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NSP통신) 염공료 기자 = 경상도 고성은 1년에 몇 번씩 다녀오면서 상족암을 가본지는 딱 한번이었다.
시댁 근처에서 공룡엑스포가 열렸어도 가본적도 딱 한번이다. 고성을 간다는 것은 여행이라기보다 명절이나 집안 행사 차 가야 하기 때문에 주위를 돌아본다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시어른들이 돌아가시고 고향친구들 모임을 핑계로 이제 고향을 찾아도 여유 있게 됐다. 상족암을 다시 찾은 것은 정확하지 않은 기억으로 20년이 넘은 듯하다. 그때의 기억을 더듬어 주차할 곳은 찾았지만 예전의 그곳이 아니라 한참을 헤맸다.
동네 어르신께 물어보니 백악기공룡테마파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야 한다고 했다. 뜨거운 여름햇살이 겁이 나긴 했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포기 할 수 없었다.
해수욕장을 지나 우드데크로 만들어 놓은 길을 들어서니 걷는 데 크게 무리가 되지 않았다. 간간히 나무그늘이 드리워져 더위도 식힐 수 있었다.
새발자국이나 공룡발자국이 있는 곳에는 표지판에 설명이 잘 되어 있어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약 1억 년 전 커다란 호수 주변에서 쌓은 퇴적암층이 나타났다. 제전마을에서 실바위까지 해안선을 따라 약 6km에 걸쳐 수많은 공룡발자국이 발견 되었다고 하니 그 거리가 꽤나 길다.
공룡발자국 산적지, 보행렬이 긴 용각류 공룡발자국, 진흙 퇴적증에서 잘 나타나는 건열, 초식공룡인 용각류 발자국 등을 살펴보며 촛대바위까지 오면 건너편에 멋지게 펼쳐진 주상절리 병풍바위가 보인다.
고성군 하이면 월흥리에 있는 항구에서 병풍바위까지 산책로가 있는데 거리는 얼마 되지 않는다. 병풍바위 위에는 바다 쪽으로 쭉 뻗은 전망대가 있다. 이곳에 올라 보면 상족암군립공원과 상족암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촛대바위를 지나 기암절벽을 따라 걷다보니 20년 전 주차를 했던 주차장이 보였다. 지금은 경상남도 청소년수련원이 들어서고 고성공룡박물관을 통하여 들어오게 돼 있었다.
몽돌해수욕장을 돌아가면 왼쪽 끝에 있는 것이 상족암이다. 상족암으로 가는 길은 나무가 멋지게 터널을 만들어 주기도 하고 기암절벽에 아슬아슬하게 뿌리를 내리기도 했다. 칡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꽃향기가 바람을 타고 후각을 자극하면 걸으면서 힘들었던 것을 잊게 한다.
오래전에는 바닷물이 빠지면 상족암 반대편으로도 들어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낙석위험 때문에 작은 고개를 넘어 내려와야 상족암으로 들어 갈 수 있다.
멀리서 보면 상의 다리처럼 생겼다하여 상족암이라 부른다. 상다리같이 생긴 굴속으로 들어가면 층층이 쌓여진 기암석-수암석 덩어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선녀들이 석직기(石織機)를 차려 옥황상제의 옷을 짰다는 전설이 있는 굴이 있다. 안쪽에서 바라다보는 바다는 맑은 날이면 멀리 사량도까지 보이는 멋진 풍경이다. 동굴 안쪽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은 무더운 여름 땀을 식혀주기에 충분했다.
상족암의 멋진 모습에 빠져 돌다보면 공룡발자국 살펴보는 것을 잊을 수 있다. 상족암 옆으로 넓게 펼쳐진 바위를 살펴보면 움푹 패여 물이 고여 있는 곳이 있다.
이것이 바로 공룡발자국이다. 남편의 고향에도 공룡발자국이 있다. 어렸을 때 이것이 공룡발자국인지도 모르고 물고기를 잡아다 넣고 놀았다고 한다. 지금은 함부로 들어갈 수 없게 만들어 놓았으니 위에서 바라만 본다. 짧은 세월에 많은 것이 변했는데 상족암과 공룡발자국이 몇 억년을 그대로 있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
NSP통신/NSP TV 염공료 기자, ygr632@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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