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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볼까

도심 속 가을을 짓는 길상사의 풍경

NSP통신, 염공료 프리랜서기자, 2015-10-18 00:08 KRD3
#길상사 #법정스님 #길상사의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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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NSP통신) 염공료 프리랜서기자 = 길상사는 한여름 뜨거운 볕을 받으며 꽃무릇이 예쁘게 핀다하여 와 보고 싶었지만 끝내는 와보지 못했던 곳이다.

나의 종교는 가톨릭이다. 그럼에도 난 법정스님을 존경하고 그의 글을 좋아한다. 내부순환도로를 타고 북악산의 꼬불꼬불한 길을 넘어 길상사에 도착했다.

길상사는 1955년부터 대원각이라는 한식당으로 운영되었다. 길상화보살(본명 김영한)은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읽고 감명 받아 법정스님에게 청하여 1997년이 창건하게 되었다.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은 것이 아니라 필요하지 않은 것을 갖지 않은 것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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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을 갖고 있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곳이다. 잠시 마음의 무거운 짐도 내려 놓을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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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 무더위가 물러가고 어느덧 사람들의 옷차림이 두터워 진다. 나뭇잎들도 알록달록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어지럽고 시끄러운 길을 따라 찾아온 길상사에서는 끝임 없는 불경 소리가 울려 퍼진다. 각자의 소망을 담아 부처님께 절을 올리는 모습이 간절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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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0평이 넓은 대지의 곳곳에 오래전 대원각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다. 신앙을 떠나 도심 속 휴식공간으로 충분 넉넉함이 보인다.

기와지붕 아래 작은 툇마루에 앉아 풍류를 읊었을 당시의 모습이 상상되어지는 공간이 이제는 도량의 터가 되었다.

1916년 민족사의 암흑기에 태어나 16세에 진향(眞香)이라는 이름으로 기생에 입문한 김영한은 1955년 이곳에 대원각을 세웠다.

그는 1953년 중앙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선가 하규일 선생 약전을 저술하는 등 학문에 정진하였다. 법정스님의 무소유는 1973년 첫수필집 영혼의 모습에 수록된 수필이다.

난을 키우면서 느꼈던 자신의 삶에서 깨달은 무소유를 수록한 글은 많은 사람들에게 깨달음은 주었다. 그 깨달음을 길상화보살(본명 김영한)은 실천에 옮겼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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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전 왼쪽 길을 따라 오르면 작은 계곡과 우거진 숲길이 나온다. 숲속에는 스님들이 거처가 있고 그 길을 따라 끝까지 올라가 보면 법정스님의 저서와 유품이 전시된 진영각이 나온다.

진영각 옆에 답장 옆에는 법정스님을 모신 작고 소박한 부도가 놓여있다. 진영각 옆에 놓여 있는 나무의자는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간 스님의 모습이 보인다.

툇마루에 앉아 마당에 핀 작은 꽃들과 마주하며 내가 얼마나 많은 것들을 소유하고 살아가는가 생각한다. 욕심 많은 나의 모습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멋진 가을풍경을 담은 길상사의 모습은 아름답게 생을 마감한 법정스님과 길상화보살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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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어릴 때는 가족이 함께 하는 여행을 자주했다.

아이들 성장하여 학교와 사회생활을 시작하니 함께 멀리 떠나는 여행이 쉽지 않다. 대신 잠시 시간을 내어 도심 속 휴식공간을 찾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번 길상사의 나들이는 회사일로 바쁜 남편이 오랜만에 쉬는 날 함께했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가까운 곳에서 마음의 평정을 찾고 휴식 할 수 있는 곳이 있어 좋다. 도심 속에서 곱게 가을을 짓는 길상사를 거닐면 오랜만에 평안함을 느낀다.

NSP통신/NSP TV 염공료 프리랜서기자, ygr632@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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