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NSP통신) 강신윤 기자 = 포항시 전 공무원들이 지난 2.11 지진피해 조사 등 현장실사에 투입된 가운데 포항시의회가 임시회 기간 중 업무 피로도가 높은 시정질문 등을 예정하고 있어 공무원들의 이중고(二重苦)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포항시는 지난 2월11일 발생한 규모 4.6 지진 피해 접수를 마감하고 지난 1일부터 현장실사에 들어가 접수된 4만5932건 주택 등의 피해에 대해 다음 달 말까지 현장실사를 마칠 예정이다.
지진관련 업무가 집중된 이 시기에 포항시의회는 5일~9일까지 5일간 제247회 임시회를 개최하고, 시정질문과 5분자유발언, 상위임 간담회를 예정했다.
그러나 이번 임시회에 채택된 시정질문과 상임위 보고 등은 그동안 논의가 계속 돼 왔던 사항들이 주(主)를 이뤄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는 공무원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 집행부의 짐을 덜어주는 지진피해 현장 의정활동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통상 시정질문 답변서 작성은 2~3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며, 의회가 열리면 의원의 질문과 보충질문 답변 등으로 시장과 간부공무원, 해당부서장 등은 의회 기간 중 다른 업무 추진이 불가능할 정도로 많은 시간을 의회에서 보내야 한다.
포항시의회는 지난해 11.15 포항지진 발생이후 '불필요한 의정활동을 자제하고 지진피해 복구를 적극 돕겠다'고 공언해 왔던데 견주어 지진과 관련된 과도한 업무가 집중된 상황에 이번 임시회의 시정질문 등은 집행부의 고충을 더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이와 함께 시민의식 개선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다.
지진피해 현장실사 과정에서 일부 주민들의 비협조로 문전박대는 물론 피해주택에 방문한 공무원 2명이 개에 물리는 사고까지 발생하는 등 현장실사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저녁에 왜 실사를 왔느냐', '휴일인데 왜 왔느냐', '집에서 쉬고 있는데 왜 찾아 왔느냐'며 현장실사방문을 거부하는가 하면 밤에 찾아왔다는 이유로 욕을 하는 등으로 조사 공무원들의 트라우마도 지진피해 주민만큼 심각하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2일 대해로 인근 주택에서 지진피해 조사 중이던 김 모 주무관과 상대동 김 모 주무관(여)이 주인이 있는 상황에서 개에게 물리는 피해가 발생해 1주일 이상 통원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공무원들의 지진업무 피로도를 입증하고 있다.
또 지난 2일 현장실사에 참여한 한 공무원의 글이 SNS에 올라오면서 포항시 2천여 공무원들의 현재 상황을 자세히 대변했다.
이 공무원은 “밤에 지진피해 조사 갔더니 문전박대 당하고 욕을 얻어먹어야 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왜 밤에 조사를 해야만 하는 지 묻고 싶다. 나라면 따뜻한 차라도 대접하고 싶다. 참으로 한심스러운 세상이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고생이 많다. 너나없이 피해신고를 해 대니 안 갈수도 없고 스트레스 받지 않기를 바란다. 노고에 감사드린다. 그 맘 잘 알지오. 박수를 보낸다,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등 격려의 댓글로 응원했다.
시민 A씨(흥해읍)는 “지진 피해복구를 위해 53만 포항시민과 2천여 공무원들이 전력을 다하고 있는 현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불필요한데 힘 빼지 말고 현장을 찾아 공무원들의 현장실사를 도우는 것이 진정 시민을 위한 의정활동”이라고 말했다.
시민 B씨(흥해읍)도 “일부 주민들의 극성스러운 공무원 불신이 피해 조사를 어렵게 하고 있다”면서 “정확한 조사를 위해 피해주민들도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사를 방해하는 피해 주민들의 행태는 실사에 적극 대응하는 주민들까지 피해를 줄까 우려스럽다”며 “공무원들도 포항시민이기에 적극적인 협조만이 빠른 시일 내 지진도시에서 벗어 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NSP통신/NSP TV 강신윤 기자, nspdg@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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