핵 문제로 등으로 다소 어려움에 있지만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블루홀은 상장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e스포츠 승부조작과 아시안게임 시범종목 채택 =전세계적으로 e스포츠 시장은 주목을 받고 있다. 시장도 커지고 좋아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어려운 환경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말부터 시작된 e스포츠시장의 한파는 올 3월 스타크래프트 승부조작 일당의 입건 소식과 한국e스포츠협회의 협회장 공석 지속 등으로 정체된 상태다.
최근 아시안게임의 시범종목으로 채택된 e스포츠는 국내에서는 우여곡절 끝에 참여가 뒤늦게 확정되기도 했다.
e스포츠의 탄생지였던 한국을 대신해 중국이 오히려 그 역할을 하며 세계적으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규제 속 게임 장애 질병화 논란도 지속 =국내 게임시장은 이중 규제 문제가 지속되고 있고 각종 게임에 대한 규제들이 많은 산업이다.
대표적으로 ▲강제적 셧다운제를 비롯해 ▲선택적 셧다운제의 이중규제 문제에서 ▲웹보드 게임 규제 ▲온라인게임결제 한도 등이 있다.
주무부처는 문화체육관광부이지만 여성가족부와의 규제 개혁 합의는 사실상 힘들어 보인다.
규제개혁은 지지부진하지만 새로운 규제가 가능한 논의는 커지고 있다. 바로 WHO의 게임장애 질병화 등재 추진 논란과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그것.
확률형 아이템은 자율규제 확대 시행을 하고 있지만 이용자들의 불만이나 규제 미이행에 대해 무력하다는 점에서 실효성에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WHO의 게임 질병화 등재는 국내만의 대처가 힘들고 상황으로 자칫 시장 자체를 고사시킬 우려도 제기된다. 여기에 이 등재에 한국이 영향력을 주고 있다는 보도도 나와 있는 상황이다.
명확하지 않은 근거를 바탕으로 시행했던 강제적 셧다운제와 같은 사례가 다시 게임시장 전체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게임에 대한 상반된 관점이 대립하는 가운데 서로 다른 입장만 되풀이하기보다는 공통된 보다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한 토론과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제는 도박과 게임에 대한 경계를 짓고 법적으로 구분할 필요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 =지난 2월 말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따라 주간 최대 52시간 근로제가 도입됐다. 적용시기는 7월 1일부터 300인 이상 사업체에 적용된다. 50인~300인 미만은 2020년 1월1일부터, 5인~50인 미만은 2021년 7월 1일부터다.
국내에서는 300인 이상 사업체인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NHN엔터테인먼트, 웹젠 등은 ▲선택적 근로시간제 ▲자율출근제 등을 시행하며 적응에 들어갔다.
하지만 자본력이나 규모가 작은 업체들은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며 “대응책을 찾는 한편 규모가 작은 업체들을 위한 정부의 탄력적인 운영도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게임은 우선 24시간 서버가 돌아가야 하고, 이를 해킹·서버다운 등 긴급상황에 대처해야 한다는 점 ▲게임의 출시나 대규모 업데이트 적용시 개발기간은 각 기업별·규모별로 다르다는 점을 지적한다. 또 중국의 저임금과 대규모 인력과 경쟁하기 위한 중소업체들은 일률적인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은 자칫 경쟁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아마도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게임출시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실제 어느 정도 걸릴지 등을 보고 있는 곳이 의외로 많을 것”이라며 “규모가 큰 업체라 하더라도 여기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하고, 작업시스템 변경에 따른 어려움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등 사업 다각화 출구 찾기 = 국내 게임업체들은 다시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특히 4차산업혁명과 게임시장 자체의 경쟁 심화에 따른 변화 요구도 함께 받고 있다.
특히 AI(인공지능)을 비롯해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블록체인·암호화폐(가상통화) 등 다양한 신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엠게임, 한빛소프트, 파티게임즈, 드래곤플라이 등이 있다. 이중 엠게임과 한빛소프트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관련 사업과 VR게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드래곤플라이는 VR과 테마파크 사업을, 파티게임즈는 암호화폐 사업 추진을 밝힌 바 있다.
주요업체인 넷마블, 엔씨소프트, 넥슨도 AI(인공지능) 도입을 통한 변화를 이미 시작하고 있다.
넷마블은 AI·VR·AR 관련사업, 블록체인 사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엔씨소프트도 AI와 같은 원천기술 확보를 통해 IT 기술 전반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넥슨은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게임의 재미 찾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외 상당수업체들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와 관련 게임 내 적용을 시행 또는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게임위의 암호화폐에 대한 등급재분류 대상 결정으로 인한 영향이 어떤 식으로 미칠지 주목받고 있다.
◆인수합병 바람은 지속 = 국내 게임시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인수바람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넥슨 넷마블 블루홀 등 규모와 자본이 있는 업체들을 중심으로 개발력과 IP 확보 차원에서 인수가 진행되고 있다.
블루홀은 지난 3월 레드사하라 스튜디오 인수를 마무리했으며 모바일게임 개발사 딜루젼스튜디오를 인수했다. 넥슨은 4월 게임개발사 엔진스튜디오 인수에 이어 5월말 코스닥상장사인 넷게임즈 인수했다. 넷마블의 북미 자회사인 잼시티도 4월 모바일게임 개발사 브레인즈를 인수했다.
또 중견업체 게임펍은 캐주얼 게임 전문 개발사 제퍼스튜디오를 인수했으며 디스플레이장비업체 리드는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모바일게임 개발사 아이피넛게임즈를 최근 인수하기도 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등도 경쟁력 확보차원에서 투자 및 인수를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NSP통신/NSP TV 이복현 기자, bhlee201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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