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NSP통신) 염공료 프리랜서기자 = 보문사가 있는 삼산면은 석모도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진 곳이다.
석모도의 산은 먼 바다에서 바라보면 빨간 저고리를 입고 서있는 산삼(山參)이 보인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산에 산삼(山參)이 있다하여 ‘삼산(參山)이라 하기도 하고 큰 산(山)이 세 개 있다하여 삼산면(三山面)이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삼산면은 친정어머니의 고향이라 어렸을 때 친정어머니를 따라 몇 번 다녔던 기억이 난다. 통통거리는 똑딱 배로 바다를 건너 섬 근처에서 거룻배를 타고 들어 가야 했다.
선착장이 제대로 돼 있지 않아 커다란 배 뒤에 달고 다니는 거룻배를 탔는데 지금은 볼 수 없다. 커다란 배 뒤에 작은 배를 달고 가는 모습은 마치 어미 닭이 병아리를 데리고 다니는 것 같은 모습이다. 지금은 자동차를 싣을 수 있는 배가 있어 10분이면 도착하게 되는 삼산면(석모도) 낙가산에 자리한 보문사를 다녀왔다.
보문사입구 주차장에서 낙가산을 올려다 보면 눈썹바위의 모습이 아스라이 보인다. 이른 아침 소나무 숲길을 걸어 올라오면 몰아 쉬는 숨 사이로 소나무 향이 그윽하게 들어온다.
보문사는 653년(선덕여왕 4) 4월에 한 어부가 바다에서 22개의 건진 사람모양의 돌을 낙가산으로 옮겼는데 석굴부근에 이르렀을 때 돌이 갑자기 무거워졌다고 한다.
더 이상 옮기지 못하게 되니 이곳이 영장(靈場)이라 여겨 석굴에 단(㣶)을 모아 모시게 된 것이 시초라 한다. 보문사에는 석굴, 석굴 앞의 향나무, 300명의 음식을 만들었다는 맷돌, 편안한 모습으로 누워있는 와불, 1928년 제작되었다는 눈썹바위의 석불좌상이 유명한 곳이다.
삼산면에 나의 외갓집이 있었지만 보문사에 다녀간 것은 손에 꼽을 정도다. 추운 겨울 아이가 어렸을 때 와보고 15년 만에 다시 남편과 함께 찾은 보문사는 여전히 조용하고 아늑하다.
보문사 경내로 들어가기 전 왼쪽에는 500나한을 모신 곳이 있고 그 옆에 누워계신 부처님을 모신 와불전이 있다. 이른 아침에 도착하니 문이 열려 있지 않아 눈썹바위까지 올라갔다 와서 와불전을 들어갔다.
석가모니 부처님을 자연석 그대로 조각을 했으며 전체 신장이 10m가 넘는다. 전각 안으로 들어가면 와불 뒤쪽을 돌아 볼 수 있게 돼 있다. 손을 괴고 누운 편안한 얼굴표정, 흘러내리는 옷자락 하나까지 섬세하게 표현돼 있다. 와불전 밖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안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돼 있다.
와불전 아래에는 바다에서 건진 사람모양의 돌을 모셔놓은 석굴이 있다. 천연동굴안에 마련된 감실은 화려하면서 단아한 느낌을 준다. 들어가는 입구는 무지개모양의 3문을 만들어 놓았다.
석굴앞에는 커다란 바위틈에서 자라난 기이한 향나무가 있는데 밑둥의 둘레만도 지름이 2m가 넘는다.향나무 앞에는 보문사의 승려 300여명의 음식을 만들기 위해 사용했다는 맷돌이 있다. 그 크기를 보면 그 당시 보문사가 얼마나 번창했는지 짐작이 간다.
보문사 대웅보전의 오른쪽으로 돌면 눈썹바위에 새겨진 마애석불좌상(磨崖石佛坐像)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420계단을 올라 와야 하지만 올라오는 동안 내려다 보는 보문사의 전경과 먼바다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눈썹바위 아래쪽에는 마애불 소원지가 있는데 이곳은 작은 병에 소원을 적어 담아 달아 놓는 곳이다. 이곳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올라 마주한 마애석불좌상(磨崖石佛坐像)은 신비롭다. 위에는 지붕처럼 생긴 돌이 앞으로 나와 있어 마치 눈썹이 눈을 감싸고 있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그 아래 새겨진 마애석불좌상(磨崖石佛坐像)은 절로 불심을 일킨다.
5살 때, 머리에 커다란 보따리를 이고 걷는 엄마를 종종걸음으로 따라 왔던 삼산은 보문사 말고도 볼거리가 많다. 갯벌이 많은 서해안은 해수욕장이 몇 곳 없다.
그중에 하나인 민머루 해수욕장이 있는데 이곳은 썰물 때는 갯벌체험을 밀물 때는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민머루 해수욕장으로 내려가지 않고 오른쪽으로 길을 잡아 산길을 넘어가면 작고 조용한 항구 장곳항이 있다. 이곳은 노을이 아름답다. 지금도 먼바다에서 삼산면을 바라보면 산에 산삼(山參)이 보인다는 말이 있는데 아직 보지 못한 나는 어제쯤 볼 수 있을까.
NSP통신/NSP TV 염공료 프리랜서기자, ygr632@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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