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NSP통신) 염공료 프리랜서기자 = 지난해 여름 이곳에 왔을 때는 가뭄이 몹시 심하여 강물이 반이 줄어 도담삼봉의 모습이 거의 다 드러날 지경이었다.
게다가 어디에선가 공사를 하는지 물은 뿌옇게 흙탕물이 흘러 볼품이 없었다. 다시 단양을 찾은 것은 갑자기 눈이 많이 내려 하얀 슈가파운더를 솔솔 뿌려 놓은듯한 느낌이 드는 날이었다.
요즘 뜨고 있는 육룡이라 나르샤에서 삼봉(三峯:정도전의호)이 단양으로 내려왔다는 말이 나온다. 삼봉이 반했다던 이 바위에 대한 전설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에서 대중적으로 알려진 이야기는 가운데는 남편봉, 왼쪽은 처봉 오른쪽은 후처봉으로 후처가 임신을 하자 본처봉이 남편봉을 등지고 앉은 형상이라고 한다. 그것은 아마도 삼봉 정도전이 본처의 태생이 아닌 후처 태생에 관련하여 나온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강추위가 오면 남한강이 얼어 도담삼봉까지 걸어들어 갈 수 있지만 이날은 강이 살짝 얼어 오히려 반영이 더 아름다운 날이었다.
하얀 눈이 쌓여 있는 모습을 보면 어른들은 떡가루 같다하고 젊은 사람은 슈가파우더 같다고 한다.
나뭇가지에 쌓인 눈도 생크림을 올려 놓은듯하다고 표현한다. 세대별 차이가 또 느껴지는 순간이다. 주차장에서 왼쪽 산으로 오르면 무지개다리 같은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커다란 석문으로 있다.
석문을 통해 보는 남한강과 마을의 풍경은 자연이 그려낸 그림이다. 땀을 흘리고 숨을 헐떡이며 찾아가 만나는 풍경이 또한 멋지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석문까지 가지 못해 아쉬움도 남는다.
도담삼봉의 아름다운 설경을 보고 사인암으로 향 하였다. 도담삼봉에서 사인암까지의 거리는 10km 남짓하지만 꼬불거리는 길을 달려야 하니 가깝다고 할 수는 없다.
서울 도착시작이 늦지는 않을까 내심 걱정하면서 사인암에 도착하니 하늘을 향해 치솟은 기이한 바위는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바위와 바위사이에 삼성당이 있는데 이곳에 오르면 아늑함 마저 느낀다. 그리 높아 보이지는 않지만 깍아 지른 듯한 계단으로 되어 있어 만만치 않다. 삼성당에 올라 사인암의 뒤편을 보면 옛말 그대로 떡시루를 쌓아 놓은 듯한 느낌이다. 바위가 조각조각 갈라졌지만 빈틈없이 잘 짜 맞추어져 있는 모습이 참으로 신기하다.
사인암을 앞에서 보는 모습도 멋지지만 뒤에 숨겨진 모습도 보아야 제대로 보았다 할 수 있다. 이곳에는 청년암이라는 사찰이 있는데 주위가 모두 기이한 돌들로 둘러 쌓여있어 풍경이 좋다. 또한 은행나무로 만든 아름다운 불상이 봉안되어 있는데 이는 충청북도 유형문화재이다.
그동안 사인암에 빠져 아름다운 불상을 간과했었는데 이번에 자세히 살펴보니 그 아름다움이 매끄럽고 건장하고 단단해 보인다.
사인암(舍人巖)이라는 이름은 고려후기 유학자인 역동(易東) 우탁(禹倬)이 지냈던 사인(舍人)이라는 벼슬에서 유래 되었다고 한다. 성리학과 역학에 몰두하고 통달했던 그 분을 기리기 위해 조선 성종 때 단양군수로 지냈던 임채광이 이를 기리기 위해 사인암(舍人巖)라 했다고한다.
이곳은 사계절 모두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내는데 이날도 하얀 설경을 기대했다. 그런데 날이 따뜻하기도 했지만 사인암은 유난히 볕이 잘 들고 따뜻해서 벌써 눈이 다 녹아버렸다. 일행 중에 한사람이 가을에 사인암을 다녀갔는데 바위 사이에 단풍든 모습이 참으로 멋지다며 가을이 제격이라고 한다.
그러니 가을에 다시 와야 할 것 같다. 기대만큼 아름다운 모습을 보지는 못했지만 시원스럽게 하늘로 치솟은 바위를 보니 아쉬움이 조금은 사라졌다.
사인암 아래 강가로 내려가면 바둑판과 장기판이 바위에 새겨져 있고 입구에는 역동(易東) 우탁(禹倬)의 탄로가(嘆老歌)가 새겨져 있다. 이곳에서 장기와 바둑을 두고 앉아 있는 옛 선인들의 모습을 상상해 보니 신선이 따로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여름이면 사인암아래 강가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으며 흔들다리를 건너 사암1길을 걸으며 주위 풍경을 감상할 수도 있다.
NSP통신/NSP TV 염공료 프리랜서기자, ygr632@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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