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NSP통신) 염공료 기자 = 제주도에 붉은 동백이 피기 시작했다. 제주도를 여행하면서 한번쯤 와보고 싶었던 제주4.3평화공원이다.
30년 전 김석범 소설 ‘화산도’을 읽으면서 제주 4.3사건을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그 후 제주를 여행하면서 제주의 슬픈 역사보다는 아름다운 경치에 빠져들었다.
아름다운 경치 사이 자그마하게 ‘4.3사건의 현장’이라는 푯말을 보기도 하였다. 우리나라 역사가 슬픔과 고통을 겪고 이루어지지 않은 곳이 없지만 특히 제주도의 4.3사건은 6.25이라 가장 큰 희생자를 내었던 사건이다.
제주도를 여행하면서 그 역사에 대하여 자세히 알고 싶었던지라 이번 여행에서는 제주4.3평화공원을 찾았다. 4.3평화 기념관은 역사를 담은 그릇을 차용 하여 건립되었다. 전시관은 4.3역사를 담은 상설전시실과 특별전시실, 기획전실, 개가자료실, 영상실로 이루어졌다.
전시내용을 보기 전 4.3사건에 대한 영상을 먼저 보는 것이 좋다는 안내에 따라 영상실로 들어갔다. 약 15분가량 상영되는 영상은 간략하지만 제주 4.3사건의 전말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영상을 보고 전시관을 돌아보니 더 쉽게 이해하면서 관람할 수 있었다.
역사의 동굴을 지나 흔들리는 섬, 바람 타는 섬, 불타는 섬, 흐르는 섬, 새로운 시작의 전시 순으로 관람하게 된다. 어두침침한 역사의 동굴을 지나 처음으로 누워있는 백석을 만나게 된다. 4.3사건의 진정한 해결이 이루어지는 날 비문을 새겨 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제주 4.3사건의 도화선이 된 관덕정 앞의 3.1사건을 시작으로 전시가 시작된다. 일제로부터 해방되었다는 기쁨도 잠시 다시 미군정의 지배를 받으면서 역사의 혼란을 겪게 된다. 3.1사건의 진상규명을 원하는 주민들과 미군정의 대치로 대학살의 시발점이 되었던 역사가 기록되어 있다.
제주도민의 학살의 현장을 재현한 다랑쉬 동굴 특별전시관을 돌아보았다. 토벌대를 피해 생활 하던 주민들이 질식사한 현장을 사실감 있게 재현해 놓았다.
토벌대에 의해 마을이 파괴되고 학살 되어진 양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다시 마을을 일으켜 세우고 살아야 하는 남은 사람들의 고통은 더욱 심했다. 이런 아픔들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전시내용은 한동안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전시관을 나와 위령탑과 각명비가 있는 곳으로 올라갔다. 위령탑 뒤로는 추모승화광장과 위패봉안소가 있다. 그 우측으로는 위패봉안관과 행불인식표석이 세워져 있다.
위령탑을 빙둘러 14,231명의 4.3사건 희장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각명비가 세워져 있다. 위령탑을 돌아 내려 오는 길옆에 작은 동백나무에 붉은 동백이 피어 있었다. 평소에 예쁘고 멋지게만 보였던 동백이 아련하게 보였다.
역사를 바로 안다는 것은 앞으로 똑 같은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다. 밝은 미래와 깨끗한 역사를 만들기 위함도 있다. 우리나라 역사가 그렇듯 고난과 고통, 아픔을 겪지 않은 곳이 없다. 아름다운 제주를 여행하면서 한번쯤 가보아야 하는 곳이 4.3평화공원이 아닌가 생각된다.
제주4.3기념관 개관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휴관일은 매월 첫째, 셋째 월요일이다. 관람료는 무료다.
NSP통신/NSP TV 염공료 기자, ygr632@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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