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P통신 고정곤 기자] 이계안 전 국회의원은 요즘 서울 시내 곳곳을 두 발로 밟고 다닌다.
일찍이 이 전의원이 해보지 못했던 길밟기를 하며 예전에는 볼 수 없던 사람들도 만나고 새삼 스쳐 지났던 풍견 이면에 숨어있는 진실의 한 단면을 볼 수 있기 때문.
또한 당장 해결 방안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문제해결의 첫 걸음이 될 것이라는 마음 때문이기도 하다.
이 전의원은 “서울을 걷다 보면 두 가지가 우선 눈에 띈다”며 “우선 집 앞과 골목이 깨끗해 졌는데 이는 정부가 어려워진 경기를 되살려보고자 2조원에 가까운 재정을 들여 벌이고 있는 ‘희망근로사업’ 덕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의원은 이어 “두번째는 도무지 제대로 길을 걸을 수가 없다는 것”이라며 “시도 때도 없는 보도블럭 교체 공사, 버스전용차로 공사, 공원에 나무 새로 심기 등 마치 밀린 숙제하듯 서울시내 온갖 공사가 동시다발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의원은 이러한 상황을 보면서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떠오른다고 전했다.
이 전의원은 “대학을 졸업한 후 말단 사원으로 입사해 현대자동차 사장이 되기까지, 이 전의원에게 가장 많은 가르침을 주신 분이 바로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라며 “정 명예회장님 말씀 중 특히 생각나는 것이 ‘네 돈이면 이렇게 하겠어?’라는 말”이라고 말했다.
이 전의원은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이 말은 이 전의원이 국회의원 시절 일을 할 때마다 떠올리며 의사결정 할 때 항상 마음에 담아둔 말”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집 앞과 골목길을 깨끗이 하는 것은 참 좋은 일이지만, 그러나 막대한 국공채를 발행해 마련한 돈을 매년 멀쩡한 보도블럭 갈아엎어 버리는데 쓸 것이 아니라, 좀 더 생산적인 일에 써야하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이 전의원은 던진다.
이 전의원은 “이를테면 인도의 반을 가로막는 가로수를 정리하던지, 아니면 지하철에서 노년을 보내고 계시는 우리 어르신들에게 희망근로보다 좀 더 나은 사회적 일자리를 만들던지, 이 돈의 주인이 나라면 꼭 필요한 곳에 돈을 쓸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이 전의원은 “‘네 돈이면’이란 말은 주인의식에 대한 의견”이라며 “내가 주인이라면 그렇게 했을까란 질문을 가슴에 새기면서 행동하는 것이 행동방침”이라고 말했다.
DIP통신 고정곤 기자, kjk1052@dip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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