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박유니 기자 = LG가 충청북도와 함께 지난 2월초 문을 연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충북혁신센터’)가 제조 경쟁력 향상을 위한 스마트팩토리 구축 지원을 비롯해 국내 단일기관 최대인 5만 4천여건의 특허 개방 등 중소 벤처기업을 위한 맞춤형 지원을 통해 제조업 비율이 높은 충북지역 제조업 혁신 조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13년 창업한 지앤윈은 지난해 3월 1번 코팅만으로도 3번 코팅한 효과를 낼 수 있는 단열 코팅액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하지만 사업화를 위한 생산라인이 없어 고민이었던 이 회사는 충북혁신센터의 도움으로 착공 4개월만인 지난 8월말 충북 옥천에 공장을 세웠다.
충북혁신센터는 중소 벤처기업의 제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설치한 ‘생산기술 서포트존’을 통해 지앤윈의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지원했다.
스마트팩토리란 IT 기술을 활용한 공정 개선작업을 통해 생산성과 품질을 높여주는 시스템이다.
이 과정에서 LG생산기술원 전문가들은 제조 설비의 설계, 구축, 운영 등 제품 생산의 모든 과정에 대해 기술 지원을 했다.
특히 LG디스플레이의 패널용 유리가공 공정 기술력과 경험을 제공해 지앤윈 연구원들이 높은 품질의 제품을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이를 바탕으로 지앤윈은 최근 중국, 캄보디아 등에서 플랜트 건설에 필요한 단열재 코팅액 각각 100억원 규모, 총 200억원의 수출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으며, 향후 다른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해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세일하이텍(충북 오창)은 한국형 ‘3M’을 추구하는 회사. 이 회사는 국내 최고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으나, 신기술 개발의 어려움으로 인해 최근 3년간 매출이 정체돼 이를 극복할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지난 2월 LG와 충북도가 운영하는 충북혁신센터의 특허 개방 정책에 따라 LG화학이 점착제 조성물 및 충전용 스웰링 테이프에 관한 특허 실시권을 무상 제공하면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LG화학의 스웰링 테이프 관련 특허와 세일하이텍의 필름 제조기술을 융합하여 기존 제품보다 성능이 더욱 향상된 2차전지 적용소재인 ‘스웰링 테이프’(Swelling; 팽창)를 생산하는 제조 공정 특허를 신규 출원하게 되었으며 국내 출원 완료하였고, 미국, 중국 2개국에 해외 특허 출원을 추진하고 있다.
스웰링 테이프는 원통형 2차전지를 전극 조립체로 감싸서 외부충격으로부터 진동을 최소화하는 핵심소재이다.
이미 LG화학은 스웰링 테이프 기술을 적용한 전동 공구용 2차 전지를 출시했으며 타 2차 전지 제품과 노트북, 휴대폰 등 전자제품의 보호필름 등으로 다양하게 확장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 LG전자 생산기술원의 도움으로 생산 수율도 크게 향상됐다. 7명의 생산기술원 엔지니어가 투입되어 생산성과 품질 향상을 위해 매달린 결과 73%에 불과했던 필름 제조(필름 제막공정, 접착 코팅공정, 이형 박리공정, 백코팅 공정) 수율이 90%까지 상승했으며, 앞으로 98%까지 향상시킬 계획이다.
이는 대기업이 개방한 기술 특허와 중소기업의 생산 기술이 결합된 상생협력의 결과로 LG화학은 2차전지의 성능을 더욱 향상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되며, 세일하이텍은 이를 통해 추가 신규 매출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박광민 세일하이텍 대표는 “우리의 생산방식에 LG의 특허를 더해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고 생산성도 혁신할 수 있었다”며 “신사업 진출로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LG는 유망 중소 벤처기업의 제조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LG생산기술원의 장비와 기술 노하우를 지원하기 위해 ‘생산기술 서포트존’을 충북혁신센터에 설치했다.
중소 벤처기업의 제조업 비율이 40% 이상인 충북으로선 생산기술 혁신을 통한 기업 경쟁력 강화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충북혁신센터는 약 30명의 LG생산기술원 전문 인력을 투입해 약 30곳의 중소·벤처기업의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위한 지원을 해왔으며, 이를 통해 이들 기업의 생산성을 평균 20% 이상 높이는데 기여했다.
또 중소 벤처기업이 선뜻 구입하기 어려운 수천 만원에서 수억 원대 가격의 장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플라스틱, 금속 등의 재료를 이용해 시제품 제작 및 제품 테스트 작업을 할 수 있는 3D 프린터, 금형 표면을 빠르고 정밀하게 깎아주는 고속 가공기 등 고가의 장비들이 포함된다.
생활용 방습제 제조회사인 ‘데시존’은 생산기술 서포트존의 도움으로 방습 겸용 구두 틀(슈트리)의 신제품 개발에 시간과 비용을 크게 아낄 수 있었다.
LG전자 생산기술원이 보유하고 있는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실제 제품을 제작하지 않고도 하중과 탄력성, 내열성 등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미리 예측하고,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드는 수 차례의 금형 대신 3D 프린터를 통해 시제품을 만들어 테스트해 한번의 최종 금형 작업만으로 개발을 마쳤기 때문이다.
김윤수 데시존 대표는 “비용뿐만 아니라 한 달이 넘게 걸리던 시제품 제작 기간도 사흘로 줄었다”며 “LG의 지원을 통해 신제품 출시 및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
또 LG는 유망 중소 벤처기업에게 LG 보유 특허 5만2천여건, 16개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특허 1천6백여건 등 총 5만 4천여건의 특허를 개방하고 통합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특허 중심의 상생협력을 통한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이는 LG 계열사와 정부출연 연구기관을 통해 형성되는 지식재산을 중소∙벤처기업과 창업에 활용되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제조 기술력이나 설비는 있지만 특허 부담으로 인해 신제품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벤처기업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개방하는 특허는 충북 지역의 특화산업 분야인 뷰티, 바이오, 에너지는 물론 전자, 화학, 통신 분야까지를 포함하며 특히 LG는 단일 기관이 무료 개방하는 특허 규모 가운데 최대인 5천 2백여건의 특허를 중소∙벤처기업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 총 50여 중소·벤처기업에 약 200건의 특허를 유무상으로 제공했으며, 이 중 60건에 대해 특허 사업화 관련 지원이 진행중이다.
이와 관련 충북혁신센터는 지난 5월 ‘특허 사업화 전국 공모전’을 실시해 10건의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아이디어를 선정했으며, 현재 시제품 제작과 이를 위한 기술 및 마케팅 지원, 그리고 자체 보유 기술의 특허 권리화 자금 지원 등 사업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충북혁신센터는 뷰티, 바이오, 에너지 등 충북지역 특화 산업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유망 중소·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1,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운영중이다.
바이오 벤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조성한 100억원 규모의 ‘창조경제 바이오 펀드’와 충북 특화산업 육성을 위한 300억원 규모 ‘창조경제 혁신펀드’ 등 총 400억원의 투자 펀드를 조성해 현재까지 유망 바이오 벤처기업 2곳에 20억원의 투자를 집행했다.
또 150억 규모의 ‘창조금융펀드’와 450억원의 ‘동반성장펀드’ 그리고 500억원의 ‘혁신기업펀드’ 등 총 1,100억원 규모의 대출 전용 펀드를 조성해 충북 내 뷰티, 바이오, 에너지 기업은 물론 LG 협력사들에게도 사업자금을 지원해 주고 있다.
이 펀드를 통해 의료용기구 제조회사인 ‘한림의료기’와 안과 수술용 광학기를 생산하는 ‘알이티’ 등 40여 기업이 160여억원의 대출 지원을 받았다.
NSP통신/NSP TV 박유니 기자, ynpark@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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